여야, 주말 전열정비·패스트트랙 대응책 고심…‘민식이법 무산’ 책임공방
與 “아이들 안전 볼모 삼는 패악질” vs 한국당 “즉각 본회의 열라”

▲ 민생법안 외면은 누구탓?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유치원3법·데이터3법·민식이법’등의 통과가 예상됐던 정기국회 본회의가 자유한국당의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 영향으로 파행을 겪은 29일 더불어민주당(왼쪽)은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자유한국당은 본회의장 안에서 서로를 탓하며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2019.11.29       z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유치원3법·데이터3법·민식이법’등의 통과가 예상됐던 정기국회 본회의가 자유한국당의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 영향으로 파행을 겪은 29일 더불어민주당(왼쪽)은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자유한국당은 본회의장 안에서 서로를 탓하며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정기국회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선언 이튿날인 30일 여야 간 대치는 이어졌다.

여야는 주말인 이날 숨을 고르면서도 앞으로 펼쳐질 ‘패스트트랙 대전’ 전략 마련에 부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이른바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 처리를 막았다고 비판하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검찰개혁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전략에 대한 대외적 명분을 쌓는데 주력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 시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장기전 준비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표단과 중진의원, 국회 상임위원장들을 국회로 긴급소집해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더이상 타협의 시도는 한계에 이르렀다”며 “이제부터 개혁법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강력한 비상행동을 시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한국당은 국회를 마비시키고 국민과 민생을 볼모로 잡고 사익을 추구한 민생테러극을 벌였다”면서 “국민 뜻대로 반드시 민생입법과 선거제도와 검찰개혁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한국당 없이도 패스트트랙 법안을 관철하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참여하는 ‘4+1’ 공조 체제를 복원할 계획이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4+1’ 공조를 강화해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이 오늘 회의의 핵심내용”이라며 “한국당을 빼고 본회의를 소집해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을 의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전날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여당의 허를 찌르는 데 일단 성공했다고 보고, 필리버스터 명분 쌓기에 힘쓰고 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사전에 막았지만, 한편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이 처리가 줄줄이 밀리게 되면서 강한 비난 여론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 모두발언하는 이인영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상임위원장-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11.30     m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상임위원장-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필리버스터 전략으로 최대 1월 초·중순까지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미루는 식의 장기전을 꾀하는 만큼 여론 악화를 사전에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현재 원내 협상의 문을 열어두는 한편, 여권의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강행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어떤 식의 꼼수를 쓸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동시에 필리버스터로 확보한 시간 동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등을 ‘친문(친문재인) 게이트’로 몰아가며 정국 쟁점으로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 긴급의총 후 국회 나서는 나경원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밤 국회를 나서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당은 올해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통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기로 했다.  2019.11.29      z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밤 국회를 나서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당은 올해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통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전날 본회의 개최가 무산되면서 ‘민식이법’ 통과가 불발된 것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계속됐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민생을 볼모로 잡았다’며 공세를 이어갔고, 한국당은 ‘민생법안 우선 처리 요구를 거절한 것은 민주당’이라며 역공을 펼쳤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비난이 빗발치자 선심 쓰듯 선거법 개정을 철회하고 법안 5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수용한다면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을 본회의에 상정시켜 준다고 했다”며 “알리바이 조작을 넘어 아이들 안전 관련 법을 정치적 볼모로 삼는 패악질에 할 말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미 국회의장은 어제 본회의에 선거법을 직권상정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또한 1건을 하든 5건을 하든 필리버스터는 회기 내 계속할 수 있어 (처리를) 안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민식이법’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부모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최소한의 인간성을 상실한 채 거짓말로 일관하는 나 원내대표는 당장 사죄하고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라”고 거듭 비판했다.

반면 나경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어린이 안전법안, 그리고 각종 시급한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그 요구를 차갑게 외면한 쪽이 바로 여당”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당에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즉각 본회의를 열어라”라며 “본회의가 열리는 즉시 우리는 시급한 법안을 우선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전날 민생법안이 처리되지 못한 것은 필리버스터 때문이 아니라 여당과 국회의장의 본회의 개의 거부로 법안 상정이 안 됐기 때문”이라며 “이를 바르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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