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R·TSR의 만남,국제 청소년 오케스트라 콘서트]
TKR·TSR 동해북부선 연결 기원
러 민요·한 아리랑·고려인 난타
사흘만에 하모니 융합 관객 울려
“음악으로 역사·문화 이해한 시간”

▲ 국제 청소년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필하모닉 콘서트홀에서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사장,허인구 G1 강원민방 사장과 내빈,블라디보스톡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블라디보스톡/방병호
▲ 국제 청소년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필하모닉 콘서트홀에서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사장,허인구 G1 강원민방 사장과 내빈,블라디보스톡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블라디보스톡/방병호

[강원도민일보 김진형 기자] 그리웠던 그 가락,러시아에 울려퍼진 아리랑 선율에 마음의 벽이 허물어졌다.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필하모닉홀에서 열린 ‘TKR·TSR의 만남,국제 청소년 오케스트라 콘서트’는 러시아 민요와 한국의 아리랑,고려인 청소년들의 난타까지 한번에 어우러지는 무대였다.부산에서 출발한 기차가 동해북부선을 달려 시베리아까지 가로지를 그 날을 강원도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고려인 청소년들이 관객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기원했다.한국과 러시아의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불과 연습 사흘만에 훌륭하게 융화된 하모니로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국내에서 방송인으로도 활동한 일리야 수원대 객원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공연은 우수리스크 고려인 민족학교 청소년들의 난타로 시작,류드밀라 미하이로브나 프리모리 음악학교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1부 무대를 통해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중 ‘러시아의 춤’,‘백만송이 장미’ 등 러시아 고유의 정서를 가진 음악들을 선보였다.

▲ 우수리스크 고려인 민족학교 학생들이 오프닝 무대로 난타공연을 펼치고 있다.
▲ 우수리스크 고려인 민족학교 학생들이 오프닝 무대로 난타공연을 펼치고 있다.

2부에서는 채윤 춘천시립청소년교향악단 지휘자가 쇼스타코비치 재즈 모음곡 중 ‘왈츠 2번’,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 등을 지휘하며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이어 김옥사나 우수리스크 고려인 민족학교 보컬교사가 오케스트라에 맞춰 ‘봉선화’ 등을 부르며 한민족의 소리를 풀어냈고,고려인 2세 안 알렉세이 유즈노사할린스크 중앙음악학교 청소년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그리운 금강산’을 지휘해 감동을 자아냈다.

마지막곡은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지은 ‘아리랑 환상곡’이 장식했다.일제시대부터의 남북한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담긴 장면들이 LED 화면들이 무대 배경으로 흐르자 곳곳에서 관객들이 눈시울을 붉혔고,공연 후 기립박수와 함께 앙코르를 외치기도 했다.처음에 서먹했던 학생들도 아쉬움 속에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이날 연주한 알렉산드라 미헬(17) 프리모리음악학교 바이올리니스트는 “한국 학생들의 수준이 높아 좋은 경험이 됐다.여러 나라의 학생들을 만나면 공부하는 것이 많아 계속 함께 공연하고 싶다”며 “내년에 북한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소식에 기쁘다.한반도에 통일의 기회를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김정수(13) 춘천시립청소년교향악단 호르니스트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같이 연습하면서 가까워졌다.소리도 좋아지는 것을 느껴서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 1일 국제 청소년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관람하기위해 블라디보스톡 현지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
▲ 1일 국제 청소년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관람하기위해 블라디보스톡 현지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

이날 공연장에는 정규 객석 600석을 훨씬 넘은 800여명의 관객들이 몰려 동북아의 평화를 함께 기원했다.현지 관객 타치아나 씨는 “굉장히 감동적이었다.동북아 평화 분위기가 지속돼 또다시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고,율리아 씨는 “철도를 잇는다는 공연 취지를 듣고 공감했다.아리랑을 처음 들었는데 러시아에서 느껴볼 수 없는 정서를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정성훈 총연출은 “클래식을 통해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이날 허인구 G1강원민방 사장은 블라디미르 페레크레스트 프리모리 음악학교 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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