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확대 발표에 대치 목동 등 명문학군 집값이 몇억씩 오르는 나라,수능보는 날을 중계하듯이 방송하는 나라,‘강남엄마’라는 교육열혈 엄마가 엄마들의 로망으로 존재하는 나라,억대의 대학입시 코디네이터 고용을 비롯 상류층의 교육백태를 보여주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세간의 화제가 되는 나라.대한민국 교육에만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이 모든 현상의 귀결은 ‘좋은 대학 보내기’이다.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가 삶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중 영향력 큰 요소인 만큼 대한민국에서의 대학입시는 언제나 ‘핫’한 사안이다.자식교육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올인하는 한국엄마의 교육열을 비난할수 없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뤄낸 성취들이 우리를 이만큼 끌어올렸다는 사실과 그래서 우리 자녀들 또한 교육이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암묵적 확신이 있어서이다.

수차례 공청회를 거쳐 교육부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정시확대는 없다고 말했던 것을 공정성때문에 정시확대로 가야한다며 뒤집는 대통령을 보면서 리셋증후군을 떠올린다.리셋증후군은 컴퓨터 작동이 원활하지 않을 때 리셋을 누르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처럼 현실에서도 문제가 생기면 리셋에 의존하는 것을 말한다.강준만교수 책 독선사회는 기존질서를 버리는 정치인들의 리셋증후군은 오래 못간다고 말한다.모든 국민을 만족시키는 국정어젠다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정시비중 상향 방침에 따라 교육부가 2022년부터 서울 주요대 정시비중을 40%로 확대한다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논리적으로 모순이 없는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따져보고 내린 결정인지 걱정된다.부주의한 교육변화로 인한 과오는 제도 사이에 낀 해당아이들이 치러야 할 희생의 몫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는지 말이다.

정시확대에 도교육청의 고민이 깊어보인다.2019학년도 도내 수시 합격자 비율이 90.17%에 달할 정도로 강원도는 수시의존도가 컸었다.숙려단행 (熟慮斷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다.대한민국교육은 어떤 전문가도 풀 수 없는 난제로 늘 존재해왔던 까닭이다.

조미현 교육출판국장 mihyunc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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