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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리고 꼬인 세상! 맘 편할 날이 없지요. 질서는 무질서로 대체되고, 평화는 전쟁의 그늘에 묻힙니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지요. 지금 우리가 사는 ‘오늘’입니다. 비비 꼬인 실타래 풀 듯 엉킨 세상을 풀어내야 합니다. 눈뜨니 또 다른 전쟁 소식. 어느 하룻날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습니다. 이런 세상을 자신의 뒤틀린 몸으로 표현하는 식물이 있습니다. 땅에서 솟을 때부터 ‘세상은 이런 모습’이라고 말이죠. 그 표현과 메시지가 어찌나 분명한지 절로 탄성을 자아냅니다. 이름에 자신을 담아낸 계곡의 초록 융단, ‘비비추’입니다.비비추는
칼럼
강병로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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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을 보면서 ‘지역소멸’을 떠올립니다. 합계 출산율 0.72명!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소멸국가! ‘아이의 울음’이 사라진 우리의 현실입니다. 국가 비상사태나 다름없지요.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요. 선거가 막바지인 데도 이 문제는 뒷전입니다. 공멸의 길로 나아갈 뿐이죠. 안도현 시인은 말합니다. ‘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 저런 것들이 인간의 마을에서 시를 쓴다고’ 말이죠. 시인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대놓고 ‘무식한 놈’이라고 질책합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칼럼
강병로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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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횡성군의회 김은숙 의원이 기자에게 전화했다. 오랜만에 통화라 서로의 안부를 묻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지만 결국 이날 김 의원과의 통화의 핵심은 시골에 사는 여성들의 임금 문제였다. 김 의원은 공무원들의 경우 남녀 임금의 차이가 없지만 횡성지역의 농업 현장에서는 똑같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남녀 임금 격차가 크기 때문에 지자체가 나서 임금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 의원은 현재 농업 현장에서 여성들은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서 작업하는데 5만 원을 받고, 남성들은 무거운 농산물을 싣고 나르는데 8만 원을
칼럼
박현철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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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니 아침, 저녁마다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봄비에 더해 꽃비 쏟아지는 날은 더욱 그러하지요. 늦은 밤, 비 내리는 가로등 아래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사랑에 빠진 어느 사내가 탭댄스를 출 것만 같은. 떠오르는 장면이 있나요. 진켈리가 열연한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 그렇습니다. 빗속에서 춤을 추는 배우의 모습은 언제봐도 가슴을 뛰게 합니다. ‘사랑이 이런 걸까’라는 물음이 바보스러울 정도로 사랑에 빠진 모습이 완벽히 그려지지요. 사랑의 감정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장애가 되지 않습니
칼럼
강병로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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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땅을 녹여 생명을 틔우고 참선에 드는 식물. ‘내버려 두세요’라는 꽃말처럼 스스로 세상과 맞서는 당돌함! 불염포(佛焰苞)를 두른 꽃이 부처를 쏙 빼닮아 두 손을 합장케 하는 ‘앉은부채’는 ‘부채’보다 ‘부처’라는 이름이 더 어울립니다. 부채라는 이름은 꽃 진 뒤 돌돌 말린 잎이 ‘부채’ 모양으로 퍼지기 때문이지요. 잔설 속에서 꽃을 피우는 앉은부채는 한국앉은부채, 산부채풀, 삿부채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영문명은 코리언 스컹크 캐비지(Korean skunk cabbage)입니다. 직역하면 ‘냄새나는 양배추’! 실제로 꽃에서는
칼럼
강병로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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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는 영화보기다. 휴일이나 평일 밤 시간을 할애해 위시 리스트에 넣어놨던 영화를 보고, 목록에서 작품을 하나씩 지워가는 것도 재미다. 나처럼 영화감상을 즐기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앱도 있다. 작품에 점수를 매기거나 감상평을 달 수 있고, 내 취향을 바탕으로 작품도 추천해 준다.내가 지금까지 점수를 매긴 작품은 1676개. 가장 많이 준 별점은 3개. 별 3개를 준 것은 작품이 대체로 ‘평이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창작이 범람하는 시대, 별 3개를 받는 것이 과연 쉬울까 싶다. 만점인 별 5개를 준 작품은 32개다. 리테쉬 바트
칼럼
권혜민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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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 영국의 수도 런던의 한 축구장에서 태극기가 휘날렸다. 토트넘의 홈구장에서 손흥민 선수가 리그 13호 골을 터트리는 순간이었다. 축구장 곳곳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6만 관중이 일제히 ‘나이스 원 소니’ 손흥민을 부르고 있었다. 3·1절을 보낸 직후라 휘날리는 태극기가 더욱 짜릿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고 대한민국 선수이자 춘천 출신 손흥민 선수가 너무나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10위권에 한국 선수가 2명이나 포진해 있는데, 모두 춘천 출신이다. 정말 경이적이라 할 수 있다. 손
칼럼
나유경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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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기억의 계절’입니다. 추억을 되살려 또 다른 생(生)을 일구는 탐색의 시간! 씨앗이 움트고 새싹이 돋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지요. 수억 년 되풀이된 환생과 진화의 과정입니다. 봄이 없다면 ‘기억’이 사라진 ‘불임의 시간’만 남을 뿐, 그 어떤 새로움도 기대할 수 없겠지요. ‘기억의 뿌리이자 제왕’인 봄! 이 계절에 ‘나를 생각해 달라’며 온몸으로 지난 ‘기억’을 증명하는 식물이 있습니다. 국내에만 50∼80여 종, 지구상엔 수백 종이 살고 있지요. ‘순진무구한 사랑’, ‘나를 생각해 주오’라는 꽃말을 지닌 제비꽃입니다.흰제비
칼럼
강병로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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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결정, 건강상의 이유와 함께 고민이 많았던 견학의 시작이다. 8박 10일의 스페인 연수는 여러모로 스스로 가져야 할 무게감과 책임감을 동반해야 하는 일정이고 그 결과까지도 온전히 감당해야 할 무거운 마음이 뒤따르는 출발이었다. 난생처음 14시간이라는 장거리 비행의 부담을 안고 도착한 바르셀로나,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세계를 마주하며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 그가 태어나고 자랐던 환경에서 영감을 얻은 자연주의에 기반한 건축 철학이 그대로 나타나 있는 ‘까사 바뜨요’, ‘까사 밀라’, 아직도 시공되고 있는 ‘사그라다
칼럼
용광열
20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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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롭고 불안한 날들의 연속! 의료현장이 무너지며 환자들의 신음이 병원 담장을 넘었습니다. 광장으로 집결하는 의사들. 혹자는 히포크라테스를 소환해 이들의 행동을 비난하지만 의사들인들 속마음이 편할까요? 오죽하면 환자 곁을 떠나겠느냐는 항변! 이런 상황에서 환자와 그 가족들의 심장은 바짝바짝 오그라듭니다. 건강 염려증이 심한 지인이 묻더군요. “어떻게 해야 하지? 외국으로 가야 하나….” 딱히 할 말이 없어 “당분간 아프지 마세요. 아프지 않겠다고 자기 최면을 거세요”라고 했습니다. 어찌합니까. 치료할 의사가 없는데….아프지 않겠다는
칼럼
강병로
20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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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의 도시 춘천은 ‘소양호’로 상징된다. 소양호는 1973년 동양 최대의 사력댐, 소양강댐이 만들어지면서 유역 면적 2703㎢, 총 저수량은 약 29억t에 달하는 한국 최대의 크기로 ‘내륙의 바다’라고도 불린다.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양구군·인제군에 두루 걸쳐있다.춘천 소양호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필자로서는 소양호수권을 관광거점으로 개발하고 싶은 구상을 고민하고 있던 차에 도와 한기호 국회의원의 노력으로 총 300억 원(국비 210억, 도비 28억, 시·군비 62억원) 규모로 ‘소양호수권 거점지구 관광벨트 조성사업’이 추진된다는
칼럼
양숙희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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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중의 꽃, 화중지왕(花中之王)! 어마어마한 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신라의 학자 설총(薛聰)은 화왕계(花王戒)에서 모란을 ‘꽃들의 왕’이라 했고, 이후 수많은 시인 묵객이 모란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화왕(花王)을 뛰어넘어 천향국색(天香國色), 화신(花神) 등으로 높여 불렀지요. 이런 상징성은 우리의 생활문화에 고스란히 녹아들었습니다. 예복에 모란을 수놓아 부귀, 공명을 염원했으며 서책에 꽃을 그려 넣기도 했지요. 모두가 반기는 ‘귀객(貴客)’이나 다름없었습니다.시와 노랫말에서도 빠지지 않았지요. 김영랑은 모란을 ‘봄의 절정’으
칼럼
강병로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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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내 외국인 비율이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5%를 넘어섰다. OECD 기준 ‘다인종·다문화 국가’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는 곧 주변 사람 20명 중 1명은 외국인이라는 뜻이다. 2021년 인구총조사 기준 강원특별자치도의 외국인 주민은 3만 7417명으로, 다문화 가구는 약 2.4%, 다문화 학생 수는 4926명(3.3%)으로 집계됐다. 10년 동안 약 2배 증가한 수치다.정부는 다누리콜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 등의 운영해 이들의 한국 생활을 돕고 있다. 도내 18개 시·군 가족센터에서는 특성에 맞는
칼럼
박길선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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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한국 나이로 30살이 된 1995년생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 있다.바로 “올해 우리는 28살이냐? 29살이냐? 30살이냐?” 지난 설 명절 오랜만에 고향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우리는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6월 만나이 통일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생일이 지나지 않은 친구는 28살, 생일이 지난 친구는 29살, 그리고 한국 나이로는 30살로 계산되기 때문이다.어떤 이가 들으면 코웃음치는 질문일 수 있다. 그렇지만 서른의 문턱을 밟느냐 아니냐의 기로에 선 1
칼럼
이연제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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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사라질 줄 알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대통령은 가급적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선거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김건희 여사는 명품백, 아니 외국 회사의 ‘쪼끄만 파우치’ 수수 의혹으로 여론이 더욱 악화되면서 이미 자취를 감췄다. 일각의 분석이지만, 독일 국빈방문 취소라는 외교적 결례를 감수한 것도 김 여사의 등장이 선거에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그런데 요즘 윤 대통령의 민생행보는 오히려
칼럼
천남수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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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옷에서부터 태가 나는가? 1920~40년생 우리 부모세대들은 어릴 적 가난의 시대를 온몸으로 견디며 살아왔다. 자식에게는 결코 쓰러져서는 안되는 기둥이며 철인의 존재였다. 부모 세대들은 농사와 바다 일로 평생 허름한 옷을 입으며 지냈다. 옷 한벌 변변히 사 입지 못하고 농사일, 바다에 나가 벽돌 짐을 나르며 옷의 의미도 모른 채 낡은 옷을 입고 고단한 삶을 살았다. 그러면서도 자식들에게만큼은 지극 사랑으로 철마다 옷을 사 입히곤 했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에서는 옷 한 벌을 형제들은 형제들대로 내려 입혔고, 자매들은 자매들대로
칼럼
홍성배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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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을 싫어했던 소설가 모파상은 탑이 보이지 않도록 집 창문을 반대쪽으로 냈다. 점심을 에펠탑 1층에 있는 식당에서 먹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파리에서 이 탑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었다. 탑 건립 계획이 알려지자 파리 시민들은 무모한 짓이라고 반대했다. 주변 샹 마르스 주민들은 주거 환경이 나빠진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완공 후 예술가와 지식인 등 많은 이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비판을 쏟아냈다. 거대한 철골 구조물에 대한 반감이 여론을 지배했다. 작가 에밀 졸라와 작곡가 샤를 구노, 건축가 샤를 가르
칼럼
이수영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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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속초 지역에서 접경지역 지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접경지역이란 민간인통제선(이하 민통선) 이남 지역 중 거리 및 지리적 여건 등을 기준으로 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군을 말한다. 접경지역으로 지정되면 ‘접경지역 지원특별법’을 근거로 국비 및 특별교부세 등 재정지원과 각종 부담금 감면 및 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앞서 정부는 2000년 민통선 이남 20㎞ 이내 지역을 접경지역 범위로 지정하는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했다. 이후 2008년 법 개정을 통해 민통선 이남 25㎞로 늘린 데 이어 2011년
칼럼
박주석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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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50여 일 남았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를 통해 ‘운동권 세력 청산’과 ‘거대 야당 심판’을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보다는 한 위원장의 존재감을 통해 선거를 이끌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파탄과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 위기를 자초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제3지대에 모인 이준석, 이낙연의 개혁신당은 거대 기득권 양당 모두를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각 정당들이 주요 공격지점을 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에게
칼럼
천남수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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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동안 전국 학령인구는 30% 감소했지만, 대단위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지역은 오히려 학령인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춘천시 역시, 최근 특정 지역에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세대수 집중화 현상에 대해 적극 대응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현재 춘천시 관내의 인구 쏠림 현상 등이 급격히 나타나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학교 신설 문제와 이전 재배치 등을 통해 적정규모 학교를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특히, 강남동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면서 23년 12월 말 기준 인구수 2만 5777명으로 세대수는 1만
칼럼
정경옥
2024.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