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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투표가 끝났다. 사전 투표율이 매우 높았다는 이유를 들어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이 먹히고 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이는 자신들의 주관적 희망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사전 투표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이는 정권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기보다는, 제도에 대한 익숙함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사전 투표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 많은 유권자는 사전 투표를 일종의 ‘부재자 투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투표일이 3일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제도에 익숙해졌다. 이런 익숙함이 사전 투표율을
도민시론
신 율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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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정치의 시대, 4·10 총선이 코 앞이다. 이번 22대 총선도 비례대표를 제외한 후보자를 성별로 볼 때 운동장의 기울기 각도는 여전하다. 전체 후보 696명 중 남성 85.8%, 여성 14.2%로 21대 여성 비율 19%에 비해 오히려 줄었으니 공직선거법 제47조 제4항 ‘정당이 지역구 후보를 추천할 때는 전체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후보자 중 여성 비율이 30%를 넘은 곳은 서울특별시가 유일하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전체 후보 21명 중 여성은 단 2명, 춘천·철원·화
도민시론
이경순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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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으로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대다수 유권자는 이미 투표할 후보와 정당을 결정한 상태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을 제외한 20% 내외의 유권자들도 어지간해서는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경험적 자료를 보면 가장 중요한 결정 기준은 인물이나 정책이 아니라 정당이다. 국민들의 전체적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국정 기조는 개별 국회의원이 좌우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래서 유권자들은 지역보다는 선거의 전체적인 의미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 임기 4년 중 절반인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치러지는 선거는
도민시론
송현주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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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회의원 선거가 곧 다가온다. 강원특별자치도로 전환 후 처음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다. 특별자치도로 전환되었으니 그에 상응하는 특별한 인재가 필요하다. 민의를 대변하고 특별자치도의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줄 수 있는 합리적인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2024년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갖는 정치적 의미를 살펴보자.첫째, 이번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이 되기 1달 전에 실시되는 선거이다. 향후 국정 운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선거 결과는 양당 구조의 변화와 당 대표의 위상에도 중요
도민시론
원구환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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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도쿄, 후쿠오카… 일본의 도시 어디를 가도 현지 일본인 만큼이나 한국 사람들이 우글거린다.지리적, 문화적으로 맞닿아 있는 탓에 일본은 오랜 기간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표적인 해외여행의 목적지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유독 더 많은 사람이 일본을 방문하고 있다.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하던 우리는, 코로나의 종식과 함께 물밀듯이 공항으로 흘러갔다. 다만 비행기 가격이 그전보다는 두배 가까이 올랐다.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대학생의 로망도 이제는 여의찮다.그렇기에 더더욱 우리는
도민시론
김규현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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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8년 전부터 아르헨티나 탱고를 즐기고 있다. 인생의 몇 가지 잘한 선택을 들라면 탱고를 배우기로 한 결정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춤을 추게 되면 얻게 되는 장점을 구구절절하게 나열한다면 끝이 없겠지만, 실제로 탱고를 배우면서 경험하게 되는 삶의 활력과 즐거움은 왜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춤과 음악이 존재하는 의미를 다시 깨닫게 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은 춤에 대한, 특히 커플댄스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을 가지고 있다면 일단 시도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고대에는 춤(dance)과 음악(music)이 구분되지 않았다고 한다.
도민시론
이종화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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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형 호텔’은 말 그대로 다수의 사람이 호텔을 나누어서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수분양자들은 분양받은 객실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 과정에서 운영사와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한다.분양 후, 수분양자들은 분양 광고 당시 보장받았던 수익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게 된다. 운영사는 수익금이 없다는 핑계를 대기도 하지만 수분양자들은 운영사에서 회계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수익금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다.수분양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에서 관리인이 선임되어 호텔 건물에 대한 관리 권한을 행사해야 하지만, 관리인이 선임되지 못해
도민시론
정원선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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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국가 신라에는 신이(神異)한 3대 보물이 있었다. 시조 박혁거세의 신물로 치유의 자인 금척(金尺), 신문왕의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피리 만파식적, 선덕왕의 불꽃이 이는 구슬 화주(火珠)가 그것이었다. 고구려 동명성왕의 신물도 하늘이 내렸다는 쇠사슬 갑옷(鎖甲·쇄갑), 예리한 창인 섬모(矛)로 요동성 사당에 모셔져 있어 나라에 환난이 있을 때 제를 올렸다고 한다. 드라마 ‘주몽’에서는 이것을 살짝 판타지화 하여 다물활, 철갑옷, 청동경의 세가지로 표현했다. 영화 ‘전우치’에서 선인들이 피리를 불면 세상이 좋아진다는 것도 신라의
도민시론
이종덕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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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역을 가다 보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것이 있다.넓고 광활한, 여전히 뚝딱거리며 공사 중인 옛 주한미군 캠프페이지이다. 지금은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어 이전의 역사를 상상할 수 없지만, 있었다. 저기 한번 들어가 보면 좋았을 텐데. 캠프페이지를 지날 때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냉전기의 산물이자 폭력적인 공간, 동시의 유혹적인 장소, 커뮤니티 붕괴의 원흉, 기브 미 초콜렛, 가난하고 부끄러운 역사, 그리고 미지의 영역. 이 복잡한 역사적 산물을 이젠 일부 사료와 문학 작품 속에서만 접할 수 있다니. 부수기 전에 한번이라도 개방을
도민시론
윤한
202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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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해가 넘어가고, 앞자리가 바뀌고, 10년간 다니던 학교를 떠나고, 작업실을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많은 것이 바뀐 시기, 이들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죠.엄마가 만들어주는 집밥, 오래도록 연락을 하며 지내온 친구들, 매일 타는 노선의 버스나 지하철. 익숙한 반복이 품고 있는 안정감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약 6년간 이어온 작업이 그렇죠. 종이에 펜으로 그려내는 드로잉이 특히나 몸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펜 드로잉으로만 따지면 군대에 있을 때부터였으니 9년 정도 이어왔다고 보아도 무방하겠네요. 그리고
도민시론
김수영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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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펼치고 미국을 찾아보자. 서쪽 태평양, 동쪽으로 대서양, 날짜 변경선을 뛰어넘는 큰 바다들이 역사적으로 수많은 제국주의 강대국이 부침을 거듭했던 유라시아 대륙과 미국을 갈라놓고 있다. 거대한 자연 해자가 침략자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지세다. 핵 억제만 제대로 가동된다면 현재도 유효한 지리적 환경이다.어떤 야심찬 유라시아 제국이 미국 침공을 시도하자면 우선 광대한 규모의 함대와 막강한 상륙부대를 건설해야 한다. 장기전에 필요한 거대한 경제력과 자원, 그리고 인구도 필요하다. 유라시아 주요 지역을 석권한 공룡 패권 국가만이 엄두
도민시론
김진하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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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24년. 뉴스에서 로봇에 대한 소식들이 쏟아진다. 일론 머스크가 자랑하는 로봇 옵티머스2가 바구니에서 옷을 꺼내 차근차근 개고, 이에 질세라 피규어 AI가 만든 로봇 피겨원은 ‘인간’ 동료의 부탁에 커피머신에 캡슐을 넣고 완벽한 조작으로 커피를 내린다. 영국 국립로봇박물관 최고경영자는 이런 로봇의 빠른 발전에 대해 휴머노이드(Humanoid, 인간과 비슷한 기계) 로봇을 잘 활용하면 인간은 자신이 잘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돼 기계가 잘하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될 것이라 한다. 다만 몇가지 성장통을 겪을 것이라는
도민시론
박응석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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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우리나라 정치판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자신이 공격받으면 가만히 있지 않은 것이 상식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이의 공방이라고 할 수 있다.지난 31일, 이재명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윤 대통령을 맹공했었다. 심지어 정치 테러의 기저에는 윤 대통령의 이념 전쟁이 있다는 주장도 했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이런 이재명 대표의 공격에 묵묵부답이다. 반대로 한동훈 위원장
도민시론
신율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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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다양한 행사의 오프닝을 맡으면서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내빈들의 지각이다.내빈들이 도착해야 행사가 시작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이다. 행사의 시작을 함께하면서 경험해 보니 내빈들의 지각은 마치 ‘국룰’처럼 여겨진다. 사실 너무 일찍 오시는 것 보다 정시에 오시거나 살짝 늦는 것이 도움이 되긴 한다. 준비해야 할 것도 진행하는 상황도 있으니 어쩌면 10분 정도의 지각은 예의이고 배려로 느껴지는데, 때로는 30분을 넘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까지 지각하는 경우가 있다.물론 내빈들은 공식적인 초대를 받을 만큼 사회
도민시론
김소영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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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눈발이 날리더니 오후에는 제법 소담스럽게 내린다. 눈이 내리는 날은 외려 날씨가 푸근하다. 기상학자가 아닌지라 정확히 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허공을 떠다니는 수증기의 밀도, 바람과 공기의 흐름 등과 관련이 있겠지. 햇살 속으로 눈이 내리는 푸근한 겨울 오후다. 햇살 속 내리는 저 함박눈은 행복할까, 항복할까. 내리면서 녹는 저 눈들에게 한번 물어봐야겠다.나에게는 ‘파리Paris 책상’과 ‘리스본Lisbon 책상’이 있다.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글을 쓰고 싶어 창가에 작은 책상을 하나 둔 적이 있다. 나는 그 책
도민시론
박정대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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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는 2023년 10월 기준 평균 연령 46.8세로 나이 든 도시 중 하나이다. 그런 동해시에서도 내가 사는 동네는 평균 연령 58.2세로 조금 더 나이가 들어있다.가끔 쉬는 날, 동네 어르신들이 많이 드나드는 카페에 가노라면, 어찌 젊은 사람이 평일에 카페에 앉아있나 싶어 궁금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다 쓱 말을 건넨다.‘여기 사는가. 몇살인가. 결혼은 했는가. 아이는 있는가.’ 기본 신상을 파악한 후엔 ‘무슨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청년을 지원하는 곳에서 일한다고 답하면, 청년이 몇살인지 묻고 청년 연령을 이야기
도민시론
박지예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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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으며,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권력의 속성과 관련해 가장 자주 인용되는 19세기 영국의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액턴 경(Lord Acton)의 명제다. 그의 통찰력에 더해 수많은 연구들이 증명해 왔고, 우리의 경험과 직관 또한 그렇다. 그런데 질문은 남아있다. 왜 그런가? 영국의 정치학자 브라이언 클라스(BrianKlaas)가 악명 높았던 독재자들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권력은 애초에 부패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정치로 끌어당긴다. 이 진단이 정확하다면 권력을 얻으면 독재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어떻
도민시론
송현주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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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되면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구성원들이 달라진다. 아랫집 학생은 기숙사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고, 옆집 중년 부부는 주말농장으로 일찌감치 떠난듯 하며, 우리집 상황도 마찬가지로 직장 때문에 주중에 따로 떨어져 살던 가족이 모인다. 그뿐인가. 서울 사는 지인 중에는 영동지역 바닷가 쪽에 집을 하나 더 얻어놓고 틈날 때마다 찾는가 하면, 지인 몇몇은 은퇴 후 여가를 즐길 구축 주택이 있는 적당한 부동산을 몇년째 같이 돌아보고 있다. 우리가 정상이라 여겼던 하나의 주소지를 두고 살던 시절은 한참 전에 지나쳐 온 듯하다.우리나라는
도민시론
김승희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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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부터 두달 예정으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체류하고 있다. 8년 전부터 즐기는 탱고를 즐기려고 왔다.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지만 탱고에 푹 빠져서 주변 여행이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관광조차도 못 해 보았다. 비행기를 2번에서 3번 갈아타야 하고, 30시간 이상 비행기에 갇혀 있어야 도착할 수 있는 지구 반대쪽에 있는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 그래서 사람들이 묻는다, ‘그 먼 곳까지 뭐 하러 갔냐?’고, 나는 답한다 ‘그냥 좋으니까’직접 경험한 아르헨티나의 현실은 이렇다. 5년 전 처음 방문했을 때 1달러에 100페
도민시론
이종화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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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2월 말, 날리는 눈발을 보니 올 한해 새삼스러웠던 것 두서너가지 떠올리게 됩니다. 그 얘기 좀 해볼까요.새삼스러운 견해 하나, 인구에 회자 많이 되기로 페미니즘, 이 용어 빠지지 않습니다. 귀하는 페미니즘을 어떻게 이해하시나요? 페미니즘의 ‘ㅍ’자만 들어도 고개가 외로 꼬아지시는 분은 아닐까요? 제가 새삼스럽게 이 용어를 거론하는 것은 지난 9월에 있었던, 지금은 한국여성수련원에 이미 부임한 수련원장 후보 인사 청문회가 생각나서입니다. 너무 지난 일이라구요? 시간은 흘렀을지 몰라도 문제의 본질은 현재형이라 드리는 말씀이니
도민시론
이경순
202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