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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개장한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은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기 위한 방문객들로 북적인다. ‘대구 10미(味)’ 중 하나인 막창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메뉴다. 각종 꼬치 판매장과 핫도그 매대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없는 게 없다는 푸드트럭은, 구수하고 매콤한 냄새로 손님들의 발길을 부른다. 야외무대에서는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의 버스킹 공연이 펼쳐진다고 한다. 박수와 환호가 끊이질 않아 축제를 방불케 한다. 대구 칠성 야시장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된다. 봄 분위기와 음악, 먹거리가 어우러져 시민과 손님들이 행렬을 이룬다는 소식이
명경대
이수영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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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일본으로 취재를 갔다. 당시 교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교세라 그룹을 찾았다. 1959년 창업 후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더 유명한 것은 ‘경영의 신(神)’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회장의 철학이다. 한국·중국·일본 기자들의 방문을 받은 교세라 임원은 회사소개 영상을 틀어주며 이런저런 홍보를 했다. 지금은 다 잊어버렸다. 하지만 교세라 그룹이 외국 기자들에게 소개했던 이나모리 회장의 가르침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사람이든 회사든 성공의 이유는 실력도 열정
명경대
남궁창성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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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휘날리며/흩날리는 벚꽃잎이/울려 퍼질 이 거리를…” 봄을 상징하는 대표곡 ‘벚꽃 엔딩’ 가사의 일부이다. 4월 중순이 되면 거리는 온통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 광경을 노래로 표현한 것이 벚꽃 엔딩이다. 이 노래는 노랫말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어쿠스틱 멜로디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연인에게 속삭이듯 전하는 봄바람과 벚꽃의 앙상블이 매력이다. 2012년 발표된 벚꽃 엔딩은 천안 북일고등학교 벚꽃축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축제를 찾은 커플들에 대한 질투심에 벚꽃이 빨리 떨어졌으면 하는 마
명경대
천남수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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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곳을 ‘동해안이 꼭꼭 숨겨둔 비경’이라고 불렀다. 바닷가 해안단구,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탐방로가 개설되기 전까지는 해안 경계를 맡은 초병들만 출입했을 뿐 일반인은 얼씬도 할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분단 이후 반세기 이상 그렇게 무인지경이었던 곳에 지난 2016년 관광 탐방로가 개설됐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한적했던 어촌마을로 전국에서 단체 탐방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꼬리를 물고 몰려들었다. 강릉시 강동면 심곡항∼정동진을 잇는 ‘바다부채길’은 그렇게 탄생했다. 바다부채길은 천연기념물 제437호인 정동진 해안단구
명경대
최동열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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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시와 태백시의회가 주최한 기록사진전 ‘탄광유산에 꽃을 피우다’는 전국 여러 도시 중에서도 두 곳을 골라 진행됐다. 탄전지대에서 젊은 날을 힘겹게 보낸 이들의 발자취를 전하는 장이자 과거를 마주할 수 있는 장으로 출향민을 찾아 마련된 전시회였다. 작년 4월 26일부터 닷새 동안 울산박물관에서 열렸다. 대표적인 공업지대이자 강원과 같은 동해안에 자리해 일찌감치 진출한 울산보다 더 일찍 찾아가 이동전시를 개최한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 안산시이다. 안산시 단원구에 자리 잡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2022년 8, 9월에 마련됐다. 대개
명경대
박미현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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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희극인 중 한 명인 고 배삼룡(1926~ 2010년) 배우는 양구 출신이다. 1960년대 들어 유랑극단이 사라지면서 극장 쇼의 사회자를 맡았던 그는, MBC 소속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구봉서, 송해 등과 함께 1세대 코미디언으로 활약했다. 바보 연기와 개다리춤으로 많은 인기를 얻어 ‘비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웃으면 복이 와요’ 등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간판스타가 되었다. 한국의 찰리 채플린이라는 명성을 얻었지만, 탄탄대로를 달린 것만은 아니었다. 1980년대 초 코미디를 저질로 여긴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명경대
이수영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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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친구가 사무실로 찾아왔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청와대에서 국정 경험을 쌓은 인재였다. 그 뒤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 마인드도 갖추며 주목을 받았다. 찻잔을 가운데 두고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가 말문을 열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네” “어려운 결심을 했군…” 친구는 출마의 변을 털어놨지만 솔직히 걱정이 앞섰다. 친구는 춘천시내 한복판에 걸개사진으로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며 이름을 알렸다. 몇번 전화를 주고 받으며 ‘친구가 어려운 길을 힘겹게 걷고 있구나’하는 느낌이 전해졌다. 생전 처음 정치판에 뛰어들어 여
명경대
남궁창성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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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얘기다. 1985년 12대 총선 당시 필자는 군 복무 중이어서 부재자투표를 했다. 부재자투표는 어떤 사유로 거주지에서 투표가 불가능할 경우 사전에 신고해서 선거일 전에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부재자투표는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폐지되고 사전투표제가 도입됐다. 지금은 해외 거주자의 재외선거와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우편을 이용해서 투표하는 거소투표제가 있을 뿐이다. 1985년 부재자투표 당시에 대한 회고다. 부대장은 장병들을 소집해 특별교육을 했다. 선진국을 향해서는 정국이 안정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여당이 다수당이
명경대
천남수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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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산불이 많았던 동해안에서도 그 피해가 막심해 ‘천화(天火)’라고 기록된 산불이 있다. 조선 철종 때인 1860년 3월 1일(음력)에 발생한 산불이다. 강릉 임영지(臨瀛誌)에는 “그해 3월 초하루에 엄청난 산불이 일어나 남으로는 평해(울진), 북으로는 흡곡(통천)까지 불에 탔다. 화마에 휩싸여 불탄 길이가 천 리나 됐으며, 대개 이를 천화라고 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피해 상은 민가 7000여 호에 이재민이 1만 명에 달했다고 하니 역사상 최대 규모 산불이라고 할 수 있다. 동해안의 대형산불 악몽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향토 사
명경대
최동열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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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2월 2일자 신문에 지금의 국회의원인 민의원이 사고로 절명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2월 1일 정선군 지역구 이종형 의원이 탄 지프가 서울에서 수원으로 가던 중 전복돼 숨을 거뒀다는 것이다. 눈길에 미끄러져서 차가 뒤집히려 할 때 이종형이 차에서 내려뛰었는데 지프가 그 위를 덮치면서 40여분 후 사망했다. 대동신문사 정치부장이 동승하고 있었는데, 설날 사흘을 앞두고 사냥 가던 길이었다는 설명도 있었다.이종형은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가를 탄압 고문한 경찰 김덕기, 노덕술, 하판락 등에 비해 낯선 이름이나 그의 악질적인 행각은 이
명경대
박미현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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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이색 선거운동이 시선을 끈다. 도심 사거리마다 율동과 음악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대형 유세차 대신 경차를 마련해 골목 구석구석을 찾아 주민들과 밀착 행보를 하기도 한다. SNS 등을 활용해 10초 분량의 공약을 홍보하는 등 새로운 방법도 동원하고 있다. 춘천·철원·화천·양구 갑의 한 후보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릴스 챌린지’를 선보였다. 릴스는 15~30초의 짧은 영상을 방영하는 것으로, 유권자가 자연스럽게 공약과 메시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또 다른 캠프에서는 후보가 경찰 가족이
명경대
이수영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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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3대 바보가 있었다. 돌 바보 석치(石癡) 정철조(1730~1781년), 책 바보 간서치(看書癡) 이덕무(1741~1793년), 큰 바보 대치(大癡) 유홍기(1831~미상)가 그 주인공이다. 스스로 바보를 호(號)로 삼아 세상에서 바보로 불리기를 마다하지 않았다.돌 바보 석치는 조부와 부친이 참판과 판서를 지낸 명문가 자제였다. 과거에 합격해 사간원 정언과 사헌부 지평을 지냈다. 역법과 서학에 뛰어났다. 그림에도 능해 어진(御眞)을 모사하는가 하면 죽석(竹石)과 산수를 잘 그렸다. 연장을 갖추지 않고도 능숙하게 벼루를 만들었
명경대
남궁창성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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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외교를 말할 때 상징처럼 등장하는 두 동물이 있다. ‘늑대’와 ‘판다(Panda)’이다. 상반된 이미지 그대로 외교술도 판이하게 엇갈린다. 늑대로 비견되는 외교는 ‘전랑(戰狼)외교’이다. 경제·군사적으로 급성장한 중국이 거칠고 공세적인 외교를 펴는 것을 일컫는다. 한자 뜻풀이로 보면 전랑은 ‘늑대 전사’가 된다. 2015년과 2017년에 중국에서 개봉해 크게 흥행한 영화 ‘특수부대 전랑’에서 유래했다. 중국 특수부대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인데, ‘중국을 범하는 자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반드시 응징하고 만다’는 영화 포스터 문구
명경대
최동열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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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농담을 나눌 정도로 세상살이가 녹록지 않은 까닭이다. 만우절은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여도 크게 책망받지 않는 날이다. 물론 누구나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어야 한다. 만우절은 1564년 그레고리력으로 바뀐 이후 프랑스 사람들이 농담으로 신년 선물을 주고받은 데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만우절에 얽힌 에피소드 중 1950년 네덜란드 TV에서 피사의 사탑이 무너졌다는 보도가 유명하다. 이 만우절 보도로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1957년 영국 BBC는 스위스에 있는 나무에서 스파게
명경대
천남수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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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해안이나 호수에서 활동하는 조류인 가마우지는, 과거 제주도 등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철새였다. 지금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텃새화해 전국에 분포한다. 큰 가마우지는 몸길이가 70~90cm에 이르고, 물고기 사냥에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물속으로 잠수해 물갈퀴가 달린 발로 힘차게 헤엄을 쳐 잡는다. 목구멍이 유연해 커다란 물고기도 여유롭게 삼킬 수 있다. 중국 소수민족이나 일본에서는 이 새로 물고기를 잡는다. 특히 일본에서는 밤에 강에 배를 띄우고 불을 밝혀 고기 잡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귀족들의 큰 놀이였다고 전해진다. 지
명경대
이수영
202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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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의 경력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것은 재산이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후보 58명의 1인당 평균 재산은 364억4391만3000원이었다. 그런데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를 제외한다면, 57명의 평균 재산은 12억9949만7000원으로 급락한다. 현대중공업 회장이었던 정 후보가 당시 2조원대 재산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저렇게 돈이 많은데, 뭐가 아쉬워 출마하려 하시나”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후보자 중에는 거액의 자산가들이 많았다.내달 4·10 총선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의 재산도 화제다. 후보
명경대
이수영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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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청와대에는 선출직이 두 명 있었다. 한명은 2007년 대선에서 전국적으로 지지를 받았던 이명박 대통령이다. 다른 한명은 17개 시·도의 지역신문을 대표해 청와대를 출입하던 36명으로 구성된 기자단 간사였다.당시 기자단 대표 선거는 영남권, 수도권, 강원권 후보 3명이 출마해 대선만큼 치열했다. 1차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었다. 3등을 빼고 1등과 2등 후보 2명이 2차 경선을 벌여 강원권 후보가 간사에 선출되며 화제가 됐다.선거는 소통을 통해 상대방의 의사결정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설득이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
명경대
남궁창성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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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올 2월 26일자로 배포한 보도자료는 임금 체불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고용노동부, 부처 협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167억 원 체불 청산, 756억원 지원’ 제목으로 설 명절을 앞두고 체불 예방과 청산 집중 지도기간을 운영해 설 명절 역대급으로 청산액이 증가했다는 자랑이었다. 임금체불이 크게 증가한 건설업에 초점을 두고 운영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고용노동부의 실적 홍보로 내놓은 문서였으나, 불과 한 페이지도 넘기기도 전에 제 눈을 찌른 내용임을 드러냈다.곧 건설업계 임금 체불 규모가 근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압
명경대
박미현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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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은 ‘바닷속 유령’으로 불린다. 그만큼 위협적인 존재라는 뜻이다. 그 유령이 동해바다의 불안과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 때가 있었다. 1990년대 중·후반이다. 1998년 6월 22일 새벽, 속초 동쪽 11마일 해상에서는 북한 잠수정이 우리 어선의 그물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한 채 발견된 일이 있었다. 해군 특수전 요원들의 삼엄한 경비 속에 동해항으로 예인된 잠수정 안에서는 9명의 북한 승조원이 시신 상태로 떠올랐다. 이어 20여일 뒤인 그해 7월 12일 동해시 어달동 바닷가에는 잠수복 차림에 기관총 등을 소지한 북한의 무장간
명경대
최동열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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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여 전인 2월 15일 경기도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피고인 2명에게 각기 징역 1년6월과 징역 1년에 처하고 법정구속한 2023고단1760 사건이 있었다. 항소심이 진행 중이어서 최종 판결이 남았기는 하나, 1심에서 국립기관 공무원과 교수가 공모해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이 사건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곤충인 ‘장수하늘소’라는 점에서 희대의 사건으로 꼽힐만하다. 자연상태로 극히 발견이 어려운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가 춘천 북산면에 다시 나타난 기념비적 희소식으로 기억하는 현지 사람들에겐 4년여 만에 거짓으로 판명난 것어서 더 충격
명경대
박미현
2024.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