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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이 보수언론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네이버가 알고리즘 조정을 통해 보수 매체의 노출 순위를 낮췄다는 것이다. 모 방송사는 이를 인용해 언론사 인기도 지표를 인위적으로 적용해 MBC의 순위가 오르고 보수언론의 순위는 떨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향후 미디어 시장을 왜곡시키는 포털 등 부가통신사업자의 위법행위를 엄단해 나가겠다”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기조다. 네이버 관계자는 “언론사 인기도 순위는 뉴스 알고리즘의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며 “대형
명경대
천남수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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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마지막 전투로 불리는 1953년 7월 화천군 ‘425고지 전투’를 모티브로 2011년에 개봉한 영화 ‘고지전’에는 남·북한 병사들이 다 함께 노래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른바 합창이다. 곡명은 ‘전선야곡’. 휴전협정 효력이 발효되기까지 남은 12시간 동안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남북은 총공세를 펼친다. 그런데 최종전을 앞둔 전선에 짙은 안개가 깔린다. 안개가 걷히지 않으면 싸우지 않아도 되고, 그럼 살아서 고향에 갈 수 있겠지. 병사들의 애타는 마음은 이어지는 선임하사의 명대사에 실려 간절한 기원이 된다.
명경대
최동열
20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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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8일. 150년 전통의 파리 살가보 홀에서 선을 보인 ‘평창의 사계’는 당시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평창의 이미지를 유럽인들에게 각인시켰다.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밀랭코비치의 연주로 유럽에서 초연된 이 곡은, 현대음악이라는 틀로 아시아의 매력을 응축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콘서트가 끝난 뒤 음악을 감상한 위댕 씨는 “평창의 사계는 밝고 활달하며,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다”면서 “평창을 꼭 한번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틀 뒤인 10일 런던 카도간 홀에서의 연주도 평창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척 아름
명경대
이수영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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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기번이 쓴 ‘로마제국 쇠망사’의 첫 장은 콤모두스 황제로 시작한다. 철학자이자 ‘명상록’의 저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아버지다. 마르쿠스는 아들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그릇이 영 아니었다. 핏줄 하나로 원로원과 군대의 찬양 속에 180년 3월18일 황위에 올랐다. 처음 3년은 아버지 후광으로 그럭저럭 굴러갔다.183년 어느 날 저녁. 스물두 살 황제가 원형 경기장에서 자객을 만났다. 그는 칼을 빼 들고 콤모두스를 향해 “원로원이 당신에게 이것을 보냈다”고 외쳤다. 누나가 꾸민 궁정 쿠데타였다. 목숨은 건졌지만 원로원에
명경대
남궁창성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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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이 다급하게 전화했다.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혹시 내 차에 떨어졌는지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와 점심을 같이하고 내 차로 이동한 지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차 안을 구석구석 살펴봤다. 하지만 그의 지갑은 보이지 않았다. 없는 것 같다는 대답을 들은 그는 도대체 지갑을 어디에 떨어뜨렸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난감해했다. 나도 괜히 미안했다.그리고 내가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카드사에 전화해서 사용 정지를 요청해라, 신분증은 재발급 신청해라, 요즘은 습득물을 경찰서에 맡기는 경우가 많으니까 찾을 수도 있을 것
명경대
천남수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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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 생활자를 뜻하는 ‘샐러리맨’이 소금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생뚱맞은 듯하지만, 역사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는 사실이다. 소금으로 제국 부흥의 기반을 닦은 고대 로마가 관리나 군인들의 월급을 소금으로 지급한 데서 나온 라틴어 ‘살라리움(Salarium)’이 연원이다.짠맛이 나는 결정체인 소금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더 귀하게 취급됐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노예가 볼품없으면 “소금 값어치가 떨어진다”고 했다. 소금으로 노예 값을 치렀기 때문이다. 중세 유럽의 도시국가들도 소금 교역과 안전한 ‘소금길’ 운영을 통해 부를 축적했으며,
명경대
최동열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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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적 자기결정권’은 법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보장되는 인권사항이다. 아무리 부부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범죄 행위로 처벌된다. 마찬가지로 성인의 성적 지향은 범죄 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존중된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 금지 규정이 포함돼 있다. 그래서 동성애 이슈를 접하면 어떤 원인으로 발생했는지 따지고 공격적인 논쟁을 벌이는 대신에 좀 더 조심스럽거나 신중하게 된다. 그런데 6월 22일 화천에서의 김진태 지사와 신경호 교육감 퀴어축제 발언은(본지 6월 23일자 1면) 자칫 청년층에게는 갑갑함
명경대
박미현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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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6월. 20세기 최고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일본 프로레슬링의 전설 안토니오 이노키의 대결은 경기 전부터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현란한 스텝과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알리와 역도산의 수제자인 이노키는 종목을 초월한 대결을 벌였다. 파이트머니는 현재 한화 가치로 300억원에 달했으며, 500만원까지 치솟은 티켓은 모두 매진됐다. 34개국에 생중계 되는 세기의 빅매치였다. 1만여명이 넘는 관중들의 환호 속에 경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경기는 싱겁게 시작해 싱겁게 끝이 났다. 이노키는 15라운드 내내 링 바닥에 등을 댄 채 누
명경대
이수영
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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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학인(奉天學人) 조순(趙淳·1928~2022년) 선생을 2021년 봄 자택 소천서사(小泉書舍)에서 만났다. 생전 마지막 인터뷰였다. 마당에는 늘푸른 소나무가 싱그럽고 정원에는 붉은 모란이 한창이었다. 아흔세살이 무색하게 얼굴은 더 풍성해진 흰 눈썹(白眉)과 더불어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2시간여 동안 계속된 인터뷰 중 국가를 이끌어 가는 집권자에게 전해줄 조언을 부탁했다.“역대 정부를 보면 헌법에 의한 정치, 헌정이 중요한데 헌법에 의한 정치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 헌법을 지키지 않은 면도 많았습니다. 요즘 경제
명경대
남궁창성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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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양회동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 6월 21일 영면에 든다. 노동조합 활동의 합법성과 노동운동의 정당성을 처절하게 주장하며 5월 1일 강릉에서 분신한 고인의 장례는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지는 중이다. 전국 300여개 단체로 결성된 양회동열사투쟁공동행동에서 6월 17일부터 닷새간을 장례기간으로 정하고, 매일 범시민추모제 등을 열며 애도해 왔다. 오늘 오전 8시 발인미사를 시작으로 노제와 영결식을 마치면 유해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향한다.이 열사묘역에는 먼저 묻힌 강원인이 있다.
명경대
박미현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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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막바지, 생사를 건 전쟁이 치열한데 강릉에서는 단오 행사가 한창이었다. 남대천 다리를 통해 삼척으로 부상병을 실은 군용 트럭이 수도 없이 먼지를 피우며 달려가는데, 바로 옆에서는 단오의 축구 경기가 한창이었다. 참으로 우리 민족, 우리 역사는 불가사의한 데가 있는 민족이요, 역사라 생각했다. (중략) 전쟁과 평화가 한 스크린에 겹쳐있어 어느 것이 실상이고, 어느 것이 허상인지 분간키 어려웠다.”고 최승순 전 강원대 교수는 2009년 율곡학회가 발간한 강원여지승람에서 ‘전쟁통에서도 꽃피운 교육열과 단오문화’를 통해 6·25 전
명경대
최동열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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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과 공중화장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가장 흔한 성희롱 발생 장소는 어디일까? 맞다. 식당과 공중화장실이다. 일상과 뗄 수 없는 공간이자 다 함께 이용하는 공동의 장소가 불안감을 일으키는 폭력적 장소로 변했음을 알리는 구체적인 보고가 나왔다. 최근 강원도민일보에 보도된 도여성가족연구원의 젠더폭력 실태조사 결과 직장에서의 성희롱이 많이 발생한 곳은 다름 아닌 회식 장소였다.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하는 것은 물론 외모를 성적으로 비유하거나 평가하는 희롱이 흔하게 일어나 긴장한 상태에서 불쾌감을 경험해야 했다.성별을 가리지 않
명경대
박미현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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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중앙시장엔 수상한 맛집이 있다. 소문만 듣고 방문하는 식도락가라면, 주변 상인들에 물어물어 가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2층 복도에 붙어 있는 간판은 OO 횟집이다. 하지만 회를 팔지는 않는다. 메뉴는 단 2가지 삼숙이탕과 알탕뿐이다. 못난이 생선 중 둘째가라면 서러울 외모를 가진 ‘삼숙이’는, 예전에는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고 버리던 녀석이었다. 강릉에선 삼식이로 알려진 ‘삼세기’는 지역별로 삼식이, 함숙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이 식당의 삼식이탕은 얼큰하고 시원한데, 구수한 맛까지 낸다는 평이다. 단골들은 대부분 해
명경대
이수영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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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4년 6월10일 명(明) 황제가 보낸 천사(天使)가 왔다. 인조가 노유령(盧惟寧)이 갖고 온 칙서를 받들어 다섯 번 절하고 세 번 머리를 조아렸다. 7월 6일 왕의 전송을 받으며 떠난 명 사신들이 조선에서 한 일은 무엇일까? 은(銀) 수탈이었다. 잔칫상을 물리고 선물을 마다하며 “은! 은!!”을 요구했다. 그들이 챙긴 은자는 11만6800냥. 당시 조정에 비축된 은은 1만1000냥에 불과했다. 소 한 마리 값은 일곱 냥이었다. 소 1만6685마리가 오랑캐 한 아가리에 들어갔다. 10년 후 명은 망했다.1882년 6월 임오군란이
명경대
남궁창성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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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콘강을 건넜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루비콘강은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강이다. 고대 로마 제국 당시, 전장에 파견된 장수들이 돌아올 때는 반드시 무장을 해제하고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한다. 이는 반역의 뜻이 없음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무장을 해제하지 않고 이 강을 건너면서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했다. 이 결단으로 그는 로마의 왕이 됐다.카이사르가 무장한 채 건넜던 루비콘강은 권력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이었지만, 동시에 그 강에 빠질 수도 있다는 위험성
명경대
천남수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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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짚모자를 쓴 사람들이 진흙물 가득한 논바닥에 줄을 맞춰 모를 심는다. 뙤약볕 아래 얼마나 허리를 숙였던가. 허리가 저려오고,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질 때쯤, 논두렁 저편에서 함지박을 이고 진 행렬이 다가온다. 반가운 새참. 잔치국수 한 그릇에 탁주 한 사발을 들이켜니 금세 힘이 솟는다.쌀이 주식인 우리 농촌에서 매년 오뉴월 모내기 철만 되면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었다. 하지만 장소가 동해 바다 한가운데 울릉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1987년부터 벼농사가 완전히 중단돼 그동안 논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약초 재
명경대
최동열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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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지났어도 잊히지 않는 기자회견 흑역사가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이틀간 G20 정상회의가 열렸는데 기자회견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미국 오바마는 주최국인 한국을 고려해 국내 기자 질문을 우선 받겠다고 했으나, 기자 중 누구도 질문에 나서지 않아 불편한 정적의 시간이 흘렀다. 중국 기자가 질문하겠다며 일어서자 오바마는 한국기자에 우선권이 있다며 거절했는데도 여전히 아무도 질문하지 않자 결국 마이크는 중국기자에게 넘겨졌다. 이를 둘러싸고 구구한 해석이 나왔는데 ‘질문없는 사회’에 매몰된 탓으로
명경대
박미현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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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주 접하는 압수수색은 물건의 따위를 강제로 빼앗는다는 압수(押收)와 구석구석 뒤지어 찾는다는 수색(搜索)이 합쳐진 말이다. 우리는 법원이 발부하는 압수수색영장에 더 익숙하다. 여기서 압수는 법원 또는 수사기관이 증거물 또는 몰수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 물건을 확보하기 위한 강제처분을 의미한다. 수색은 압수할 물건을 찾기 위해 사람의 신체나 물건, 주거 등의 장소에서 행해지는 강제처분이다.개인이 압수수색을 하면 불법이지만, 법적 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지는 압수수색은 용인된다.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할 때 검사
명경대
천남수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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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바크(1936년~)의 1970년 소설 ‘갈매기의 꿈’이 있다. 원제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이 주인공이다. 많은 갈매기의 관심은 먹잇감이다. 하지만 조나단은 비상(飛翔) 그 자체가 관심사다. “먹는 것보다 비상하는 일, 그 자체가 중요해요. 내가 공중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작가는 공군에 입대해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전역 후 상업 비행기 조종사로도 활약했다. 이 작품은 자전적 경험이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 감독 홀 바틀렛(1922~1993년)은 이 소설에서 영감을
명경대
남궁창성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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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70대 남성은 경로당의 막내다. 형들이 술 담배와 라면 심부름을 시켜 짜증이 난다. 한두 번이 아니다. 쉬러 경로당에 갔는데, 잡다한 일만 하고 돌아온다. 결국 발길을 끊었다. 시골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는 60대 후반 남성은 경로당을 찾았다. 안에 있던 90대 할머니가 묻는다. “어머니 보러 오셨나요” 그는 이후로 다시는 경로당을 가지 않았다. 요즘 인터넷을 떠돌고 있는 경로당 에피소드다. 다소 과장되긴 하지만 고령화 시대의 현주소를 확인하게 한다. 유머로 넘기기엔 현실과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강원도는 고령화의 그늘이 더
명경대
이수영
2023.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