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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지구가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하자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의 시대가 끝나고 지구열대화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지구열대화는 ‘끓어오르는 지구’라는 뜻의 ‘글로벌 보일링(global boiling)’을 번역한 것인데 확실히 따뜻해지거나 데운다는 의미의 ‘온난화(Warming)’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깊은 인상이 ‘나’를 넘어 ‘우리’를 향하면 그것은 새로운 ‘이름’을 얻어 사회 구성원들이 그 이름에 주목하고 그 인상을 공유하게 한다.이탈리아의 한 기상 웹사이트는 이번 여름 유럽 전역을 덮친 폭염을 ‘케르베
도민시론
박응석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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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쯤 나는 동해시로 이주하며, 청년센터에 입사했다. 입사 시기가 시기인지라 입사 전 진행된 사업의 결과보고서를 작성하는 동시에 차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했다. 동해시 청년들을 지원하겠다고 호기롭게 입사했지만, 부끄럽게도 당시 나는 동해시 청년들을 만나본 적도 없고, 대학이 없는 지역에서 청년을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도 몰랐을뿐더러 지역 청년들이 원하는 것도 알지 못했다.당장에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했기에 수요조사를 진행할 시간은 없어, 기존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 결과나 동해시 청년기본정책 추진방향 연구(설문조사 응답자
도민시론
박지예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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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예사롭지 않다. 이른 봄 2월 17일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장기소모전의 늪에 빠진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포탄을 구매하려 한다며 경고한 바 있다.짙어 가던 북·러 무기 거래와 군사 밀착 의혹은 7월 27일 평양에서 개최된 소위 ‘전승절’ 70주년 기념 야간 열병식에 참석한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 ICBM ‘화성-18형’ 등장에 거수경례로 화답하며 가시화된다. 당일 김정은 총비서 안내로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참관하며 ‘제국주의자들의 강권과 전횡’에 맞서자며 의기투합
도민시론
김진하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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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이었습니다. 눈에 초점을 풀고 걷다가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들려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기에 고개를 살짝 돌려보았죠. 수박 밭 한 가운데에 원두막이 우뚝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금빛으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죠.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1시에 마주한 밤 풍경이었습니다.몇달 전이었습니다. 눈에 초점을 풀고 걷다가 스피커에서 ‘쓰피오-쓰피오’하며 우는 매미소리가 들립니다. 수박을 쌓아 팔고 있는 매대 뒤에는 단단한 판자로 만든 원두막 입간판이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장에는 금색 별 모양 풍선들이 반
도민시론
김수영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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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표 2기 체제가 출범했다.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참패를 계기로 심기일전하겠다는 표현이란다. 그런데 일반 국민들이, 지금 국민의힘의 모습을 쇄신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보고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이렇다. 우리나라는 유독 ‘정치의 인격화’ 현상이 강하다. 정치의 인격화란, 정치를 시스템 중심으로 바라보지 않고 사람 중심으로 파악하는 현상을 말한다. 다른 선진국과는 다르게, 정치인에 대한 팬덤 현상이 유독 심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런 정치문화가 자리 잡은 우리의 현실에서 정당이 바뀌려
도민시론
신율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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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현실세계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무언가에 목말라하며 현실을 초월하는 새로운 세상에서의 활동을 꿈꿔왔다. 가상현실 개념은 장자가 나비가 되는 ‘호접몽(꿈 플랫폼, 나비 아바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의 ‘뒷담화(은밀한 장소 플랫폼, 네안데르탈인 섬멸을 위한 전략 콘텐츠)’ 이야기부터 오래 전 소설, 영화 등에서 다루는 소재 중 하나였다. 단어 ‘메타버스’는 1992년 미국작가 닐 스티븐슨의 SF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언급됐고, 인터넷 기반의 가상현실공간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집을 사고 물건을 만들
도민시론
박진상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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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추석연휴가 지났다.이번 추석을 보내는 방법으로 가족 만나고, 여행 가고, 고향 온 친구 만나고, 음식 만들고, 늦잠 자고, 아시안게임 보고, 넷플릭스 몰아보고, 아주 둥근달도 보았을 듯하다. 궁금한 마음에 다음 황금연휴는 며칠이나 될지 달력 뒤져보며 2025년 추석 연휴가 10일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 했을 많은 분이 계실 듯도 하다.이번 길고 긴 추석연휴를 우리 가족은 좀 특별히 보냈다. 명절에 모이지 않기. 한마디로 ‘밥 약속’을 하지 않았다.누군가와 밥을 함께 한다는 것은 마음을 담고, 마음 쓰며, 마음
도민시론
변유정
2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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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초이(Victor Choi)는 1962년 6월 21일, 구 소련 레닌그라드에서 아버지 로베르트 막시모비치 초이(최동열)와 우크라이나계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외동아들로 출생하였다. 친조부 막심 초이(최승준)는 본래 대한제국 함경북도 성진 출생이었고, 후일 일제 강점기 초기에 러시아 제국으로 건너간 고려인 출신이었다.빅토르 초이는 1982년 키노Kino라는 그룹으로 첫 앨범 45(러시아 말로 소로크 피아트, 음반의 재생 시간이 45분이었음)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하였다. 1990년 8월 15일 소련 라트비아
도민시론
박정대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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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김소연 시인의 신간 ‘촉진하는 밤’을 구입했다. 뜨거운 여름밤 나를 잠 못 이루게 했던 일이 생각나서였다. 책 제목도 좋았지만 뒷면에 실린 작가노트 한 줄이 내 마음에 꼭 들었다. ‘사라지는 일에 하루하루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이 삶의 의지일 수 있다는 것을 또렷하게 상기해 내면서.’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7월 밤, 나는 새벽에 소파에 누워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제가 다른 부서 발령이 났어요”이 말이 그렇게 무서운 말이라는 것을, 올여름이 되어서야 나는 처음 알았다. 가을을 앞두고 재밌게 해볼 수 있
도민시론
윤한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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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 18일 만에 전국언론노동조합에 의해 직권남용죄로 고발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MBC, JTBC에 한 탐사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보도한 과정을 자료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이게 방통위 권한 밖이라는 것이다. 법을 보자면 개별 보도를 심의할 권한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는 별도 기구에 있다. 요구한 자료도 취재과정 전반에 관한 것인데, 취재원을 포함한 취재과정은 예외적 경우가 아니라면 재판 과정에서 공개를 거부하거나 비공개로 판사에게만 제공하기도 한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민감한 문제인데, 오랜 언론인 경력
도민시론
송현주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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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데이’는 “고집을 부려 구태여”라는 뜻의 부사 ‘굳이’와 “하루, 날”의 뜻을 가진 ‘데이(Day)’의 합성어로 귀찮더라도 낭만적인 일을 찾아서 하는 일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춘천 닭갈비가 먹고 싶어서 퇴근 후에 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춘천으로 여정을 떠난다거나, 조개구이가 먹고 싶어서 을왕리로 야간 드라이브를 떠난다거나 편의점 라면을 먹으러 한강에 가는 뭐 그런 일이다.지금 돌이켜 보니 10대 시절 나의 매일은 굳이데이였다. 하교 후에 친구들과 텐트를 매고 뒷산에 올라가 야
도민시론
김규현
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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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완화로 해외여행이 점차 회복세를 보인다. 코로나 기간 중에 해외출장을 다녀올 기회가 있어서 인천공항에 갔더니, 완전 텅빈 장소가 되었다. 공항에서 근무하는 분과 식사를 하면서 공항식당이 방문객이 아닌 공항직원들에 의해서 겨우겨우 운영된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이제 코로나로 인한 규제가 사라져서 출입국 규제가 거의 사라졌다. 이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되었다.필자는 1984년 12월 대학교 4학년때 운 좋게 평생 처음 타보는 비행기로 독일, 프랑스, 스페인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처음 비행기
도민시론
이종화
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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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공연을 하다 보면 정말 갖가지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비가 오는 야외이거나 무대가 없다거나 관객이 없는 상태에서 공연. 이보다 최악은 없을 거야 같은 생각이 드는 흙바닥부터 황송한 연출과 화려한 조명의 무대까지 다양한 곳에서 수많은 작품을 공연했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먹물과 빗물을 함께 범벅해 완성하고 바람이 거세게 불면 바람을 맞으며 바람의 방향대로 먹을 튀겨가며 마치기도 했다. 먹물이 쏟아지고 물이 엎어질지언정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도 마다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모두 내게 소중한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도민시론
김소영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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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쌍미 듕국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마디 아니할씨 이런 젼차로 어린 백셩이 니르고져 할베이셔도 마참내 제 뜻을 시러 펴디 몯할노미 하니라…(후략)’ 그 유명한 세종의 한글 만들기 프로젝트 서문이다. 우리말이 중국과 달라 백성들이 뜻을 전할 방법이 없음을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쉽게 익혀 편하게 사용하길 바란다는 뜻이다.세종은 한글을 만들어 시험 삼아 아들 수양대군에게 어머니의 명복을 비는 ‘석보상절’을 지어 바치게 하는데 그때 신미대사가 동참하게 된다.세종은 결과물을 보고 흡족해하며 스스로 글을 지으니 ‘월
도민시론
이종덕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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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간한 ‘2015년 죽음의 질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죽음의 질이 높은 나라 1위는 영국, 우리나라는 18위를 차지했다. 이는 임종을 앞두고 이용할 의료기관 수, 치료의 수준, 임종과 관련된 국가 지원 및 의료진 수 등 20가지 항목을 조사한 결과로, 어떤 죽음이 좋은 죽음이며 좋은 죽음으로 향해가는 존엄한 삶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세계에서 죽음의 질이 가장 높은 나라 영국은 2008년부터 정부 주도로 ‘생애 말 돌봄 전략’을 시행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 전략에서 좋은 죽음에 대해 첫째 고통이
도민시론
이은영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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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청년센터 ‘청년공간열림’은 청년이 주 대상이지만 다양한 세대가 드나든다. 청년 부모와 함께 온 10대 자녀, 이제 막 청년 연령을 지난 40대, 청년인 자녀와 함께 50~60대 부모가 오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세대에게 공간 출입 등록을 위해 회원가입을 안내하면, 40~60대분들은 자신은 청년 나이가 아닌데 가입해도 되는지 되물으며, 마음은 아직 청년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고 함께 웃는다.아쉽게도 청년이라는 마음만으로는 법률적 기준에 충족될 수 없다. 청년기본법에서는 청년을 연령상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로 규정하고
도민시론
박지예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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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딱 이 시기에 떠났던 일본 아키타의 레지던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작가 생활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로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다양한 재단의 지원사업이나 갤러리 공모를 통해 작업을 하고 전시를 하며 ‘작가’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모든 작가들이 저와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하면 또 전혀 그렇지도 않습니다.함께 작업실을 쓰던 친구 A는 학부를 졸업한 뒤, 집에서 지원을 받아 작업을 이어오며 틈틈이 공모를 통한 전시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학을 준비하고 있죠. 또 다른 친구 B는 작
도민시론
김수영
202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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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가 기승이다. 기사에는 피해 규모가 수백억원, 수천억원에 달하는 전세사기단들의 검거 소식 역시도 봇물 터지듯 하고, 최근 수사기관은 전세 사기 피의자들에게 단순 사기죄만이 아닌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까지 적용하였다고 한다.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2023년 6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어 피해자들의 구제를 위해 나서고 있다.다만 위와 같은 기사를 볼 때마다 전세사기단들이 검거된다고 해서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닐 테고, 전세사기특별법 역시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이 수정·보완
도민시론
정원선
202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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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가 암컷 새끼 2마리를 낳아 판다 푸바오에게 쌍둥이 여동생이 생겼다. 최근 한국에서 판다 가족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중국 매체들도 큰 관심을 보이며 중국 대사관과 중국 외교부 브리핑 소식을 담은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사육사들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밝히고 있다.아쉽게도 푸바오는 워싱턴 조약에 따라 만 4세가 되는 내년이면 짝을 찾기 위해 중국으로 갈 예정이다. 중국 반환 협상이 다음 달부터 본격 시작된다고 보도되면서 푸바오를 보기 위해 최근 에버랜드 ‘판다 월드’를 찾는 입장객이
도민시론
박응석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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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수상하다.자연은 변화무쌍하게 모습을 바꿔 계절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완성되는 시간의 흐름을 알게 해 줬다. 그럼에 봄은 따뜻하고 여름은 덥고 가을은 서늘하고 겨울은 추워 계절은 명확했다. 그 사이사이 꽃샘추위, 장마와 폭염, 태풍과 삼한사온도 있어 자연은 그렇게 계절의 균형을 잡으며 봄은 ‘온화’하고 여름은 ‘쨍’하며 가을 ‘청명’하고 겨울 ‘포근’했던 기억들을 남겼다.단어조차 이뻤다. 옛 계절은 그랬다.세상이 변해서 계절도 변했을까?언제나 뉴스 일기예보에서 최고 기온을 장식하던 춘천과 대구는 춘프리카, 대프리카(아프리카 같은 더
도민시론
변유정
2023.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