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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張德)은 치충(齒蟲)을 없애고 코와 눈 치료에 탁월했다. 죽을 무렵 의술을 여종 귀금(貴今)에게 전수했다. 나라에서는 그를 면천시켜 의녀로 삼고 두 명의 여의에게 의술을 전하게 했다. 하지만 비방(秘方)을 숨긴다는 고발이 접수됐다. 조정은 “의술을 전하지 않고 그 이익을 독차지하고자 함이 아니냐? 국문하겠다”고 했다. 귀금은 ”일곱 살부터 배워 열여섯살이 되어 익혔습니다. 그들이 익히지 못할 뿐입니다”라고 항변했다. 성종실록 1492년 6월 기록이다.조광일(趙光一)은 침술이 뛰어났다. 의술을 베푸는 것만으로 즐거워했다. 언제나
명경대
남궁창성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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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오늘(28일), 대구의 수성천변에서 장면 민주당 부통령 후보 선거 연설이 있었다. 당시 대구는 서울과 함께 야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었다. 마침 유세가 열리는 날은 일요일이었는데, 이승만 정권은 대구지역 학생들이 유세장에 몰려갈 것을 우려해 등교할 것을 지시했다. 학교측에서는 임시 시험을 치른다고도 하거나, 영화 관람이나 토끼 사냥을 해야 한다면서 학교에 나오도록 강요했다.이승만 정권의 등교 강요에 학생들은 “학원을 정치도구화 하지 말라”면서 항의했다. 유세날인 28일, 학교에 모인 학생들은 당국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명경대
천남수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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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은 ‘지각 눈’이 내리기로 유명한 곳이다. ‘입춘(立春)’ 절기가 한참 지난 뒤에 ‘눈 폭탄’이 쏟아진 사례도 적지 않다. 올해도 지난주부터 산간 지역에 최대 1m 폭설이 쏟아지면서 마을이 고립되고, 농업 시설물과 교통사고 피해가 속출했다. 주말을 잊은 제설 작업에 통행 불편까지,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2월에 대관령 등 산간에 쌓이는 눈은 지역적으로 매우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우선 매년 봄 건조기의 불청객인 산불 위험이 현저히 줄어든다. 실제로 영동지역은 눈 없는 겨울을 보낸 뒤 산불 악몽에 시달린 경험이 유난히 많다.
명경대
최동열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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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부정선거를 저질러 대통령이 직에서 내려오고, 정권이 붕괴돼 역사적 교훈으로 삼는 사건이 3·15 부정선거이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인터넷사이트(www.riss.kr)에서 ‘이승만 부정선거’라는 단어를 넣어 검색하면 직간접적인 관련 논문 100여편이 찾아진다. 연구논문 ‘1958년 5·2총선 연구 : 부정선거를 중심으로’를 쓴 김진흠 연구자는 이승만 정권하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에 방법과 정도 차이가 있을 뿐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세세하게 밝혔다.광복 이후 첫 선거인 1948년 5·10 총선과 1950년 5·30 총선에서는 입후보 방
명경대
박미현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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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향로봉에 살고 있던 용신은 배필을 찾기 위해 동해 용왕을 만났다. 용왕은 용신에게 그의 막내딸 용녀를 아내로 주겠노라 약속했다. 용신은 금강산이 녹음을 자랑하는 7월7일 용녀를 데리러 오겠노라 했다. 마침내 혼인날 용신은 바다에 이르렀다. 용왕의 딸은 용신을 남편으로 맞이하기 위해 용궁에서 나와 바다 위로 올라왔다. 용신을 맞으려던 그 순간 갑자기 거대한 태풍이 일어나 용녀를 덮쳤다. 용신은 주검이 된 용녀를 끌어안고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살아서 부부의 연을 맺지 못한 용신과 용녀는 바위로 변해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
명경대
이수영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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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 치하에서 시베리아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인민의 적’으로 낙인이 찍히는 것이었다. 러시아의 양심 알렉산드르 솔제니친(1918~2008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포병장교로 근무했다. 무심코 스탈린의 분별력을 의심하는 편지를 보냈다 1945년 말 투옥돼 10년 동안 수용소 생활을 했다. 그는 1962년 강제 노동 수용소의 현실을 다룬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발표하며 명성을 얻었다. 이어 스탈린 전체주의를 고발하는 ‘암병동’과 ‘연옥 1번지’를 탈고했지만 모두 출판이 금지됐다. 외국에서 책이 나오자 소련 정부는 1969년
명경대
남궁창성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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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헤어졌다.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도 있는 것. 우리는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한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말이다. 생명이 있는 것에는 반드시 죽음이 있다는 뜻의 생자필멸(生者必滅)과 함께 어떤 일이나 인간관계에서의 무상함을 이른다. “떠나가는 제 이름을/부르지 마십시오/이별은/그냥 이별인 게 좋습니다/남은 정 때문에/주저하지 않고/갈 길을 가도록 도와주십시오/그리움도/너무 깊으면 병이 되듯이/너무 많은 눈물은/다른 이에게 방
명경대
천남수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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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던 1975년 10월 14일, 전국의 신문은 ‘신작로(新作路)’가 열렸다는 소식을 앞다퉈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신문들은 국토의 동~서 횡단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는데 열광했다. 영동·동해고속도로가 동시에 개통하면서 서울~강릉 이동시간이 3시간 30분으로 이전보다 무려 5시간이 단축됐고, 서울~묵호(현재의 동해시)도 4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는 소식은 한동안 전국 신문에 도배되다시피 했다. ‘아침에 동해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해산물이 서울의 점심 식탁에 오른다’라거나 ‘당장 여름 해수욕객이 두 배로 늘 것’
명경대
최동열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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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방법원 인터넷사이트를 열면 첫 화면에 ‘우리법원 주요판결’이 나온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교묘해지는 사기사건을 비롯해 살인, 위증, 방화, 강제추행 등이 목록에 올랐으며 그 중 ‘모욕사건’이 있다. 이 모욕사건은 춘천 재판부에서 다룬 원심(2023노717)과 항소심(2023고정96) 2회에 걸친 선고를 알리고 있다. 사안의 개요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시비를 하던 중 지나가던 행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야, 이 ○○○야.”라고 큰소리로 욕설을 하였다는 모욕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임’이라고 소개돼 있다.1심에서는
명경대
박미현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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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판 베토벤이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월광’(피아노 소나타 14번, 작품번호 27-2)은, 사랑했던 제자이자 연인인 줄리에타 귀차르디에게 헌정된 곡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줄리에타 귀차르디와의 결혼은 여자 쪽 집안의 반대로 난항을 겪어, 베토벤은 자살할 생각까지 하고 유서까지 썼다고 전해진다. 월광 소나타는 달빛에 감동을 받아 썼다고도 하고, 귀차르디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작곡했다고도 한다. 달을 주제로 한 고전음악 중 베토벤의 월광만큼 유명한 곡은 드뷔시의 ‘달빛’일 것이다. 드뷔시의 여러 곡이 그렇듯, 달빛이
명경대
이수영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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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보이. 박찬욱 감독·최민식 주연의 21년 전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55일 앞으로 다가온 따끈따끈한 총선 논픽션이다. 여·야 모두 올드 보이가 고민거리다. 국민 눈높이 공천이 대의명분이다. 세대 교체와 세력 교체도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나서 올드 보이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2017년 대선 캠프 초창기 멤버인 문학진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용퇴를 요구했다고 한다. 연장선에서 서울 도봉갑 3선의 인재근 의원과는 따로 면담을 가졌고 인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386
명경대
남궁창성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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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명절 선물 중에서 비교적 저렴한 것이 김 선물세트였다. 참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뿌려 살짝 구운 김은 고소한 맛이 기가 막힌다. 당연히 밥상에서도 가장 귀한 반찬이었다. 요즘은 기계로 구워 나오는 김이 워낙 많다 보니, 맛도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김의 맛을 결정하는 어머니의 정성이 빠진 까닭이 아닐까 싶다. 김 요리의 으뜸은 김밥이다. 예전에 소풍 갈 때는 김밥 도시락이 기본이었다. 김이 귀했던 시절이었지만, 소풍을 가는 날이면 어머니는 김밥을 준비해 주셨다. 그런데 집마다 김밥의 수준은 달랐
명경대
천남수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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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오래 묵은 병이 다 나았다고 하니 기뻐하옵니다.’ ‘새해에는 무병장수하고, 재채기 한 번도 하지 않고, 날래게 뛰어다닌다고 하니 더없이 치하한다.’두 글은 조선시대에 실제로 사용됐던 새해맞이 연하 편지글의 내용이다. 앞의 것은 조선 19대 임금인 숙종이 고모인 숙휘공주에게 보낸 새해 덕담이고, 뒤의 것은 18대 임금 현종의 비인 명성왕후가 셋째 딸 명안공주에게 새해를 맞아 보낸 편지글의 일부이다.그런데 글의 표현 시제가 단추를 엇끼운 듯 어색하다. 현대적 인사 방식으로 본다면, ‘새해에는 묵은 병이 완쾌하기를 기원합니다’
명경대
최동열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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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어느 날. 춘추관 앞 한 카페에서 기자들이 봄볕을 즐기고 있었다. 경복궁 후원과 청와대 앞 광장은 화려하게 피어났던 벚꽃들이 무심하게 흩날리고 있었다. 정치부 기자들의 화제는 차기 대권주자였다. 반백의 한 선배가 입을 열었다. “문재인은 문종, 김경수는 단종, 결국 수양대군 세조는 이재명이 아니겠어?” 모두 박장대소했다. 당시 세간에는 사람 좋은 문재인 대통령이 386 운동권과 시민단체 출신 참모들에게 휘둘린다는 인식이 없지 않았다. 세종의 맏아들로 재위 2년 4개월 만에 병사한 문종과 문재인은 오버랩되고 있었다.
명경대
남궁창성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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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헌정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가 됐다. 지금은 여·야간 정권이 교체된다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그때까지는 평화적으로 정권이 교체된 적이 없다. 이승만 정권은 부정선거를 통해 장기 집권을 시도했지만, 1960년 4·19혁명으로 무너졌다. 내각제 개헌을 통해 집권한 민주당 정권은 1961년 박정희의 5·16 군사 쿠데타로 몰락했다.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1979년 10·26으로 종지부를 찍었다.박정희 사후에는 전두환의 12·12 군사 쿠데타로 다시 군부정권이 들어선다. 1987년 6
명경대
천남수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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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황제도, 근대화된 정부도, 어찌하지 못한 명절이 우리에게 있다. ‘설날’이다. 태양력이 국제 표준이 된 지금, 새해의 시작이 양력 1월 1일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우리 전통이 고수하는 설날은 요지부동, 음력 설이다.낯선 양력설(新正)의 첫 등장은 대한제국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종 황제가 을미개혁(1895년)으로 서양의 ‘그레고리력’을 도입하면서부터이다. 양력을 채택하고, ‘건양(建陽)’이라는 독자 연호를 사용한 고종은 그해 음력 11월 17일을 1896년 1월 1일로 선포하는 조칙을 반포했다. 그때부터 음력설
명경대
최동열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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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방법원에서 2021년 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재판이 열린 성범죄 건수는 무려 1353건에 달했다. 34개월 동안 재판 모니터링을 해온 춘천여성민우회 조사에 의하면 강원지역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피의자가 재판정에 서는 사건은 매월 평균 40건이다. 성범죄 사건 재판만 매월 40건이 진행된다는 사실이 충격을 던지고 있다. 강원지역은 인구가 적은 데다가 혼잡한 유흥가가 즐비하지도 않고, 익명성이 보장된 대도시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더 놀라게 된다.성범죄 유형 중 강간과 성추행이 가장 많은 586건으로 10건 중 4건꼴이
명경대
박미현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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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fado)는 1820년대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탄생한 음악 장르로 알려졌다. 처음엔 노래와 춤을 함께 했지만 점차 노래 위주로 정착되었다. 애절한 멜로디와 바다의 고된 삶, 빈자들의 인생을 다루는 가사로 공감을 얻어 왔다. 운명을 감수하고 체념과 슬픔이 불어 넣어진 음악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다. 짝사랑과 질투, 향수, 외지 생활의 어려움 같은 서글픈 감정뿐 아니라, 즐거운 일상도 노래한다. 파두 음악을 감상하려면 포르투갈 사람들의 정서인 ‘그리움, 향수, 갈망, 애틋함’의 정서를 담고 있는 사우다드(Saudade) 를 먼저
명경대
이수영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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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들개(Lycaon pictu)가 있다. 학명 리카온의 의미는 얼룩진 늑대라는 뜻이다. 정말 이름처럼 얼룩무늬가 얼루룩덜루룩하다. 아프리카 야생 갯과 동물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키 60~80㎝, 몸길이 76~120㎝, 몸무게 18~36㎏의 몸집을 갖고 있다. 크고 강한 앞어금니는 뼈처럼 단단한 음식도 와지끈와지끈 잘 씹어 넘길 수 있다.서식지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로 알려져 있다. 열대 초원이나 수목이 적은 지대에 주로 분포한다. 1990년 이후 국제자연보존연맹(ICUN)의 적색 리스트에 등재된 멸종위
명경대
남궁창성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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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개그콘서트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 ‘나를 술푸게 하는 사람들’이란 코너에서 취객이 던진 말이다. 이 말은 “국가가 나한테 해 준 게 뭐가 있냐”는 대사와 함께 사람들의 입길에 많이 올랐다. 술에 취한 사람이 뜬금없이 던진 말이지만, 승자독식, 국가 책임 부재 등 불합리한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풍자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1등이 되기를 원한다. 가장 앞서가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1등은 곧 1인자를 향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1인자가 되고 싶은 사람의 욕망은 민주사회라고
명경대
천남수
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