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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준비가 한창이던 2018년 1월 21일.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위해 사전 점검차 강릉아트센터를 방문한 삼지연관현악단 현송월 단장은 아트센터 직원이 “커피를 마시겠냐”고 하자, (믹스커피처럼) 섞은 것 말고 아메리카노를 달라고 했다. 이어 2월 8일 북한예술단 공연 때는 우리 측 인사들과 환담하면서 “강릉 커피가 유명하다고 들었다. 나도 강릉에 와서 커피를 많이 마셨다”고 말했다.뒤이어 올림픽 기간에 강릉을 찾은 북한의 장웅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도 화제를 낳았다. 동치미 막국수 두 그릇을 뚝딱 비운
명경대
최동열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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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50대 아재’라고 소개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이력이 없는 유튜버가 주인장인 ‘올빼미TV’. 한달 전에 나온 ‘혈세 퍼부은 강빛마을 전원주택 대폭락하고 유령마을 빈집 속출’은 조회수 146만회를 달성했고, 석달 전에는 ‘나는 자연인이다 실제 자연인의 리얼 상황’이라는 소재로 138만회를 기록했다. 먹방과 갖가지 유행을 콘텐츠로 내세운 가벼운 오락과 정보라야 구독자 10만명을 넘볼 수 있는 유튜브 세상에서 전국 곳곳을 직접 찾아 살핀 현장 영상과 토속어 억양의 차분한 내레이션만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2023년 4월 3일
명경대
박미현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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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선거의 가장 유명한 슬로건은 제3대 대통령 선거에서 탄생했다. 자유당 이승만 후보와 민주당 신익희 후보의 대결은, 양당이 나라의 명운을 걸고 치른 치열한 선거였다. 야당인 민주당 선거 구호인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기에 충분했다. 여당인 자유당이 현상공모까지 하며 맞선 구호는 “갈아봤자 별수 없다. 구관이 명관이다”였다. 이 선거에서 결국 이승만 대통령이 재선되긴 했으나, 민주당이 내건 구호는 한국 정치사에 깊이 새겨진 명 구호로 기억되고 있다. 이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화제가 된 슬로건이
명경대
이수영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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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판서를 만났더니 동몽교관 벼슬로 권필(1569~1612년)을 굴복시키려 하더군요. 그가 과연 나올까요? 형이 한번 물어봐 주십시오. 벼슬이란 때로는 가난 때문에도 하니까요.’ 허균(1569~1618년)이 선배 조위한(1567~1649년)에게 보낸 편지다. 그는 권필이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벼슬자리에 나올지 궁금했다. 지기가 호구지책(糊口之策)에 무너져 높은 뜻을 꺾을까 걱정했던 것이다.권필은 과거에 장원 급제했으나 기휘(忌諱) 문제로 자격이 박탈됐다. 그 뒤로 과거장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세상과 불화했던 그는 광해군 집권기
명경대
남궁창성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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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겨울은 12월부터 2월까지다. 지금이 겨울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겨울은 시베리아와 중국에서 한반도로 확장하는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하지만, 몹시 추운 날씨를 보인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기 때문에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수밖에 없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된바람과 차가운 눈이 내리는 시절이니, 곧 ‘북풍한설(北風寒雪)’의 계절이다. 엊그제 눈이 내린 후 추위가 들이닥쳤다. 이런 추위를 엄동설한(嚴冬雪寒)이라고 한다. 오죽했으면 겨울 추위를 ‘동장군(冬將軍)’이라면서 의인화했을까. 기왕 겨울과
명경대
천남수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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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아리 쓰리 쓰리 아라리요∼’로 시작되는 ‘강원도 아리랑’은 강원도의 대표 민요이면서 국민 애창곡이다. 가장 강원도적인 메나리토리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한오백년’도 이에 못지않다. 두 노래 모두 ‘가왕’ 조용필이 부른 가요가 대중적 인기를 더했다.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정선아리랑은 한민족 아리랑의 모태로 통한다. 채록된 가사 수만 1만여수가 넘어 현존하는 지구촌 최대의 구비문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 소리꾼에 의해 창작된 소리가 아니라 민초들의 삶 속에서 탄생해 면면히 이어진 생명력이 더 경이롭
명경대
최동열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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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순 천주교 원주교구장은 1974년 7월 6일 오후4시50분 항공기편으로 바티칸에서 귀국했으나, 근무처인 원주로 오지 못했다. 지금의 국가정보원격인 중앙정보부에서 비밀리에 연행해 가뒀기 때문이다. 7월 1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시국미사가 열려 정부에 항의한 결과 그날 밤늦게 풀려나긴 했지만, 자유롭게 나다니지 못하도록 주거제한 조치를 해놨다. 형사 피고인으로 비상군법회의에 출두하라는 소환 통보까지 받았다. 소환 당일인 7월 23일 연금상태에서 치료 중이던 성모병원 앞마당으로 나와 7월 양심선언을 발표했다.이날 양심선언은 올해 창립
명경대
박미현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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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에서는 아기 호랑이 ‘호돌이’가 마스코트로 등장했다. 국민 공모 과정에서 호랑이와 함께 까치, 진돗개, 청자 등 다양한 소재가 대상에 올랐으나 대다수 국민들은 호랑이를 선호했다. 호랑이가 너무 강한 이미지여서 걱정도 많았지만, 용맹스럽고 강인한 호랑이에서 친근감 있는 귀여운 캐릭터로도 재탄생했다. 호돌이는 스포츠·대회보조·민속 주제·그림문자로 나뉘어 제작되었는데, 스포츠 부문에서는 각 경기 종목에 맞게 형태를 변형시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정식 종목 23개와 시범종목인 배드민턴, 볼링, 장애
명경대
이수영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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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대학 졸업 후 입대했다. 부관부 과장님이 새 식구가 왔다며 회식 자리를 마련했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노래 부르는 시간이 돌아왔다. 계급순으로 한 명씩 일어나 한 곡씩 목청껏 불렀다. 아는 노래가 없어 안절부절못하는데 어느새 내 차례가 왔다. 숙맥처럼 유행가 한 소절을 모르던 나는 얼떨결에 국민학교 다닐 때 불렀던 ‘나뭇잎 배’를 노래했다.‘낮에 놀다 두고 온 나뭇잎 배는 /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 푸른 달과 흰 구름 둥실거리는 / 연못에서 사알살 떠다니겠지.’ 박홍근 선생 작사, 윤용하 선생 작곡의 우리
명경대
남궁창성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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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탈당과 입당’의 시간이다. 지난 연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탈당에 이어 새해 들어 국민의힘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허은아 비례의원이 탈당했다. 더불어민주당은 5선의 이상민 의원이 탈당했다. 그는 지난 8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11일 탈당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들의 탈당과 입당은 시작에 불과하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탈당과 입당이 봇물터질 것으로 보인다.당적을 갖는다는 것은 그 당이 지향하는 이념이나 정강정책에 동의하고,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명경대
천남수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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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일본 현지 취재를 할 때, 매장에서 식품을 사면서 유통기한을 살핀 적이 있다. 그런데, 포장지에 생소한 기한이 표기돼 있었다. 상미기한(賞味期限·쇼미키겐). 즉 식품의 맛이 유지되는 품질보증기간이다. 영어로는 Best before Date이다. 의아해하는 필자에게 동행한 기자가 “일본은 소비기한이나 상미기한으로 먹을 수 있는 기간을 표기한다”고 알려줬다. 자료를 찾아보니 EU(유럽 연합)는 소비기한과 품질유지기한을, 미국은 유통기한, 소비기한, 품질유지기한 가운데 선택해 표기토록 하는 등 선진 각국이 대체로 유통보다는 소비에
명경대
최동열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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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공급 과잉을 직접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택시감차제이다. 2022년 12월 23일 강원도에서 4개 시군 택시 감차계획을 제2022-481호로 고시했다. 강원도택시감차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감차 규모와 금액을 확정해 명시한 2023년도 택시 감축 규모는 강릉이 2022년 2대에서 23년 34대로 17배 늘어난 것을 비롯해 태백 14대, 삼척 8대, 평창 7대로 나타난다.그런데 불과 20여일 후인 2023년 1월 19일자 제2023-21호로 택시감차계획 도고시가 또한번 나왔다. 12월에 고시한 시군 중 강릉 택시 감차계획이
명경대
박미현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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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은 명언은 유명하다. “규칙 1, 돈을 절대 잃지 마라. 규칙 2, 규칙 1번을 잊지 마라.” 물론 워런 버핏 스스로도 돈을 잃은 적이 있다. 하지만 실수를 되돌아보고 다시는 같은 오류를 범하지 말자는 자신에 대한 충고와 다짐일지도 모른다. 버핏의 말이 아니더라도 주식 투자에 대한 격언은 차고 넘친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 호재가 반영되지 않으면 팔고, 악재가 반영되지 않으면 사라. 사서 오르면 팔고 쉬어라.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모두가 합창하면 주가는 반대로 움직인다. 달리는 말에 올
명경대
이수영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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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름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기자들과 한·중·일 3국으로 취재를 다녀왔다. 세 나라가 선린 우호와 공동 번영을 위해 설립한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TCS)이 기획한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이었다. 한국 4명, 중국 5명, 일본 4명 등 세 나라 기자 13명이 10여 일 동안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같은 호텔에 묵으며 같은 음식을 먹었다. 일본 교토, 중국 시안, 한국 경주와 서울을 여행하며 3국 간 교류 협력의 역사를 배우고 공통 분모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맨 처음 세 나라 기자는 낯설고 소통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아침
명경대
남궁창성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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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과 ‘노량-죽음의 바다’가 새해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새해 들어서 서울의 봄은 1200만 관객을 기록했고, 노량은 370만 명을 넘었다. 이들 영화는 역사가 스포일러다. 그런데 결과가 뻔한 이들 영화가 흥행하게 된 까닭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문득 두 영화의 공통점이 궁금해졌다.영화 노량은 1598년 12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전두환 등 군 사조직 하나회가 주도한 쿠데타가 배경이다. 이들 영화의 역사적 시차는 380년이지만, 대표적인 공통점은
명경대
천남수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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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의 백성 중 솜옷 입은 자가 아무도 없는데, 지독히 추운 때에 오랑캐 땅에 들어가게 했다가 큰 눈을 만나게 되면, 살아 돌아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조선 성종 10년(1479년) 11월에 선정전(宣政殿)에서 사헌부 대사헌 김양경(金良璥)이 임금과 오랑캐 정벌을 논의하다가 추위를 걱정하면서 한 말이다. 솜옷조차 구할 수 없던 그 옛날에 한겨울 혹한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조선 숙종 35년(1709년) 1월 실록에는 ‘고성 북쪽에서 함경도 경계까지 바닷물이 지난 섣달 초승부터 얼어붙었는데, 그 너비가 50
명경대
최동열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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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님에게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았는지, 한 아이가 훌쩍훌쩍 울고 있다. 그런 친구의 모습이 재미있어 입을 가리고 킥킥대며 웃는 아이의 모습도 보인다. 장가를 들어 갓을 쓴 학생도 눈에 띈다. 김홍도 그림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뛰어난 솜씨가 돋보인다. 천재 화가인 그의 그림이 높이 평가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조선 시대 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풍속화를 그렸기 때문이다. 그 시대 기록과 그림이 주로 산수화와 왕가, 양반들을 주제로 다루었으나 김홍도는 서민들의 일상을 놓치지 않았다. 그 중 ‘서당’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당시 훈장
명경대
이수영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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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을 대표하는 그림 가운데 하나가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Liberty Leading the People)’이다.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년)가 1830년 7월 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그렸다. 그림 한 가운데 여성은 ‘자유’를 상징한다. 한 손에는 프랑스 국기를, 다른 손에는 총검을 거머쥐고 있다. 시민의 탄생은 시민혁명을 예고했다. 태양왕 루이 14세로 상징되는 절대 왕정기 중상주의 정책으로 급성장한 부르주아 계급은 봉건제 타파에 나섰다. 1688년 영국 명예혁명, 1776년 미국 독립혁명을 거쳐 1789년
명경대
남궁창성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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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한말 사상가 곽태(郭泰)가 산책 중 한 사내가 지고 가던 지게에서 시루가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지게꾼 사내는 이를 무시하고 그냥 가던 길을 갔다. 이에 곽태는 사내에게 “여보시게 자네 시루가 떨어져 깨어졌다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사내는 태연하게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곽태는 “자네 전 재산이 다 날아갔는데, 왜 돌아보지 않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의 대답은 이러했다. “이미 깨어졌는데 돌아보면 무엇 합니까”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전 재산인 깨어진 시루를 바라보면서 한탄했겠지만, 그 지게꾼
명경대
천남수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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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만나는 반가운 음식으로 어묵만 한 것이 또 있을까. 아니 ‘어묵 국물’이라고 해야 정확하겠다. 칼바람이 옷섶까지 파고들어 한없이 몸을 움츠리다가도 뜨끈한 어묵 국물 한 컵에 기지개를 켜듯 따스한 온기가 온몸을 녹이니, 겨울을 위해 태어난 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깊게 우러난 국물 맛은 또 어찌나 진하고 구수한지. 서민들의 ‘소울 푸드’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흔히 일본 냄비 요리의 하나인 ‘오뎅(おでん)’으로도 혼동해 불리는 어묵은 사실 그 역사가 꽤 오래됐다. 조선 숙종 45년(1719년)의 연회 기
명경대
최동열
2023.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