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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천년의 축제 강릉단오제가 소리 없이 지나갔다.무더운 여름. 갑자기 지나간 단오제를 떠올리는 건 천년을 이어온 축제를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한 탓도 있지만 천년을 지켜온 축제도시에 걸맞게 과연 강릉이 천년의 도시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다.누대에 걸쳐 마을을 이루고 도시를 형성하면서 영동권 수부도시 강릉은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도시가 형성됐지만 수 천년 이어온 도시답게 강릉이 치명적인 아름다운 매력을 지녔는가? 이 물음을 놓고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백두대간 등허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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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배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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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미래 농촌마을의 모습을 묘사한 한 매체의 기사를 흥미롭게 본 적이 있다.여기서 2040년 어느 농촌마을은 그야말로 ‘사람없는 유령마을’로 그려졌다.20여년 전만 해도 노인들로 제법 북적였던 마을회관에 이어 50여가구가 모여살던 마을은 하나둘 빈집이 생기더니 이제는 주변이 모두 빈집이 돼 버렸다.마을에 아기 울음소리가 끊겼다고 걱정하던 것도 옛말이 됐고,그런 걱정을 하던 사이 농협도 파출소도 소방서,지구대도 없어지고 결국 면사무소까지 철수했다.우리나라 대부분의 농촌지역이 태어나는 아기는 없고,노인은 세상을 뜨고,젊은이들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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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202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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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즉통(窮卽通)이란 말이 있다.주역의 핵심 내용으로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를 줄인 말이다.‘궁하면 변하고,변하면 통하고,통하면 오래간다’는 의미다.여기서 궁(窮)자는 ‘곤궁하다’는 뜻이 아닌 ‘최선을 다하다’는 뜻으로,간절함이 내포되어 있다.간절함은 때론 기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삶의 기준을 바꾸는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 정선군민들의 오랜 간절함이 ‘궁즉통(窮卽通)’하면서 지역사회에 잇단 낭보를 전해주고 있다.지역주민 최대 현안이었던 폐특법이 2045년까지 20년 연장을 통한 시한부 족쇄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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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202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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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산업 전반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관광서비스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고착화돼 외부 충격에 취약한 강원 산업의 특성상 더욱 그렇다.강원 건설업은 2019년 기준 실질 총부가가치가 3조5226억원으로 도내 총부가가치 42조5741억원의 9.2%를 차지한다.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역경제 위기가 심화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건설산업 경기부양 효과는 매력적이다.코로나19에도 올해 건설업의 약진은 수치에서 잘 드러난다.강원 고용률이 63.5%로 코로나19 발생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5월 산업별 도내 취업자 수를 보면 건설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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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
202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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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오지’ 삼척이 변하고 있다.이달이면 삼척∼강릉간 동해선 고속화개량사업이 확정·고시되고,경기 평택∼삼척간 동서고속도로 개통 여부가 담길 ‘제2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2021∼2025년)이 발표된다.특히 동서고속도로는 이번에야 말로 국가 계획에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고무적이다.삼척을 포함한 강원 남부권은 석탄산업을 발판으로 대한민국 근대화에 앞장섰지만 고속도로 등 국가 차원의 SOC 분야 만큼은 철저히 소외됐다.정부는 지난 1997년 착공한 경기 평택∼삼척 고속도로를 18년만인 2015년 평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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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민
20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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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지역의 문화가 그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한 지표로서 그 상품가치를 인정을 받기까지는 무척 오랜 세월이 걸린다.지역내 잠재적 가치가 있는 전통과 문화를 표면으로 분출시켜 하나의 중요한 상품으로서 만들어 그 효용가치를 인정받기까지가 그 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해 준다고 볼 수 있다.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전국과 도내를 비롯한 각 지자체마다‘문화’를 활용한 지역 프로그램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작금은 전국이 있는 문화 지자체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지역의 독특한 문화가 지역발전과 주민소득개발,지역 알리기 등을 위한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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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원
202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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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지인을 만나 저녁식사를 하면서 한서장학회에 대해 들었다.1981년부터 40년동안 회원들의 회비로 131명의 인재를 지원했지만 2019년부터 금리인하 등으로 장학금을 주지 못해 회원 22명이 지난 1월 상가를 매입해 임대료를 받아 장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어린 학생들의 장학금 마련을 위해 부동산까지 매입하는 열의에 놀랐다.한서장학회 이야기를 듣고 지난해 3월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때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우리나라에 마스크 100만장을 주면서 상자에 적어 유명해진 산수지린 풍우상제(山水之隣 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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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혁
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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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짹이 할머니와 까불이 친구 분,막걸리집 아저씨와 면사무소 직원들,그리고 원천상회 사장님….얼마 전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화천 원천리 주민들은 방송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화제다.인상 좋고 맘씨 고운 원천상회 사장님의 아름다운 후일담이 무성하다.요즘에는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상회로 이어진다고 한다.이 때문인지 화천군은 방영 후 한달새 관광객 방문이 39.2% 늘어 도내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는 도관광재단의 조사도 나왔다.화천군 하남면사무소 옆 원천상회 단골손님들의 이야기를 다룬 ‘어쩌다 사장’은,그저 시청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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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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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철원지역 곳곳에서 주민들의 릴레이시위 장면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시위는 국방개혁2.0 정책에 따른 철원지역 3사단과 6사단의 이전 계획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릴레이시위로 6월 현재 60회를 넘어서고 있다.철원지역 주민들이 이처럼 이례적으로 3개월 이상 장기 릴레이시위를 이어가는 것을 보면 3사단과 6사단의 이전 반대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으며 주민들의 생존권과 지역경제의 몰락에 대한 걱정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철원지역 주민들의 릴레이 시위는 3사단사령부가 위치한 철원군 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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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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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말이 있다.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이 말은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가 삶긴다(狡兎死走狗烹)’는 뜻으로 필요할 때 이용하다가 필요가 없어지면 버리는 것을 비유한다.이 말이 요즘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2018평창동계올림픽 메달플라자 광장에 현수막으로 걸려있다.물론 주민들의 분노가 담긴 다양한 문구의 현수막과 함께다.2018평창동계올림픽 주 개최지인 평창군 대관령면 주민들은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의 지역 주 사무소 설치 문제로 단단히 화가 나 있다.이유는 201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조직위가 최근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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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태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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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영월 곳곳이 부쩍 시끄럽다.마치 다양한 종류의 학문과 철학이 경쟁한 중국 춘추전국시대 백가쟁명(百家爭鳴)을 연상케 한다.영월은 하늘의 별 뿐만 아니라 별별 문화와 별별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이들이 한 목소리로 누구나 별이 되어 별처럼 빛나는 문화도시 영월을 만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영월군은 지난해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제3차 예비문화도시 선정에 도전장을 던졌다가 아쉽게 탈락했다.그러나 탈락의 아쉬움에 머무르지 않고 올해 4차 예비문화도시 선정을 위해 군민이 주체가 되어 생활문화부터 다시 한걸음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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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기준
202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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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를 살면서 더욱 그런 느낌이다.감염병 확산이 우려돼 가급적 약속을 하지 않으려 애쓰고,때론 보고싶은 사람이 있어도 꾹꾹 눌러 참고,화급을 다투는 일이 아니면 후일에 만나자며 뒤로 미뤄놓지만 한두번쯤 연기를 하다 보면 인간관계가 무너지고 찾던 사람도 동이 날까 싶어 날을 정하게 된다.약속 날엔 예전에 하지 않던 일들을 하게 된다.마스크는 기본으로 챙겨 써야하고 혹시 줄이라도 끊어지거나 마스크를 챙겨오지 않은 일행을 위해 여유분도 재킷 안주머니에 더 챙겨간다.집 밖을 나설 땐 혹 미열이 있는지 집에 사둔 체온계로 자가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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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배
202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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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불혹의 나이가 된 태백시는 여전히 외부 요인에 의해 극심한 부침을 겪고 있다.90여년 전 일제강점기 당시 석탄이 발견되며 조용한 산골마을에서 탄광도시로 변모했던 이 지역은 광복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을 계속,지난 1981년에는 삼척군에서 장성·황지읍을 분리해 태백시로 탄생했다.이때만해도 새로 태어난 태백시가 인구 30만 이상의 강원남부권 대표도시로 순탄하게 성장할 것을 의심하는 주민은 하나도 없었다.그러나 1980년대 중반 국제유가 하락 등 외부 요인으로 석탄의존율은 뚝 떨어지며 장밋빛 전망은 사라졌다.특히 정부가 석탄산업 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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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호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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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예 공군조종사로 구성된 블랙이글스 특수비행부대의 마술 같은 곡예비행공연은 국군의 날뿐만 아니라 각종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초청받으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하지만 블랙이글스의 부대사는 그리 순탄치 않았다.1953년 10월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블루사브레(BLUE SABRE)라는 명칭으로 관람객에게 특수곡예비행의 첫 선을 보인 이후 1967년 블랙이글로 공식 창설됐지만 이때만 해도 국군의 날 공연을 위한 비상설팀이었다.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간 활동이 중단됐다가 1994년 12월 대한민국 유일의 상설 곡예비행팀으로 재창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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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현
202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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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새해를 맞아서 도내 시군들은 지역균형발전의 성공모델로 도시재생사업에 적극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인구 감소,산업구조의 변화,도시의 확장,주거환경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새로운 기능 도입과 지역자원을 활용해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켜 보자는 취지에서다.도시재생을 추진중이거나 추진하려고 하는 지역 대부분은 한때 지역을 대표하는 상권 중심지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일익을 담당했던 곳들이다.이들 지역은 점차 인구 증가와 경제규모 확대로 도심 규모가 팽창하면서 상권 이동,인구 분산 등의 공동화 현상이 발생,생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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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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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수도권 공화국’이다.그렇지만 반발 동력은 예전만 못한 느낌이다.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코로나19라는 블랙홀 때문이기도 하고,규제완화가 반복되다보니 무감각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수도권 비대화를 막을 수 없는 것이 지방의 현실이라면 대안을 찾는게 덜 소모적일 거라는 회피일수도 있다.심리학에서 말하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고 할까.그래서 요즘 정부가 밝힌 행정수도 완성과 공공기관 추가 이전 소식은 더 솔깃했다.수도권 인구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민의 절반을 넘어서고,정부가 서울 집값 잡겠다고 여기저기 신도시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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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
20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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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저출산 극복사례 취재를 위해 일본 돗토리현에서 20여 분 거리에 있는 세이키지구 고쿠초마을을 방문했다.인구 53만명에 불과한 돗토리현은 일본 43개현 중 가장 적은 광역자치단체다.2000년대 중반 청년 유출과 저출산으로 인구 60만명이 무너지면서 지역소멸의 위기감이 감돌기도 했다.이런 작은 도시가 2017년 출산율 전국 7위(1.66명)로 껑충 뛰어오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돗토리현의 여러 변신 요인 중 보육원 중심의 마을회생정책을 꼽을 수 있는데 전형적인 농촌 고쿠초마을이 대표적 사례다.지자체가 전략적으로 육성한 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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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현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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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일상에서 사용해본 적 없는 생소한 단어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바로 비접촉이란 단어다.당시 기자는 춘천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를 마치고 도로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오토바이와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어디서 튀어나왔는지도 모르는 오토바이는 내 차량 후미와 충돌 직전 급제동 후 넘어지면서 운전자는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인근 파출소로 신고해 사고처리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비접촉 교통사고라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수년이 지난 후 비접촉이란 단어가 요즘 세상의 화두로 회자될 줄 상상조차 못했다.코로나19 이후 인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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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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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현재와 미래가 교차하는 삶을 살고 있는 느낌이다.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세상으로 양분되면서 문명 대전환을 맞이할 것이라는 말들이 회자되면서부터다.팬데믹의 충격과 공포속에서도 냉철한 현실 분석을 통해 문명사의 패러다임을 꿰뚫는 통찰을 담론하듯 말이다.1999년 새로운 1000년을 앞두고 ‘밀레니엄’이 전세계에서 가장 핫한 단어였듯 지난 3개월여간 지구촌의 최대 화두는 ‘코로나19’였다.‘코로나19’는 미래에도 우리 삶에 있어 불편하고 위험한 동반자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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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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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7월 하늘은 감청색이다.투명한 대기를 뚫고 쏟아져 내리는 햇볕은 대륙을 달군다.바다만큼 거대한 바이칼의 짙푸른 물결은 하루종일 하늘을 닮아있다.물가 모래언덕을 차지한 분홍 바늘꽃은 바람결에 꿀벌들과 춤을 춘다.짧은 여름이 아쉬운 백색신사 자작나무의 푸른잎은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손바닥 거울이 된다.바이칼이 잉태한 안가라 강기슭 침엽수림은 한낮에도 어둑하다.뜨거운 젊은이들은 시린 호수로 몸을 날려 하늘과 하나가 된다.알혼섬으로 가는 여객선 선창에 오르던 낯선 여인들이 가물가물 아지랑이가 되어 저멀리 바다로 사라진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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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창성
2020.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