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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꺾고 셔터를 누르다 결국 무릎을 꿇었습니다. 나름 예의를 갖췄지요. 그러나 허사였습니다. 땅에 맞닿은 홍자색 꽃은 자신의 모습을 쉽사리 내주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봤으면 참 우스꽝스러웠을 겁니다. 허리를 굽혔다 폈다 무릎을 꿇는 모습이. 그런데 말이죠. 이 약초의 심술(?)은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무릎을 꿇었는데도 냉담 그 자체였으니까요. 결국, 큰절을 올려야 했습니다. 아니, 오체투지를 하고서야 그 모습을 렌즈에 담을 수 있었지요. 족도리풀, 세신(細辛)으로 불리는 이 약초의 콧대(?)는 이처럼 셉니다. 물론 이해는 됩니
칼럼
강병로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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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탄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전세 사기 사건’으로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발의됐다. 특별법에 따른 피해자로 인정된다면, 경매 시 우선매수권 부여, 공공임대주택의 입주, 저금리 대출 등을 받게 되지만, 피해자 범위 및 구제 방식 등에 있어 여야의 입장 차이가 커 난항을 겪고 있다. 월세 없이 보증금만으로 집을 빌려주는 전세제도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이용한 이자 소득이나 투자를 가능하게 했고, 세입자 입장에서는 내 집 마련의 가교 역할을
칼럼
임미선
202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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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지난 2013년 10월 21일 국회 법사위원회의 서울 고검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에서 배제되는 등 국정원 수사에 외압이 심각했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윤 지청장의 소신발언에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발끈했다. 정갑윤 의원은 “대한민국 검찰 조직이 세간의 조폭보다 못한 조직으로, 이것이 무슨 꼴이냐. 증인은 사람(채동욱 전 검찰총장 지칭)에게 충성하는 것이냐?”라고 거칠게 물었다. 이에 윤 지청장은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
칼럼
천남수
20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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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해시는 사계절 전지훈련 명소로 주목받으며 전국 체육인들이 몰리고 있다. 스포츠 전지훈련 팀 유치는 지역의 스포츠·문화·관광상품 연계로 관광객 확보와 관광수익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전지훈련 팀을 통해 관광 자원을 홍보하고 더 많은 방문을 유도하는 등 관련 산업 육성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전지훈련 팀이 단기 스포츠 이벤트 참가자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장기간 지역에 체류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주민 소득창출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 하지만 동해시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칼럼
최명관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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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자랑인 소양강댐은 춘천시 신북읍과 동면 사이에 건설된 수력댐으로 1967년 4월에 착공해 1973년 10월에 완공됐다. 높이 123m, 제방길이 530m, 총 저수량은 29억t으로 진흙과 돌로 만들어진 사력 다목적댐이다. 소양강댐 건설 당시 공사용 가도로 설치된 세월교는 댐 사면으로부터 2㎞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댐 수문이 열리면 물이 교량을 넘친다고 해서 세월교(洗越橋)라 했다. 콘크리트 노면 밑에 놓인 원형관이 콧구멍을 닮았다고 하여 콧구멍 다리로 불리기도 한다. 세월교는 춘천의 낭만 자산인 물안개 공장으로, 여름
칼럼
양숙희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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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받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일하라고 뽑아놨더니 코인에 코 박고(?) 투기에 열을 올립니다. 국민적 원성과 박탈감은 아랑곳없이 본인의 억울함을 호소하는데 도대체 뭣이 중한 줄 모르는 모양입니다. 한때 ‘중꺾마’가 유행했습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던데 여의도 ‘꾼’들에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돈’이 전부인가 봅니다. 오로지 ‘돈’을 위해, ‘돈’을 쫓아 교묘히 법을 만들고 규정을 고치려 합니다. 이쯤 되면 뭔가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단 하룻밤만이라도 도깨비와 지내게 하면 어떨는지. ‘돈벼락’에 맞아 패가망
칼럼
강병로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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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바다, 호수, 온천이 어우러진 대한민국 최고 관광도시인 우리 속초시는 공식적인 주민등록상 인구와 달리 유동인구는 계속해서 크게 늘고 있다.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의 완전 개통과 2027년 완공예정인 동서고속철도 개통으로 이런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접근성 향상으로 속초의 관광 여건은 여러모로 개선되고 있고, 대형 건축물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나, 정작 주인인 속초시민의 삶의 질은 개선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2027년도에는 현 속초시 교동 776번지 일원에 있는 속초중학교가 조양동으로 이전될 예정이라고
칼럼
김여진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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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gwon is special.특별한 것은 유일무이하고, 나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을때 우리는 이를 ‘특별함’이라고 부른다.강원도는 특별하다.강원도는 전세계 유일분단도다.강원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녔다.강원도는 세계적인 생태보전지역 DMZ가 있다.강원도는 수도권의 상수원이다.그래서 강원도는 특별하다.그러나 강원의 특별함은 역설적으로, 강원도에 족쇄를 채웠다.강원도내 산림·환경·군사·농업 등 4대 핵심규제에 따른 토지규제 면적만 2만1890㎢로, 경기도 면적의 2.2배다.개발이 어려운 군사보호구역, 산악지대 등이 많다보니 ‘강원도
칼럼
박지은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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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다양한 평가가 쏟아졌다. 윤 대통령도 9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출발점은 과거 정부에 대한 평가에서 출발한다”면서 평가의 기준이 전임 정부와의 차별성에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외교, 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뤄진 분야도 없다”고 자신하면서 ‘지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이 실질적으로 재건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펼친 정상 세일즈 외교 성과도 내세웠다. 그런데 지난 2일 출입기자 오찬 당시 윤 대통령은 “취임 1년 동안
칼럼
천남수
20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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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번성’했던 ‘광장’은 ‘폐허’다. 이제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어딘가에 마련된 메타버스에 손쉽게 탑승하고, 세상 모든 지성을 다 모아놓은 AI와 소통하는 것이 일상이 된 세상. 오랜 관습을 벗기란 쉬운 것이 아닌데, 사람들은 어느새 또 다른 세상에서 잘도 살아간다.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라는 이름으로 재정립된 사회는 기존의 공간을 재해석해 놓았다. 갇혀있던 일상을 뒤로하고 무조건 바깥으로 내달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점점 더 자신만의 세계로 침잠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안과 밖을 구분하지
칼럼
박희준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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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입춘인 2월 3일이나 4일이면 공식적으로 봄은 시작된다. 봄이 깊어질수록 상춘의 여흥은 둘째치고, 여지없이 찾아오는 감기 증상으로 한 두 달 넘게 고생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감기는 다양한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의 코와 목, 후두 등이 감염 돼 콧물, 코막힘, 재채기, 기침, 인후통과 함께 발열이 동반될 수 있는 급성기질환이다. 모든 증상은 대체로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좋아진다. ‘약을 먹으면 1주일, 약을 안 먹으면 7일 만에 낫는 것이 감기다’라는 농담이 있으니 말이다.그러므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2주 넘게 지
칼럼
김상하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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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의 지저귐이 대단합니다. 꿩, 비둘기, 직박구리, 박새, 딱따구리, 산까치가 저마다의 울음으로 짝을 찾아 둥지를 틉니다. 거부할 수 없는 숲속의 사랑! 새들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숲엔 활력이 넘치지요. 그뿐인가요. 새들의 노랫소리가 합창으로 바뀔 때마다 봄 숲엔 윤기가 흐릅니다. 이즈음 아이들은 새둥지를 찾아 알을 살피고 어린새끼의 아우성을 듣곤 했지요. 아낙네들은 다래순과 돌나물, 어수리, 고사리, 고비 등을 찾아 고된 하루를 보내곤 했습니다. 공존과 상생의 공간! 그러나 숲의 생명은 어느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지요. 끊임없
칼럼
강병로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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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한미정상회담이 해외에서도 부러워할 정도로 그야말로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 더불어민주당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양국의 빈틈없는 긴밀한 공조로 연합 방위태세를 더욱 공고히 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라는 양국 간의 공동목표를 확인함으로써 ‘한반도 평화 동력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평가했다. 특히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양국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40여 년 만에 미사일 규제를 완전 종료함으로써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4대 그룹이 미국에 44
칼럼
천남수
202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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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신장)은 소리 없는 침묵의 장기이다. 우리 몸에서 장기의 침묵은 병이 들었을 때에도 좀처럼 통증이 없다는 얘기이니, 일견 좋아 보이는 듯하나 실상은 병이 들어도 그 심각함을 알지 못하게 되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기도 한다.소변 검사는 그러한 침묵의 장기인 콩팥의 내면을 볼 수 있는 매우 좋은 검사이다. 혈뇨는 소변에 피가 섞이는 증상이다. 선홍색의 소변 또는 소변 내 피가 엉기는 소견은 요로결석이나 비뇨기 종양의 가능성을 나타내므로 즉시 비뇨의학과 진료를 볼 필요가 있다. 눈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검사에서 혈뇨가 지속적으로 나오
칼럼
김재석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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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지역의 상경기가 악화하여 점포에 붙어있는 ‘임대’ 문구를 자주 보게 된다. 보통은 본격적인 봄 시즌을 전후해서 비어있던 상가들이 새로운 점포의 주인으로 채워지고, 의욕적으로 시작해 보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하지만 몇해 전부터는 봄이 와도 그런 움직임을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점차 임대를 알리는 문구만 늘어나는 풍경에 이곳을 지나는 주민들의 마음까지도 가라앉게 한다.지역의 상경기를 살려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사랑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한 지류와 카드 상
칼럼
이광재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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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더 글로리’ 이야기다. 드라마를 다 본 다음 마음속에 남은 이는 처절하게 추락한 연진이도, 끝내 복수를 이룬 동은이도 아니었다. 내게 끝내 남은 자의 얼굴은 가해자들에게 벗어나지 못한 채 항상 메마른 얼굴을 하고 있던 경란이었다. 피해자들의 시원한 복수의 칼춤도, 가해자들의 추락의 쾌감도 드라마가 끝난 순간 금세 휘발됐지만 내내 무력해 보이던 경란의 표정만이 마음속에 질문처럼 남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주경야독 끝에 대학에 가고 교사가 되어 복수를 성공한(틈틈이 바둑도 배워야 하는) 동은이는 주변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
칼럼
노현아
20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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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돕고자 하는 새로운 사람들이 있다.(중략)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키에프 정권에 무기를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이 나라 국민들이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북한에서 최신 러시아 무기를 볼 때 무엇이라 말할지 궁금하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대통령까지 지냈던 메드베데프 러시아 연방 안전보장이사회 부의장의 발언이다. 그러면서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 받은 대로 갚아주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 말은 한국의 입장 변화에 대한 경고로 보이지만, 뉘앙스는 매우 격렬하고 공격적인 반응이
칼럼
천남수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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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원도 어업지도선은 현재 심각한 노후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동해 조업한계선 위쪽의 저도 및 북방어장에서 어선 피랍 예방 등 국가 사무를 대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업지도선 건조 시 국가 예산을 전혀 지원받지 못하고 있어 국가 보조금 관련 시행령 개정으로 조속한 국비 반영이 이뤄져야 한다.강원도 어업지도선의 주요 임무인 저도 및 북방어장 등 접경수역에서의 어선 월선 및 피랍 예방 등 안전지도 업무는 분명 국가 사무임에도 강원도 어업지도선이 대신 수행하고 있다. 이는 연평도 등 서해 접경수역에서 어업인 보호를 위해 2척
칼럼
강정호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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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청명과 한식은 꺼져가는 생명을 두어도 새싹이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만물이 생동하는 절기이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모든 사람이 봄을 만끽하는 가운데 동해안에는 매년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온다. 바로 ‘산불’이다.우리나라 봄철은 기후가 건조하고 강풍이 잦아 작은 불씨가 산불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일이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강원도 동해안의 경우 양간지풍의 영향으로 한 번 산불이 나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다.최근 10년 동안 전국 산불 총 5352건의 한 건당 피해 면적은 6.7㏊인데 반해, 동해안
칼럼
권혁열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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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연두 치마를 걸쳤습니다. 아낙네의 봄이지요. 그러나 조심! 계절의 변덕은 어쩔 수 없습니다. 경계해야 합니다. 어린싹의 운명이 햇볕과 땅의 변화에 달렸으니 당연합니다. 봄 봄 봄! 잔치를 열어볼까요. 한반도의 자생식물은 4500여 종! 이 가운데 2500여 종이 식탁에 오를 수 있으니 매일 한 가지씩 먹어도 7년의 세월이 걸립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약용식물은 1200여 종! 알면 약초, 모르면 독초! 이 봄, 그 맛의 비밀을 벗겨 보시지요. 미처 알지 못했던, 알아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산나물은 우리의 식탁을 풍요롭고 건
칼럼
강병로
2023.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