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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의 첫 만남은 무척이나 당혹스러웠다.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따라 한치의 어긋남 없이 차를 몰았는데도,농로 처럼 비좁은 길을 한참을 들어갔다.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멀찌감치 교행 공간에서 기다려야 했다.“이거 뭐지,길을 잘못 들어섰나”하는 불안감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던 때,마을 안내판이 나타났다.경기도 화성시 ‘백미리 어촌체험마을’.한해 20만명이 몰려들어 해산물 채취에서부터 전통어업과 해양레포츠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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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열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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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민사회인가.여야를 막론하고 시민이 화두가 됐다.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 시민사회를 성장의 주체로 삼겠다고 하고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각정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은 시민에게 권력을 넘기겠다고 한다.시민사회 중심의 직접민주주의가 대세가 된 듯한 느낌이다.사실 시민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좀 복잡하다.무엇보다 시민사회라는 용어 자체가 애매하다.변화의 대안으로서의 시민사회와 기득권화된 이미지가 중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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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록
20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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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 순하게 나와 제 엄마에게 효도하니 ‘효순’이라 불렀다.자라면서 부모가 몹시 사랑하여 일부러 혀짤배기소리로 부르다 보니 ‘호뚱’이가 되었다.더 자라 검고 부드러운 머리털이 나풀나풀 이마를 가려 마치 게의 앞발에 난 털과 같아 ‘게앞발’이라 했다.엄마 아빠가 혹 다투면 옆에 와서 귀여운 미소로 마음을 풀어 주곤했다.또 아빠 엄마가 혹 때가 지나도록 밥을 먹지 않으면 애교스럽게 “진지드셔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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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창성
20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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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2017년6월14일 청와대서 열린 전국시도지사간담회┃문재인 대통령=대선때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그 방안중 하나로 자치분권 국무회의라고 불리우는 ‘제2 국무회의’를 신설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 장면2.2017년10월26일 여수 세계박람회장서 열린 전국시도지사간담회 ┃문재인 대통령= 이제는 자치와 분권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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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인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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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후 강릉의 모습을 많이들 궁금해했다.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달라진 도시 위상과 시설 인프라를 토대로 비약적 발전을 이룰 수 있겠다는 기대에서 변화된 강릉을 미리 그려보는 사람들이 많았다.그러다보니 올림픽은 강릉발전의 역사적 변곡점으로 인식됐다.설레고 들뜰만도 했다.KTX 강릉선이 개통되면서 1시간 30분이면 서울 도심에서 강릉 바닷가에 닿을 수 있는 신기원이 열렸다.말그대로 ‘교통혁명’이다.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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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열
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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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분위기가 한층 달아 올랐다.휴전선에 인접해 있는 양구·철원·화천·인제·고성 등 접경지 5개지역 주민들은 남북의 평화 분위기가 다른 지역보다 더욱 실감나게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또한 접경지 지자체들은 이런 기회를 지역발전의 계기로 삼아 대북에 관련된 사업이나 계획을 서둘러 구상해 나가고 있다.이런 가운데 북한의 내금강과 가장 인접한 양구에서는 북으로 향하는 국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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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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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그리고 있는 ‘빅픽처’는 무엇일까? 지난해 한여름 괌 미군기지를 타격하겠다고 공언하며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북한이 불과 반년도 안돼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화해 제스쳐를 취했다.동계올림픽이 남북 해빙무드의 도화선이 되며 지난달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됐고 서로 ‘핵 버튼’ 위협을 하던 김 위원장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달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세계평화를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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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섭
201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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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가 문득 생각난다.영화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로 올라간다.미국 뉴올리온스에서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 아이가 태어나는데,이름이 벤자민 버튼이다.벤자민은 부모에게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내는데,점점 나이를 먹을수록 본인이 젊어진다는 사실을 알게된다.12살이 되어 60대의 외모를 가지게 된 그는 어느 날 소녀 데이지를 만난 후 잊지 못한다.청년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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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20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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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나는 신작로가 있었다.마을의 중심 도로지만 흙과 자갈로 만들어진 신작로는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먼지가 뿌옇게 날아 올랐다.어쩌다 버스가 지나면 먼지는 하늘을 뒤덮을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아 길 옆을 지날 때면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눈을 감은 채 한참동안 등을 돌려 숨을 참고 먼지가 사라지길 기다려야 했다.연거푸 차가 지나갈 때면 숨은 턱에 차 올랐다.그럴 때면 지나간 버스가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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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배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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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묵은 살구나무 아래 작은 집 한채가 있다.방에는 횃대,시렁,안석 그리고 책상이 3분의 1을 차지한다.손님이라도 몇 사람이 오면 무릎을 맞대고 앉아야 하는 너무도 좁고 허름한 집이다.하지만 주인은 이 집을 평안히 여기며 독서하고 구도할 뿐이다.내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이 하나의 방 안에서도 몸을 돌려 앉으면 방위가 변하고 명암이 달라지네.구도란 다만 생각을 바꾸는 데에 있으니,생각이 바뀌면 모든 것이 이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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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창성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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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다.남북을 가시철망으로 70년이나 갈라놓은 155마일 휴전선을 단숨에 뽑아 버리는 꿈.양양역에서 원산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에 올라 며칠 밤을 달려 바이칼호에 ‘풍덩’하고 뛰어드는 바람.금강산 마하연에 올라 절집주인 준대사와 동자승의 선문답을 시공간을 초월해 지켜 보는 공상.그리고 2001년 중국 선양에서 만나 짧게 인연을 나눴던 평양음대 출신의 최옥미와 더 늙어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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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창성
20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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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병들의 외출·외박구역을 제한하는 ‘위수지역 폐지’ 문제가 연초부터 접경지역을 한바탕 휘몰아치더니 지금은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지난 2월 국방부가 군적폐청산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군인들의 ‘외출·외박구역 제한제도’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촉발된 ‘위수지역 폐지’ 논란은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도내 5개 군을 비롯해 경기도 지역인 인천 옹진·강화, 경기도 김포·파주·연천 등 10개 접경지역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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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인
201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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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반말보단 정겨운 존댓말을… 아들! 우리가 가족 될께요… 바가지 불친절 오명 이제는 벗자!’.절박한 문구를 담은 현수막들은 요즘 화천 읍내뿐 아니라 강변과 외곽도로에 병풍처럼 걸려 있다.지역 상인들과 사회단체가 그간의 불친절에 대해 반성하고 자정을 다짐하는 의지를 군장병과 면회객들에게 전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런 낯선 봄 풍경은 한편으로 접경지 경제의 현주소를 읽게 하는 자화상이기도 하다.올해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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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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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지 20여일이 지났다.역대 최다 국가,최대 관중,가장 안전한 올림픽으로 캐나다 일간지 더 스타(The Star)로 부터 ‘문제가 없는 것이 문제’라는 등 외신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폐막과 함께 올림픽 개·폐회식장과 메달플라자 등 올림픽스타디움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철거거작업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수많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기쁨과 감동을 안겨줬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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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태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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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이 끝난 뒤 보인 김아랑 선수의 환한 미소는 아직도 기억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의 명장면이다.경쟁자였던 최민정의 우승을 축하하는 언니의 격려는 경기장의 관중과 국내외 팬들에게 올림픽 정신을 웅변하는 한 컷으로 남겨졌다.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동료의 승리를 축하하는 모습은 스포츠맨십의 정수를 보여줬다.강릉 아이스아레나를 감동의 공간으로 만든 또 하나의 장면은 스피드 스케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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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20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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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강릉 성내동 택시부광장 부근 빵집을 찾았다.강릉사람이라면 ‘아∼그집’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이름난 빵집이다.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아직 해가 중천인데 진열장에 빵이 없다.그냥 한두가지 도너츠 정도만 남아있는 상황.그런데도 사람들은 계속 가게 밖으로 줄을 섰다.대충 도너츠 몇개를 챙겨서 골목길을 나서며 “무슨 빵 가게에 빵이 없어∼”하면서 불만반,놀라움반을 섞어 혼자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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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열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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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전 일이다.강원출신 출향 공직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 인사를 하며 덕담을 나누는 자리가 세종시에서 있었다.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유산으로 남을 ‘평화의 벽과 통합의 문’에 평화 메시지를 적는 시간이 주어졌다.참석자들은 하나 둘 평창 평화올림픽을 기원하며 메시지를 써 내려갔다.하지만 한 분만은 정중하게 사양했다.“죄송합니다.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평화’라는 단어에 강한 거부감을 내보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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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창성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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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올림픽이 자칫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강릉시는 지난 달 31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올림픽 개막전야축제로 기획된 ‘파이어 아트 페스타2018’ 프로그램의 핵심콘텐츠인 ‘파이어 퍼포먼스’를 불허한다고 밝혔다.경포해변에 설치한 대형작품을 불태우는 과정에서 자칫 산불 등 화재위험이 높다는 게 주이유다.이로 인해 당초 오늘(2일) 저녁 예정된 문화올림픽 전야프로그램은 사실상 버닝퍼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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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현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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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침대에 누워 두발을 높이 들어봤다.몇해전 한쪽 발목을 삐어 시큰거린 이유이기도 하지만 요즘 이 두발로 어디를 다녔는지,앞으로 또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이 들었다.무엇보다 내 인생의 발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 궁금해졌다.발은 늘 내 신체의 일부로 심장에서 가장 먼곳에서 노동력을 발휘할 뿐 몸을 지탱하고 있는 수고로움을 잊고 살았다.삔 발의 아픈 부위가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는 탓에 다른 한쪽 발에 의존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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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배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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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지 어언 20년의 시간이 흘렀다.지난 1999년 평창에서 열린 99동계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고 곧이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며 유치활동이 펼쳐졌으니 올해로 20년이다.처음 2010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했던 지난 2003년은 그렇다 치고 모두가 유치될 것으로 확신했던 2014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던 지난 2007년 7월 5일 아침.세계 유수 언론의 이목이 집중됐고 군민들로 가득 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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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태
2018.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