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호
- 승인 2021.07.21
- 5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농촌에 인력난이 심각해지면서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의 인건비가 크게 오르자 외국인 근로자들이 돈을 더 준다는 농가를 찾아 야반도주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춘천시 신북읍에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심모(57)씨는 올해 방울토마토를 수확하지도 못하고 농사를 포기했다.
지난 4월 방울토마토 수확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 2명을 고용해 230만원의 월급을 주면서 숙소에 상주하도록 했지만 어느 날 말도 없이 사라졌다.이로 인해 준비했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가족들끼리 밤낮없이 농작업을 하다가 결국 시기를 놓쳐 수확을 포기한 것이다.심씨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숙소나 식사 등을 잘 챙겨줬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밤에 짐을 싸서 도망가 버렸다”고 했다.
양구군 동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노모(50)씨도 데리고 있던 2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야반도주했다.노씨가 고용했던 해당 외국인 근로자들은 인력사무소와 수시로 연락하면서 다른 곳의 입금 금액을 확인한 후 지금 일하는 곳보다 더 많이 준다고 하니까 바로 가 버렸다.노씨는 “요즘 남부지방에서 마늘 수확한다고 돈 많이 준다고 하니까 강원도에 있던 외국인들이 다 야반도주해버렸다”며 “인력을 소개해 준 인력사무소장한테 따져도 제대로 관리 못한 농가 책임이라고 떠넘기고 자기들도 못 찾는다고 모른 척하니 농민들만 손해가 막심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선묵 한농연양구군연합회장은 “코로나 때문에 관련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 임금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어 정부가 나서서 외국인 임금 기준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