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체득 토속어 발굴

 '찔공이' '맨자지' '재탈밑' '차리기'
 언뜻 욕설이나 비하하는 말로 들리기 쉬우나 사실은 삼척 동해 태백지역에서 각각 지렁이, 흰쌀밥, 겨드랑이, 알밤을 뜻하는 토속어이다.
 이곳 사람들은 표준어로 '이러쿵 저러쿵하다'는 말 대신 '콩칠팔새삼육하다', 또 '매우 엉뚱한 말'이라는 표준어 대신 '할미흥정 같은 얘기'라는 사투리를 쓴다.
 실직국 영토인 삼척, 동해, 태백, 강릉 옥계 일원에서 쓰는 토속어 연구에 정열을 쏟아온 이경진씨(54·도 유통특작과장)가 '강원도 영동남부지방 방언'(예문사)을 출간했다.
 삼척이 고향으로 8년간의 집념끝에 지난해 삼척 동해 태백 일대 토속어를 집대성해 펴낸 '삼척지방 방언 편람-어데가와?'(삼척문화원)를 집필한 이씨는 그 이후에 발굴한 사투리를 추가로 수록하고 내용을 일부 수정 보완해 565쪽 분량의 두터운 책으로 새롭게 내놓은 것.
 이씨는 이 책을 쓰기위해 고향에서 발간되는 문헌을 대부분 섭렵했다.
 유년시절과 80년대 초반까지 영동남부지역에서 근무하면서 체험한 사투리 기억을 되살려 생생한 토속어 어휘를 발굴했다.
 이곳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은 물론 비속어, 은어, 고어, 특수한 관용어구도 샅샅이 찾아냈다.
 사투리를 가나다 순으로 배열하고 단어마다 잔잔한 향수와 따뜻한 정을 느끼게하는 예문을 곁들여 읽는 재미를 더했으며, 표준말에 대한 사투리 색인을 별도로 붙이는 정성을 기울였다.
 이씨는 "스무살에 고향을 떠나 타향생활을 하면서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정감가는 고향 사투리가 사라지는 현실이 안타까워 책을 쓰게됐다"며 "지방화시대를 맞아 그 지역 언어는 중요한 지역무형문화자산으로 발굴 보존할 가치를 갖고있다"고 밝혔다.
  박미현 mihyunp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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