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人 사람] 전통음식 명인 김명신씨
모친 삼척 중앙시장서 전집 운영
학창시절 음식 만드는 재미 느껴
전통 떡 배우다 전통음식 첫 인연
어린이 교육·봉사 등 영역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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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민일보 구정민 기자] “음식의 유행이 패션 유행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하루라도 배움을 멈추면 안됩니다.”

대한민국 전통음식 명인 김명신(61)씨는 요즘 ‘분자 요리’에 심취해 있다.조금은 생소한 분자요리의 정식 명칭은 ‘분지 미식학’으로,식재료를 분자 단위까지 연구하고 분석해 새로운 요리를 재창조하는 것을 말한다.식재료 고유의 맛은 유지하면서 다양한 물리적,화학적 방법으로 식재료의 질감과 형태,조직 등을 변형시켜 완전히 다른 형태의 음식을 만들어 낸다.

이미 대한민국 전통음식 명인의 반열에 오른 김씨가 이처럼 다소 어려운 ‘분자 요리’에 빠진 것은 음식의 유행이 너무 빨라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멈춤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매주 월요일이면 삼척에서 서울까지 왕복 10시간이 넘는 길을 오가며 분자 요리를 배우는 이유이다.

김명신 명인이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머니(85)의 영향이 크다.삼척 중앙시장에서 전집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중·고교 때부터 교복을 입고 식당을 드나들면서 음식을 만드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또래들과 노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을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더 좋았다.고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검정고시 과정을 가르치는 삼광고등공민학교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국어와 가정 과목을 가르치며 지도한 학생들 가운데 지금 시청 공무원이나 농협 등지에서 근무하는 제자들은 지금도 김 명인을 만나며 ‘선생님’이라고 깍듯이 인사를 한다.1982년 학교가 폐교되면서 가정주부의 삶으로 돌아갔지만 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았다.

그러다 지인과 함께 찾은 대전의 한 유명 떡집에서 전통 떡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다가 전통음식과 인연이 다았다.이후 궁중음식 연구원을 찾아 한 학기에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수업료를 내가며 5년을 배웠다.궁중음식을 배우며 폐백·향토 음식을 함께 알게 됐고,궁중음식에 곁들여 지는 꽃을 연구하며 지금의 ‘금비꽃차’ 가게를 열게 됐다.김명신 명인의 금비꽃차 집에는 수백종류의 꽃차들이 즐비하게 전시돼 있다.국화꽃과 구절초꽃,생강꽃잎,목련꽃 등을 저온에서 말리고 식히는 작업을 반복해 만들어낸 덖음 꽃차가 유명하다.또 직접 국화꽃을 재배하기도 하면서 요즘에는 홍삼까지 가공하고 있다.

김명신 명인의 이력을 보면 화려함 그 자체다.1996년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2009년에는 커피바리스타 2급 자격증도 땄다.2011년과 2012년에는 숙수(떡,한과) 2급 자격을 비롯해 꽃차 2급 사범증,덖음꽃차 사범증을 취득했다.2012년에는 일본식 화과자 최고급 과정과 꽃차 창업 마이스터 1과정을 수료한데 이어 꽃차 1급 사범증을 취득했다.2014년에는 특급꽃차 마이스터 자격증을,2015년에는 한국 음식관광박람회 심사위원 교육과 민간자격증 과정을 수료하고 꽃차 소믈리에가 된데이어 도라지 정과 특허를 출원했다.

이듬해에는 아동요리지도사를,2017년에는 색채관리사 자격증을 따고 한국식문화디자인협회 수제청전문가 과정까지 마쳤다.2018년에는 궁중음식입문과정을 수료하고 세계식의 1급과 2급을 취득한 데이어 조리기능인이 됐다.지난해에는 세계식의사 자격증과 한국보자기아트 2급을 취득했다.

각종 대회 수상 내력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다.2013년 제4회 국제꽃차품평회 특별상을 시작으로,2015년 KFTE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떡경연 전시단체 및 한국음식전시 떡,폐백,한과,이바지 부문 금상을 비롯해 떡경연 단체 및 개인 라이브 금·은상,2015 서울세계한식요리경연대회 금상,2017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꽃차,주전부리,한국음식전시 떡·한과 부문 금상,한국음식관광박람회 한국음식전시 경연 떡·한과부문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2018년에는 한국음식관광박람회 내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한국음식전시 경연 북한전통음식부문 국무총리상도 수상했다.한해 평균 2~3차례씩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김명신 명인은 이처럼 검증된 실력을 바탕으로 음식을 배우려는 사람과 필요한 곳에서 가르침과 봉사를 나누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2013년부터 삼척시 평생학습관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동안 삼척시 어린이 특화교육사업인 ‘나는야 꼬마요리사’를 비롯해 삼척시 사회복지회관 요리교실,삼척시 건강다문화교육(잼 수업),삼척문화원 전통차수업,삼척시보건소 건강차 체험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경기도 수원과 고양시 등 타 지역에서도 강좌는 이어가고 있다.또 2016~2019년 4년간 한국음식관광박람회 내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대외 활동의 보폭도 넓혀가고 있다.

김명신 명인은 “음식을 배우고 나누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음식은 정체돼 있는 것이 아니라 매순간 변화하는 것인 만큼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구정민 ko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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