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출신 김종률 대표 소설 출간
뇌출혈 겪은후 인생 깨달음 담아
조건없는 이웃사랑 실천 강조

▲ 김종률 삼무곡 자연예술학교 대표
▲ 김종률 삼무곡 자연예술학교 대표
[강원도민일보 김진형 기자]“무엇이 인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틀에서 벗어나도 예수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삼척에서 청소년 대안 공동체 삼무곡 자연예술학교를 설립,운영하고 있는 김종률 대표는 무려 20여년간 동해안 제도권 교회에서 목회를 이어 온 목사 출신이다.그가 제도권 교회를 나오게 된 이유는 인간이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 있었다.종교의 계율이 인간에게 죄 의식을 덮어 씌우는 것 같아 목회를 할수록 공허함을 느꼈고 진정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멀다고 판단한 것이다.

교회를 그만 둔 김 대표의 삶은 달라졌다.현장 공사일도 경험하고 농사도 지어봤다.전국을 돌며 명상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기도 했다.이성보다 영성을 따른다는 종교적 가르침을 머리와 입이 아닌 몸으로 깨우치는 삶을 실천한 것이다.소유하지 않고,판단하지 않고,계획하지 않는다는 ‘삼무’의 철학 아래 2008년 삼무곡 자연예술학교를 세운 그는 지난 해 8월 갑작스러운 뇌출혈을 겪은 후 40일만에 소설 ‘거기에 길이 있었네-오래된 영혼의 사랑이야기 2’를 펴냈다.


책은 예수의 행적을 풀어내며 그가 행한 기적 보다는 인간 예수로서의 가르침에 더 주목한다.계율을 중시하는 율법학자와 바리새인들을 비판하며 인간의 자유를 고뇌하는 예수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하다.

김 대표는 “예수는 33세에 돌아가시면서 ‘다 이루었다’고 했다.삶에 여한이 없다는 뜻인데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어디서 왔을까 생각했다.신과 내가 하나라는 깨달음은 기존 종교에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고 그런 것을 얘기하면 마치 신성모독처럼 취급 받는다”며 “예수를 알려면 동네 형님처럼 만만해야 하는데 본질은 사라지고 형식만 남았다”고 설명했다.종교가 현대 사회에서 자꾸 멀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예수가 기적을 행하는 존재로 우상화 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김 대표는 “일요일마다 교회에 다녀와야 하고,사랑을 해야 하고,이웃을 도와야 하고,이런 것들이 의무가 됐다”며 “일반인들은 부처 공부를 하려면 불교를 믿어야 하고,예수 공부를 하려면 기독교를 믿어야 하는 것 처럼 인식한다.예수가 기독교라는 틀 안에 갇혀있다 보니 신화,신비,종교적 요소로 금칠이 됐다”고 주장했다.영성을 만나는 일은 하루 밥 세 끼 먹는 것 처럼 일상 안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난다고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내 안의 신성을 깨닫고 나면 남을 돕는 일이 철저히 이기적 행위임을 알게 된다”며 “남을 미워하려고 해도 미워할 수 없고,움켜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무소유의 상태가 오늘을 행복하게 한다”고 말했다.

삼무곡 자연예술학교도 인간이 가장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한 고뇌의 결과물이다.일반 학교에서 문제아로 불리던 학생들이 모였지만 잘못해도 비난 받지 않는다.대신 자연 속에서 함께 집을 만들고,농사를 지으면서 창조의 삶을 경험한다.그러다 보니 끄적이는 것이 시가 됐고 흥얼거리는 것이 노래가 됐다.아이들은 조건없는 사랑 속에서 싱어송라이터,작가,PD 등 예술가로 성장하고 있다.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매일이 연애하는 감정처럼 행복하다는 김 대표는 “진짜 예술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로 사는 삶”이라며 “너무 행복해져서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삶이 20년째 이어지고 있다.어서 날이 밝아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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