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행스님 오대산 월정사 선덕 조계종 원로의원

▲ 원행스님 오대산 월정사 선덕 조계종 원로의원
▲ 원행스님 오대산 월정사 선덕 조계종 원로의원
100여년 전(1919년) 조계종 초대 종정 한암(漢岩)스님께서는 왜정 말기종정 취임사에서 “여사미거(驪事未去)에 마사도래(馬事倒來)라,당나귀 일이 가기 전에 커다란 말의 일이 도래한다”하셨으니 야밤삼경에 대문의 빗장을 확인하고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그 나라의 국민성과 국격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설하셨다.

2020년 경자년 벽두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제3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폭발적인 질병대란의 위기에 처했으니 인류 미래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현재 인류가 당면한 과제는 1941년 진주만 피습,1950년 한국전쟁,2001년 미국 9·11사태,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버금가고,14세기 유럽에서만 약 2500만명이 사망한 흑사병과,1981년 에이즈,1918년 스페인 독감,2003년 사스,2008년 광우병 파동,2009년의 신종플루와 에볼라 바이러스,2015년 메르스 사태에 이어 갈수록 더 혹독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언제나 위기는 기회로 작용해 왔다.바닥을 쳐야 딛고 일어나듯 지금이야말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작동할 시기다.질병대란의 위기관리에 특별한 묘수는 없다.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답이 있다.이 모든 사태가 인류가 자초한 일이다.질병확산은 인류가 취한 문명의 이기만큼의 환경파괴로 자초한 산물이다.자연은 위기를 통해 상생의 기회를 제공한다.이번 사태로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생필품 사재기와 총을 구입할 때,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질병에 가장 잘 대처하는 모범국가의 사례를 여실히 보여줬다.위기를 통해 국가의 품격을 보여준 것이다.이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소견을 피력한다.

첫째,인류가 25만 생물의 생태계 환경과의 상생을 연구하고 각종 바이러스 발병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이다.계해년에 돼지열병이,경자년에 박쥐로 인한 코로나19가 발병한 사태는 우주섭리와 역학적 역법에 그 근거를 두지만,인류는 생물에 대한 자비심을 발현하는 마음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둘째,가축 대량살상,공장화·가공화에 따른 식습관과 야생동물의 무분별한 육식 섭취를 지양해야 한다.과도한 항생제를 투입한 고기를 인간이 섭취하면 변종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농약과 항생제의 남용을 막으려면 깨끗한 환경이 우선이다.셋째,자연환경과 현명하게 공존하는 방법,자연친화적 먹거리와 활동을 법과 규범으로 정해 깨끗한 지구를 위한 회복에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과도한 살생을 금지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할 시기가 도래했으니 이 모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질병대란의 힘겨운 코너를 돌고 있는 지구촌의 모든 인류에게 힘들지만 넘어지지 말고 끝까지 완주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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