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강원도 박물관·미술관 교육문화체험 박람회

[강원도민일보 김여진·김진형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박물관·미술관 등 전시환경과 교육체험을 둘러싼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수많은 변수와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박물관·미술관 지원정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강원도민일보는 국립춘천박물관,강원도,사단법인 국립춘천박물관회와 함께 ‘제4회 강원도 박물관·미술관 교육문화체험박람회’를 개최,그 일환으로 강원도 박물관·미술관 학술 심포지엄을 연다.15일 오후 1시 국립춘천박물관 강당에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강원도 박물관·미술관 네트워크 강화와 협력사업 개발’이라는 주제 아래 도내 문화예술교육 정책 담당자들이 모여 박물관 협력망 강화와 협력사업 개발방안을 함께 찾는 자리다.이날 발표될 주요 내용을 미리 요약해 싣는다.문화와 역사의 핵심 공간인 도내 박물관·미술관의 가치를 되새기고 발전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시길 바란다.
 

 ■‘2020년 강원도 박물관·미술관 운영 활성화 계획’
지자체 매칭 관리감독 주민 문화향유 기회 확대-곽영준 강원도 문화산업담당

도내 박물관·미술관을 복합문화체험시설로 조성하는 등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도내 박물관·미술관들의 운영환경은 대부분 어렵다.열악한 재정으로 전문 인력인 학예직을 채용하지 못하거나 수장고를 보유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많다.전문인력 부재는 기획전시나 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 미비,관람객 확보 난항에 따른 경영난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어 등록요건 충족과 등록 독려를 통한 내실화가 중요하다.

박물관·미술관 등록은 2016년 부실운영을 막기 위해 의무화됐다.사립의 경우 강제성이 없지만 세제감면 등 혜택과 도·시군 매칭사업을 위해 등록하는 것이 좋다.따라서 도는 미등록 박물관·미술관을 정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등록 시설을 대상으로도 정기 실태조사와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요건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 유예기간을 둔 후 등록을 취소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학예인력 운영현황도 지속 확인하고 있다.등록 3년이 지난 공립 박물관·미술관을 대상으로 평가인증 관리를 통해 우수기관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시책도 마련했다.올해는 도내 26개 박물관이 해당된다.평가 우수기관은 국비 공모사업 선정 시 가점을 받고 도비지원 사업 신청에서도 우선지원 대상이 된다.도는 앞으로도 박물관·미술관 관리와 전시사업 지원으로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더욱 확대시키고,문화관광자원 활용안을 찾겠다.
 

■‘박물관 지원사업의 운영과 성과-경력인정기관 자격취득과 진흥 중심’
정권 교체마다 반복되는 방향성 변경 지양-이선종 (사)한국박물관협회 기획지원실장
 

2015년 국내 등록 박물관·미술관이 1000곳을 넘어섰다.지난 20여 년간 한 해 평균 약150억원씩 투입한 국고와 지자체 지원정책을 통해 선진 박물관들과 차이를 좁혀 나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다만 새로운 정부 출범,지자체장들이 바뀔 때 때마다 박물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국정과제나 현안에 치우쳐 일관된 제목의 프로그램만 강요한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제는 박물관의 질적 수준도 생각해야 한다.최근 3년간 박물관 증가율은 3∼5% 수준으로 둔화되고,강원도의 경우 4곳이 감소했다.기존의 박물관 시설은 점점 노후화되고 있으며 정부 및 지자체 지원사업에 대한 전체 통계도 없다.강원도내 지역박물관 조례를 살펴보면 ‘강원도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 조례’와 ‘영월군/강릉시/속초시 사립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 조례’가 의미있고 중요하다.사실상 사립박물관을 지원하는 조례가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박물관 지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에 따른 환경 변화와 코로나 같은 변수 등이 있는데도 박물관 지원사업은 변화가 거의 없다.환경에 맞는 지원제도와 이에 걸맞은 변화가 박물관 발전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박물관은 방문자들과 함께할 때 비로소 살아있다.강원도가 먼저 시대변화에 발맞춘 전략지원사업에 나선다면 국내 박물관 진흥의 중심에 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시집박물관 운영 교육 프로그램
양질의 교육·프로그램 확장위해 접근성 높여야- 이혜정 한국시집박물관 학예연구사

한국시집박물관은 2014년 10월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시(詩) 전문 박물관으로 우리나라 근대문학의 태동기라고 할 수 있는 190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시집 및 문학자료를 전시하고 있다.문학이나 시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성인 대상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이 운영중이다.

한국시집박물관 교육프로그램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은 접근성 문제다.한국시집박물관은 군 중심지를 기준으로 20여㎞ 떨어져 있고,대중교통도 원활하지 않아 개인 차량이 없으면 방문이 쉽지 않다.‘내 가방에 담긴 시’ 프로그램의 경우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지원사업’을 통해 교통편을 제공하고 있다.그러나 이는 전체 교육 중 일부이며 근본적으로 버스 노선 변경과 정류장 개설 등 대중 교통시설이 확충이 필요하다.

인력 면에서도 학예사 1명이 전시,교육,유물관리,행정 등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앞서 소개한 체험 교육들도 프로그램 기획부터 진행까지 도맡아 운영하고 있다.교육 진행을 위한 강사 섭외에 노력했으나 원활하지 않았고 교육 전담인력이 없어 양질의 교육프로그램 개발에도 한계가 있다.충분한 인력풀 확보와 교육 전담 인력 확충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강원도박물관 협력기반 사업과 제언,박물관 간 협력사업을 중심으로
공교육기관 네트워크로 맞춤 프로그램 개발 필요-전은실 책과인쇄박물관 학예연구사


책과인쇄박물관은 홍보 마케팅,규모의 한계,예산 부족 등 사립박물관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박물관협회 지원사업을 통해 인력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으며 강원도의 박물관미술관교육체험박람회도 참여기관 증가로 도내 박물관 네트워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2016년 김유정기념사업회와의 공동기획으로 춘천을 대표하는 김유정작가의 동백꽃을 활판인쇄방법으로 문선,조판,인쇄해서 출판하는 과정을 복원했다.한동안 끊어져있던 활판인쇄책을 1000부 한정본으로 출판했고,박물관 개관 초기 춘천시민과 강원도민에게 박물관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

박물관간 협력 뿐 아니라 공교육기관과의 네트워크 강화로 학교 교사와 박물관 학예사·교육사 매칭을 통한 교육프로그램과 교구개발,연구모임 지원 등이 필요하다.박물관에서 교과연계 프로그램 개발·연구를 하고 있지만 인력 매칭으로 교과목과 박물관 콘텐츠의 교집합을 함께 찾는다면 대상별 맞춤 프로그램개발이 가능하다.

광역단위 공유 수장고 건립으로 수장고의 포화를 해소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만 하다.규모가 작은 곳은 공간적 제약과 재정 문제로 첨단의 좋은 수장고를 보유하기 어렵고,보존처리시설과 보존처리사를 모든 박물관이 고용하기 어려운 형편이다.공유 수장고가 건립되면 박물관 노후화로 맞이하는 유물 훼손을 방지할 수 있으며 중요 유물을 한데 모아 집중관리가 가능하다.

■DMZ박물관 체험 프로그램 교보재 개발
교과 융합·놀이적 측면 가미된 콘텐츠 제작을-조행임 DMZ박물관 학예연구사


박물관 교육의 차별적인 특성은 전시 유물 자체가 교육 자료라는 점이다.전시가 주는 교육적 가치는 실물자료가 주는 질 높은 문화체험에 있다.코로나19로 대안적 교육환경으로서의 박물관 교육도 위기다.학교와 박물관 교육을 연계하고 지식과 정보의 통합적 사고 확장을 위해서는 어디에서든 활용 가능한 기본 교보재 개발이 기본이 돼야 한다.그 대안적 모색과 교보재 제작의 중요성을 DMZ박물관이 개발한 ‘전시학습지-DMZ STORY’와 ‘금강산 탐승전 보드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시학습지-DMZ STORY’는 소장 전시물을 기반으로 한 권으로 DMZ의 총체적 이해에 도움을 준다.교과 융합과 심미·놀이적 측면을 가미했다.전시학습지를 제작할 때는 박물관 유물과 전시 구성을 학교 수업 목적에 맞게 선별하고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박물관만의 자료를 찾아 차별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박물관이라는 현장성을 극대화하는 유물중심의 수업구성,편향된 문화상이나 역사상을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다.‘금강산 탐승전 보드 게임 키트’는 전시물을 콘텐츠화한 창의적 교보재의 첫 시도였다.교육체험 키트를 만들 때는 학습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전문자와의 협업,친밀감 형성을 위한 모의 게임 등이 함께 진행되는 것이 좋다.

■‘속초시립박물관 2019 여름방학 특별전 연계 ‘체험프로그램 운영사례’
광범위 예산 지원, 박물관 활용 가능성 열 것- 한경태 속초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


공립 박물관·미술관에 대한 각 지자체들의 예산 투입은 천차만별이다.공립박물관이 유물구입,상설전 및 특별전,교육프로그램,행사운영을 위한 자체예산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다.이러한 상황에서 2018년부터 도가 진행하는 ‘강원도 박물관미술관 활성화 지원사업’은 지역의 공립박물관이 다양한 특별전과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속초시립박물관이 진행한 여름방학 특별기획전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곤충전’은 2만여명의 방문객이 관람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수도권의 젊은 부부들이 피서와 아이들의 현장학습을 겸할 수 있는 속초시립박물관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평소 도심에서 관찰하기 어려운 여러 종류의 곤충을 전시,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고 전시가 끝난 후 곤충은 교육자료로 활용하도록 관내 초등학교에 무료 분양조치했다.이 사례처럼 활용범위를 넓힌 지원이 마련된다면 지역 특색을 살린 박물관 공간의 활용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도서관법의 사서 의무배치 규정에 비해 박물관·미술관의 학예사 배치·자격기준·권익증진을 위한 법규정은 미비하다.학예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리/김여진·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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