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출신 김유진 시인 네번째 시집

“문득,낯선 벽을 오르는 개미는/길이 있어 기어오른다…(중략)…산다는 것은 / 저들처럼, 어느 곳에서나 촉 하나로 길을 찾는 일”(낯선 길 중)

“나는 매일 아침,길을 씻는다/길은/먼지에 자주 지워지고/가끔은 어두워지고/드물게는 끊어진다/나는 길을 잃을 때마다 손을 씻는다/손바닥에 그려진 무수한 길.”(‘길’ 중)

 

▲ 김유진 시인.
▲ 김유진 시인.

첫 시 ‘낯선 길’에서 ‘길’로 끝나는 시집.원주에서 활동하는 김유진(사진) 시인의 네번째 시집 ‘그런줄 모르고’다.

시인은 봄이 되면 발에 물든 연두가 톡톡 터져나오는 것을 보고,가을에는 어머니의 근댓국을 떠올리며,겨울에는 눈사람처럼 하얗게 되어 자꾸자꾸 웃겠다고 생각한다.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본 일상의 조각들이 풍성한 계절감 속에 담겼다.묵호와 통리재,선자령,강릉가는 길 등 강원도 곳곳의 장소들도 시집 안에 풀어졌다.김 시인은 “밤을 지새우고 잠들지 못한 말들이 이제 내 품에서 자야 한다며 우기고 있다.내치지 못하고 뒤척이다 끝내 밖으로 꺼내어 한 줄 한 줄에 의미를 불어넣어 다른 이에게 가려고 한다”고 썼다.나태주 시인은 발문을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눈길이 선하고 살가운 데가 있다.시를 기술하는 언어가 청량하고 깊은 데가 있다”고 평했다.

강릉 출신으로 2006년 문예춘추 신인상으로 데뷔한 김 시인은 2009년 한전 아트센터 초대작가로 ‘시가 있는 풍경’전을 열었고 시화집 ‘서정’(2012),시집 ‘그리고’(2018),‘그리고 우는’(〃)을 냈다.이번 시집은 원주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기금으로 발간했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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