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코로나 특별대담 강원도의 미래를 묻다’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김중수 한림대 총장,송정록 강원도민일보 편집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방도겸
▲ ‘포스트 코로나 특별대담 강원도의 미래를 묻다’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김중수 한림대 총장,송정록 강원도민일보 편집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방도겸

[강원도민일보 이세훈]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강원경제와 사회,문화 등 각 부문에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강원도민일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상을 진단하고,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포스트코로나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광재(원주 갑) 의원과 김중수 한림대 총장의 특별대담을 진행했다.이날 대담에서 이 의원은 강원도의 강점인 자연환경과 공동체 중심의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했으며 김 총장은 대학중심의 인재양성과 글로벌어젠다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주문했다.대담내용을 간추려 싣는다.

대담┃이광재 국회의원 김중수 한림대 총장
사회┃송정록 편집국장


 


 

■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인재육성
△송정록=“코로나19 사태가 반년째 계속되고 있다.우리 시대가 코로나 전과 후로 나눌 정도로 사회·정치·경제적으로 미치는 파장이 크다.이번 코로나 사태는 사회 전반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나”

△김중수=“관광의 기본인 여행과 방문의 기회가 감소되므로 경제에 대한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고,자영업자들에 대한 영향이 더 클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서비스 위주의 산업은 이러한 영향을 피할 수는 없다고 본다.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강원도가 기초적인 산업체질 강화를 위한 노력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한편으로는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도 있다.과거 산업화와 같은 일련을 과정들을 생각해보자.그동안 우리는 추격 성장에만 집중해 왔다.하지만 이제 강원도는 기존 형태의 제조업 위주로 변화하면서도 다른 지역을 따라가기보다는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유지하면서 강원도 특유의 지식산업 위주로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이러한 변화의 성공 조건이 인재의 양성 능력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광재=“맞는 말이다.모든 사업의 시작은 지식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인 만큼 대학 인재 양성은 꼭 필요하다.도내에서 훌륭한 대학 인재를 만드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김=“반드시 우리나라식 학벌 기준의 일류학교를 가져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강원도에서는 계속해서 외지의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하는데,한림대와 강원대,연세대와 같은 도내 대학에서 인재가 잘 키워지지 않는다면 외지에서 기술과 자본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이=“말씀하신대로 ‘지식’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네덜란드 소도시 바헤닝언은 인구가 3만 6000명밖에 안되지만 바헤닝언대는 시산학 협력을 통해 푸드밸리를 조성,식품 하나로만 연간 매출 약 70조원을 올리고 있다.이 대학 입구에는 이렇게 적혀있다.‘오늘의 지식,내일의 비즈니스(Today’s knowledge,Tomorrow’s business)’.지식을 얼마나,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지역의 모습은 크게 바뀌게 된다.”

■ 강원도 발전전략
△송=“강원도는 코로나사태를 겪으면서 새로운 전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관광과 의료,헬스케어 등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이=“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를 가보면 지역의 크기가 딱 인제군만하다.인제군 안에 케이블카와 스키 리프트 같은 이동수단이 한 400여개가 있는 것이다.그 곳에서 산악 이동수단을 타면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몸이 불편한 사람도 언제든지 정상을 갈 수 있다.일본 홋카이도,스위스 알프스에도 케이블카를 이용한 산악관광이 활성화돼 관광객들로 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유럽과 이웃나라의 경험을 숙지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논의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김=“설악 케이블카 사업은 중앙 정부와의 문제로 답보 상태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리더가 필요하다고 본다.원활한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강원도에서 빅샷(거물급 인사)이 계속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이=“아울러 앞으로 생명과학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의료기술로는 우리나라가 1등이다.그런데 의료산업과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1등이 나오지 않았다.앞으로 삶의 방식과 발전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되는데 이 간극을 메워주는 가장 좋은 방안이 생명과학이라고 본다.여기에 인류 미래의 성패가 달렸고 생명과학의 주인공이 미래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사회가 클라이언트가 돼야 한다.”

△김=“강원도는 글로벌 의료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도내 18개 시·군을 다니면서 항상 ‘어떤 비즈니스를 하면 좋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외국의 사례를 들어보면 노령화 시대에 접어든 유럽에서는 장기요양에 대한 비용이 비싸 태국과 같은 국가로 간다.의료기술 및 시설과 관련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최고다.특히 강원도의 경우에는 춘천에 한림대와 강원대,두 대학교가 모두 대학병원을 가지고 있다.몸이 나쁜 사람들에게는 깨끗한 공기가 매우 중요한 만큼 도내 지역에 국제적인 요양시설을 구축하는 것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크게 창출해 낼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미국의 폴 로머 교수가 노벨상을 받기 전에 ‘차터시티(Charter city)’를 제시했다.경제특별구역 비슷한 개념이다.기존의 규칙과 룰을 깨고 새로운 형태의 법과 제도에 의해 움직일 수 있는 차터시티를 소규모로 시작해 전체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결국은 차터시티와 같은 도시가 미래도시의 형태로 대안이 될 것이다.다만 한번더 더 생각해 본다면 하버드 대학에서 70년간 행복의 비밀을 찾아서 연구해본 결과,행복이라는 것은 ‘좋은 관계’라는 연구 결과가 도출됐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삶의 질 지수와 유엔(UN·국제연합)의 행복개발 지수에서도 좋은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나온다.결국에 우리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도시나 삶의 방식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앞으로 인류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다.강원도가 이러한 문제를 풀어낸다면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할 것이다.

△김=“차터시티의 핵심은 모든 룰을 뒤집어 총괄하는 새로운 규칙이다.우리끼리 잘 사는 개념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다.강원도의 가장 큰 자산이 다양한 대학이라는 점을 인식해 이들과의 연결고리 만드는 데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리더십
△송=“포스트 코로나의 가장 핵심 요소 중에 하나가 글로벌리더십의 변화가 아닐까 싶다.”

△김=“국가 간의 장벽을 새로이 추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세계 각 나라가 잘 협조해서 상생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폐쇄적인 민족주의가 세계적으로 횡행하는 환경은 장기적 발전동력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국가의 장기발전 여부는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으며,이를 숙지하면서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지적 리더십이 중요하다.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리더십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다른 국가들에게 조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우리는 지금까지 미국이나 중국,일본과 같은 나라가 한국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만을 듣고 의존해 왔다.그것은 글로벌문제라기보다는 국내문제에 불과하다.글로벌 어젠다를 세팅할 능력이 있으면 글로벌 이슈를 주도할 수 있게 된다.”

△이=“덧붙여 말씀을 드리자면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쓴 기고에서 ‘동양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그는 ‘20세기가 미국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가 될 것이며 코로나19 팬데믹은 그 전환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과거의 산업화라는 것이 물질을 소비하는 삶과 자유라는 가치를 가지고 왔는데,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고 보니까 생명과 공동체라는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가가 대두된 것 같다.그렇다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등으로 의료기기산업의 거점이 된 원주와 같은 곳이 생명 사상의 시작 지점이 될 것이다.미래지향적인 담론을 가지고 나가야지만 우리는 훨씬 더 가치 있는 지점에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그렇지 않고 옛날 산업화의 잣대로만 미래를 대비한다면 강원도와 같은 지방 도시들은 매번 수도권에 밀리게 될 것이다.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했을 때 무엇이 보다 가치가 있는지,사회발전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뜨거운 감자, 기본소득
△송=“코로나 사태로 기본소득 의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김=“앞으로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민감한 사안이고 말하기 어려운 문제다.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일인데 지금 당장의 상황에서는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이=“미래에는 인간의 수명이 ‘120세’인 시대가 온다.지금처럼 세금이 계속 걷힐 것이란 생각말고 냉정하게 봐야 한다.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씀했던 ‘생산적 복지’를 진화시켜서 참여해야 소득이 생기는 방식의 ‘참여소득’을 만들어야 한다.‘참여 소득’은 대도시 중심의 고비용 사회에 대한 해법과 함께 미래 세대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 생각한다.고비용 사회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놔두고 몇 십만원씩 주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소득만 이야기할 게 아니고 저비용사회로 어떻게 진입할 것인가를 찾아야 한다. 정리/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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