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우 더웨이브컴퍼니 대표

▲ 김지우 더웨이브컴퍼니 대표
▲ 김지우 더웨이브컴퍼니 대표

검색어 기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구글 트렌드’로 ‘재택근무’,‘원격 근무’,‘리모트 워크(remote work)’ 등의 키워드를 분석해 보면,전 세계적으로 올 3월 이 세 단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했다.3월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pandemic)’으로 공식선언한 시기다.

리모트 워크는 회사가 아닌 곳에서의 업무 방식을 포괄하는 용어다.10여년 전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이 IT 기반 산업이 발달한 곳 중심으로 도입돼왔다.리모트 워크의 장점은 근로자 스스로 원하는 장소와 시간을 선택해 최적의 업무 환경을 자율적으로 조성할 수 있고,회사는 사무실 임대료 등 공간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처음부터 리모트 워크 환경을 구축하는 기업도 있다.글로벌 CMS(Content Management Service)인 ‘워드프레스’의 개발사 오토매틱은 직원 1200명 중 본사로 출근하는 사람은 10명 안팎이고,나머지는 전 세계 42개국에서 리모트 워크 중이다.

한편 한 회사가 리모트 워크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는 다양한 어려움이 수반된다.직원마다 업무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를 비롯해 개인이 느끼는 심리적 고립감이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기도 한다.그럼에도 ‘언택트(untact)’ 시대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리모트 워커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고,다양한 조직들이 리모트 워크 환경을 만드는 실험을 벌이고 있다.국내에서도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마케터, 개발자 등 주로 프리랜스 업무를 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리모트 워크가 확산하고 있다.

연간 1000만명 이상 방문하는 도시가 6곳이 넘는 강원도는 ‘관광지’,‘휴양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사람들의 여행 트렌드와 패턴이 변하면서,도내의 기존 관광 산업 모델이나 상업 공간 등에도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올해 1분기 도내 상업 공간, 오피스 등 부동산 공실률은 전년 대비 상승했고,동해안 일대의 펜션이나 모텔 등 소형 숙박 시설은 하나둘 늘어나는 대형 호텔과 레지던스 여파로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당장에 기존의 관광산업 체질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리모트 워크’라는 키워드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볼 수 있지 않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리모트 워커들이 강원도에서 숲과 산과 바다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과 함께 쾌적한 오피스 환경을 누릴 수 있다면 강원도는 관광지,휴양지를 넘어 ‘리모트 워크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강원도의 어느 한적한 마을에서 다양한 직군의 리모트 워커들이 코워킹스페이스(공유 사무실)에 모여 일을 하고,도심의 빈 건물이 수도권 기업의 ‘리모트 오피스’로 재탄생하는 풍경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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