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서 두번째 평화 스크린
18일 올림픽메달플라자 개막
엿새간 34개국 96편 관객앞
평창 지역시설·야외공간 등
다양한 형식 상영관 마련
영화계 떠오르는 신예 감독
세계적 키워드 ‘여성’ 짚어
도내 영화인 소개섹션 마련

▲ 2020 평창국제평화영화제의 공식 포스터는 영화제 슬로건인 ‘다시 평화’를 주제로 제작됐다.박상석 디자인 노리 아트디렉터가 디자인한 이번 포스터에는 영화제의 상징인 호랑이가 평창의 자연을 거니는 모습을 현대적 민화 스타일로 표현돼 있다.예로부터 재앙과 역병을 물리치는 영물인 호랑이를 통해 코로나19을 극복하고 치유하자는 의미도 담겼다.
▲ 2020 평창국제평화영화제의 공식 포스터는 영화제 슬로건인 ‘다시 평화’를 주제로 제작됐다.박상석 디자인 노리 아트디렉터가 디자인한 이번 포스터에는 영화제의 상징인 호랑이가 평창의 자연을 거니는 모습을 현대적 민화 스타일로 표현돼 있다.예로부터 재앙과 역병을 물리치는 영물인 호랑이를 통해 코로나19을 극복하고 치유하자는 의미도 담겼다.

[강원도민일보 한승미 기자]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평창에서 두번째 평화의 스크린을 펼친다.슬로건은 ‘다시 평화’.오는 18일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23일까지 엿새간 평창 곳곳에서 34개국 97편(장편 50편·단편 47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찾는다.올해 국내에서 펼쳐지는 국제 규모 영화제 중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첫 영화제이기도 하다.그만큼 영화계의 관심이 높다.지난 해 평창남북평화영화제로 첫 선을 보인 후 이름을 바꾼 영화제는 프로그램에도 큰 변화를 줬다.사람을 모으는 화려한 축제가 아닌 치유받을 수 있는 평화로운 여름 축제다.

강릉 멀티플렉스 등을 상영장소로 쓴 것과 달리 올해는 ‘평창’에서만 개최,정체성을 명확히 했다.상영관 부족 문제는 지역시설과 야외 공간 등으로 해소했다.또 섹션 다양화로 대중성을 높이고 국제 경쟁부문 도입으로 프로그램도 보완했다.최근 주목받는 국내 여성 감독들도 평창에 모인다.‘평화,공존,번영’의 테마 아래 열리는 이번 영화제가 코로나 이후 영화축제로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돼 있다.

▲ 김초희 감독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스틸컷.
▲ 김초희 감독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스틸컷.
▲ 박주환 감독 영화 ‘졸업’ 스틸컷.
▲ 박주환 감독 영화 ‘졸업’ 스틸컷.

■ 월정사에서 만나는 ‘찬실이’,바위공원에서는 ‘라라랜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거리두기를 반영한 다양한 형식의 상영관을 마련했다.답답한 멀티플렉스에서 벗어나 넓은 야외를 활용한 대안 상영관에서 다양한 영화를 선보인다.먼저 20일 ‘2020 오대산 선재길 명상 축제’와 함께 열리는 ‘시네콘서트’는 월정사 경내에서 진행된다.가수 하림과 블루카멜앙상블,바비킴,웅산밴드가 함께하는 ‘힐링콘서트’에 이어 올해 상반기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상영된다.영화를 연출한 김초희 감독이 직접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도 갖는다.

123개의 수석바위를 테마로 조성된 평창바위공원에서는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가 상영되며 이순원 작가의 토크 프로그램과 버스킹 공연도 마련된다.40여년간 대관령 원예농협의 자재창고로 사용되다 문화예술의 장으로 탈바꿈한 포테이토클럽하우스도 눈길을 끄는 공간 중 하나다.이곳에서는 ‘클로즈업:이옥섭x구교환’ 상영을 비롯해 ‘강원도의 힘’ 섹션 등이 진행된다.이밖에 용평리조트 야외무대에서 진행되는 ‘피크닉 시네마’와 올림픽 메달플라자에서 진행되는 ‘PIPFF 페스티벌’에서 낭만적인 야외상영과 공연 등이 펼쳐지고,대관령면 한가운데 위치한 대관령도서관과 매년 눈꽃축제가 열리는 어울마당도 활용된다.코로나19 이전부터 세워 온 계획들이 최근 방역수칙과도 잘 맞아떨어진 셈이 됐다.

▲ 문춘희 감독 영화 ‘우리동네 우체부’ 스틸컷.
▲ 문춘희 감독 영화 ‘우리동네 우체부’ 스틸컷.

■ 독립영화계 슈퍼스타·여성 감독 한 자리

올해 신설된 섹션들에서는 한국 영화계의 현 주소를 가늠할 수 있다.‘클로즈업’ 섹션에서는 독립영화계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구교환,이옥섭 감독의 특별전이 진행된다.

한국 영화계에서 약진하는 재능 있는 감독을 조명하는 자리로 올해 주인공은 다년간 함께 작업하며 독특한 작품 스타일을 구축해 온 이옥섭,구교환 감독이다.이들이 함께 한 첫 장편영화 ‘메기’를 비롯한 8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되고,시네필(영화광)들을 위해 두 감독을 테마 삼아 성(姓)을 따서 만든 ‘2X9’ 굿즈를 제작했다.금속 배지와 두 사람의 인터뷰,최승광 포토그래퍼(스튜디오 이스키)가 촬영한 화보 등을 담은 스페셜북이다.

‘스펙트럼 K’ 섹션에서는 평창국제평화영화제와 지향점이 맞닿은 작품들을 소개한다.올해 주제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영화계의 핵심 키워드 ‘여성’이다.‘우리집’(윤가은),‘벌새’(김보라),‘아워 바디’(한가람),‘82년생 김지영’(김도영),‘박강아름 결혼하다’(박강아름) 등 여성 성장기에 따른 작품 다섯 편을 선보인다.‘82년생 김지영’ 상영 후에는 김도영·김보라·윤가은·한가람 감독이 함께하는 ‘여성,영화,토크’가 열린다.

▲ 이옥섭 감독 ‘메기’ 스틸컷
▲ 이옥섭 감독 ‘메기’ 스틸컷

■ 강원도 영화의 힘

지난해에 이어 도내 영화인을 ‘강원도의 힘’ 섹션이 마련됐다.유망한 도내 영화인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강원시네마의 영화적 성취를 지지하는 자리다.올해는 박주환 감독의 다큐멘터리 ‘졸업’이 상영된다.원주 상지대의 10년간의 투쟁을 담은 영화로 투쟁 당사자였던 박 감독과 학생들의 치열한 이야기가 카메라에 담겼다.지역 미디어센터 제작지원으로 만들어진 ‘우리동네 우체부’,‘늙어가는 길’ 등 영화 5편과 ‘실로암’,‘이별 여행’ 등 강원영상위원회의 제작지원작 4편도 관객을 만난다.장르적 성격강화와 색다른 시도 속에서도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강원독립영화협회와 함께 ‘강원시네마 워크숍’도 열린다.도내 영화인과 작은 영화관 관계자들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자리로 장우진 강원독립영화협회장과 도내 각 지역별 영화·영상 관련 워크숍 수강생들이 영화제 상영작을 감상·토론할 예정이다.김형석 프로그래머와 함께 강원영화의 발전 방향과 장기적 비전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도 마련된다.평창평화영화제 관계자는 “한여름 대 관령에서 열리는 영화 축제 안에서 진정한 평화의 의미를 새롭게 찾아보시길 바란다”고 영화 팬들을 초청했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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