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속초 오징어 난전
지난달 1일부터 오징어 조업 본격화
동명항 부두 마련 포장마차거리 활기
어획량 증가에 오징어 가격 안정화

동해안 오징어 조업이 본격화 되면서 속초 동명항이 활기를 띄고 있다.이른아침 배에서 오징어를 내리고 있는 어민들
동해안 오징어 조업이 본격화 되면서 속초 동명항이 활기를 띄고 있다.이른아침 배에서 오징어를 내리고 있는 어민들

6월 속초의 밤바다는 불야성을 이룬다.

바다에 나가있는 오징어채낚기어선의 집어등이 뿜어내는 강한 불빛 때문이다.오징어는 불빛을 보고 배 근처로 몰려든다.

오징어가 제철이다.지난달 1일부터 금어기가 풀리면서 오징어 조업이 시작됐고 하순부터 연안에서도 오징어가 어군을 형성하면서 조업이 활기를 띄고 있다.

오징어가 많이 잡히자 이를 맛보기 위한 미식가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속초에 오징어 미식가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장소가 동명항 부두에 설치된 오징어 난전이다.속초 동명항 부두에 마련된 일종의 포장마차다.과거 오징어값이 폭락하자 어민 식구들이 난전을 벌여서 산오징어를 팔던 곳이 자연스레 지역의 명물화가 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현재 14개의 포장마차가 영업을 하고 있다.속초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산오징어회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바다 바로 앞에 마련돼 있어 운치도 그만이다.

해안 오징어 조업이 본격화 되면서 속초 동명항이 활기를 띄고 있다.관광객들이 오징어난전에서 오징어를 즐기고 있다.
해안 오징어 조업이 본격화 되면서 속초 동명항이 활기를 띄고 있다.관광객들이 오징어난전에서 오징어를 즐기고 있다.

주의할 점은 해가 진 이후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처음 속초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늦은 시간 이곳을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아갈 수도 있다.인근 상권과의 상생을 위해 오징어난전에는 불을 밝히는 등을 달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른 새벽에 조업을 끝내고 들어오는 배로부터 물건을 받자마자 바로 영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오전 7시쯤 가도 이미 몇몇 점포에는 주객들이 모여 술판을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대부분 선주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그날그날 잡아 온 것들만 판다.보통 5~9월은 오징어,10월 이후 날씨가 추워지면 12월까지 겨울 별미인 양미리와 도루묵을 판다.점포마다 마련된 커다란 수조에는 새까만 오징어가 가득해 아이들의 눈요기거리로도 좋다.

난전에서 오징어를 주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시세를 확인한 뒤 회·찜·물회·라면 등으로 주문하면 된다.가격도 그날그날 어획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 횟집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다.최근에는 오징어가 많이 잡혀 1만원에 5마리까지 파는 날도 있다.

요즘의 오징어는 일종의 햇음식이다.겨울 이후 싱싱한 오징어회를 맛보지 못했던 미식가들에게 군침이 도는 시기다.7월 중순 이후에 잡히는 오징어는 다자란 오징어지만 요즘 오징어는 다 자란 오징어에 비해 크기가 조금 작은 반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은 훨씬 뛰어나다.작은 오징어는 마른오징어로 만들지 않는다.회로 먹었을 때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산오징어 통찜
산오징어 통찜

산오징어 통찜 또한 이곳의 인기 메뉴다.싱싱한 오징어의 내장까지 모두 익혀 먹는 통찜은 보드라운 식감을 원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아무것도 넣지 않고 쪄내기만 했을 뿐인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내장까지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비린 맛이 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편견일 뿐이다.

오징어회무침
오징어회무침

산오징어회와 통찜을 다 먹고 난 후 깔끔한 입가심을 원한다면 오징어라면을 추천한다.라면 특유의 칼칼함에 오징어의 감칠맛이 더해져 국물까지 아낌없이 비워내게 되는 맛임에는 틀림없다. 박주석 jooseo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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