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 역대최다·24편 상영 확정
‘남매의 여름밤’ 가족 위기 관조
춘천출신 주인공 양흥주 열연
‘내언니…’현시대 청년 모습 그려

제22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코로나19를 고려해 입장 관객수를 제한,축소된 형태로 열린다.영화제 규모는 일부 줄어들지만 출품작은 역대 최다로 접수,상영작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이번 영화제에는 단편 979편과 장편 46편 등 1025편의 영화가 접수,이 중 24편의 상영작이 확정됐다.장편영화에는 지난해 열린 영화제들에서 크게 주목받은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과 화제의 다큐멘터리 ‘내언니전지현과 나’ 두 편이 선정됐다.단편영화는 최근 평창국제평화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 최고상을 수상한 김승희 감독의 ‘호랑이의 소’ 등 22편이 선정됐다.이와 함께 다양한 형식과 스타일을 지닌 9편의 애니메이션이 선정돼 국내 단편 애니메이션의 경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정동진독립영화제는 매년 관객과의 적극적인 교감을 유도하는 작품들을 선정해왔다.올해 출품작들은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청년세대의 시선과 불안을 담은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이중 장편 선정작을 통해 한국독립영화계의 현 주소를 가늠해본다.

◀ 한 가족이 우연한 계기로 할아버지의 집에 모여들었다가 헤어진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은 한 가족의 이야기이자, 가족이 머무는 집에 관한 이야기. 심사위원 만장일치무주산골영화제 대상 수상 작.◀ 1999년 출시된 넥슨 게임 ‘일랜시아’는 운영진이 없지만 아직 꽤 많은 유저들이 게임에 남겨져있다.영화‘내언니전지현과 나’는 무기력한 20∼30대와 이들이 위태롭게 자리 잡은 현시대를 그린다.
◀ 한 가족이 우연한 계기로 할아버지의 집에 모여들었다가 헤어진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은 한 가족의 이야기이자, 가족이 머무는 집에 관한 이야기. 심사위원 만장일치무주산골영화제 대상 수상 작.◀ 1999년 출시된 넥슨 게임 ‘일랜시아’는 운영진이 없지만 아직 꽤 많은 유저들이 게임에 남겨져있다.영화‘내언니전지현과 나’는 무기력한 20∼30대와 이들이 위태롭게 자리 잡은 현시대를 그린다.


■남매의 여름밤

영화 ‘남매의 여름밤’은 예기치 않은 여름방학을 맞은 남매의 이야기다.

가세가 기울어지면서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기거하게 된 한 누나 옥주와 동주.영화는 알아도 모른 척,일찍 철이 들어버린 소녀 옥주의 시선으로 흘러간다.남편과의 갈등으로 할아버지 집을 찾은 고모까지 3대가 함께 살게 되면서 영화는 모두 두 남매의 이야기를 담는다.

할아버지의 병세 악화로 아빠와 고모가 요양원을 알아보는 등의 과정에서 옥주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다.어른들의 갈등과 변화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감독 특유의 시선으로 표현된다.특히 위태로운 한 가족의 위기를 밀도 있게 묘사하기보다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관조하듯 바라보는 것이 특징이다.

춘천 출신 양흥주 배우가 아빠 역할로 출연,걸핏하면 할아버지에게 손을 벌리는 무능한 아빠를 열연했다.제8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대상(뉴비전상),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밝은미래상,45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상,24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한국영화감독조합상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다수 수상했다.

■내언니전지현과 나

영화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1999년 화려하게 막을 올렸던 넥슨의 게임 ‘일랜시아’를 소재로 한다.게임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제작회사는 고객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고 별다른 업데이트도 없다.하지만 그 안에는 각자의 이유로 게임을 이어가는 유저들이 있다.

영화를 연출한 박윤진 감독 역시 ‘내언니전지현과 나’라는 닉네임을 한 유저 중에 하나다.영화는 버려진 게임에 머무는 이들에게 게임을 하는 이유를 묻는다.유저들이 게임에 남아있는 이유들을 통해 무기력한 20∼30대의 모습 그리고 이들이 위태롭게 자리 잡은 현 시대와 마주한다.게임이 처한 상황과 게임 외부의 세상이 묘하게 맞물려 있다는 인상을 준다.

박윤진 감독의 첫 장편연출작으로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을 통해 공개되면서 독특한 시선으로 주목받았다. 한승미 singm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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