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학회 ‘김유정 문학 콘서트’
인문학자 연구논문·소설 등 실려

김유정학회(회장 임경순)가 9번째 김유정 연구서 ‘김유정 문학 콘서트’를 펴냈다.인문학자 9명의 김유정 연구논문과 김유정의 삶과 문학을 소재로 황영미·오윤주 작가가 쓴 소설 두 편이 실렸다.

양문규 강릉원주대 교수는 ‘김유정과 리얼리즘·바흐친·탈식민주의’이라는 글을 통해 서양의 문학이론이 김유정의 문학적 성과를 어떻게 드러내는지 살핀다.

양 교수는 해방 전 김유정은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작가로 분류됐다고 설명한다.김유정에 대해 소설가 김동인은 “문장이 너무 거칠어 읽기 거북하다”고,안함광은 “각설이패 식의 비속한 문장”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1970년대 리얼리즘론이 대두되면서 그의 문학이 부각됐다고 양 교수는 주장한다.농촌현실을 정직하게 관찰한 김유정 문학이 식민지 시대 빈농의 삶을 구체화 시켰다는 것이다.이어 러시아 문예학자 바흐친의 이론을 접목,지배권력을 전복시키고 민중의 활력을 되살려내는 ‘카니발 문학’으로서의 김유정의 면면을 소개한다.

양 교수는 “김유정은 농촌현실에서 우러나오는 미학을 객관화한다.‘만무방’은 일제시대 사회제도가 빚어낸 소외된 인간의 태도와 도덕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홍인영 백석대 교수는 ‘김유정 도시소설의 교육적 가능성 고찰’에서 김유정의 도시생활 기간이 농촌생활보다 길었고 문학동인 ‘구인회’를 통해 새로운 문학적 흐름에도 관여했으나 그의 도시소설에 대한 관심이 그간 상대적으로 적었음을 지적한다.

홍 교수는 “1936년 이후 쓰인 김유정의 도시소설에는 당시 서울이 어떻게 도시화되고 있었는지 잘 드러난다”며 “농촌을 떠나온 이농민들이 생활 공간을 찾는 모습과 식민자본주의를 둘러싼 혼란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최배은 서강대 강사의 ‘김유정의 두포전과 동아시아 아기장수 설화’,박영기 한국외대 교수의 ‘김유정과 그의 벗,현덕의 문학 연구’,이학주 한국문화스토리텔링연구원장의 ‘김유정 작품을 원천으로 한 김유정 아리랑 개발’,심재욱 강원대 강사의 ‘김유정 문학의 미학적 정치성 연구’,장수경 목원대 교수의 ‘김유정 소설에 나타난 수치심의 양상과 의미’,이경주 인천대 교수의 ‘김유정 소설에 나타난 눈치 문화’가 실려 김유정 문학을 다양한 방식으로 읽어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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