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익 주교 선종 장례미사
성경 시편 인용 유언 일부 공개
염수정 추기경 등 주교 30명 참석

“‘나 무엇으로 주님께 갚으리오.내게 베푸신 그 모든 은혜를.구원의 잔을 들고서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네(시편 116편 12,13절)’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반세기 이상을 부당한 사제로 살도록 허락하신 과분한 은총을 입은 주님의 종,죄인 장익 십자가의 요한.나는 그저 더없이 고맙고 송구한 마음 뿐입니다”

지난 5일 선종한 장익 주교가 성경 속 시편 구절을 인용하며 남긴 유언의 일부다.지난 8일 죽림동 주교좌 성당에서 열린 장익 주교의 장례미사에는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추기경,김희중 대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조규만 원주교구장을 비롯해 전국의 주교 30여명이 참석,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온라인 생중계된 이날 미사는 김운회 천주교 춘천교구장의 주례로 장 주교의 생애소개,영성체의식,강론,고별사 등으로 진행됐으며 교우들은 1994년 춘천교구의 첫 한국인 교구장로 부임하면서 교구의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던 장 주교의 삶을 기억했다.

학창시절부터 장 주교와 형제처럼 지내온 함제도 신부를 비롯해 한승수 전 국무총리,허영 국회의원,원행 월정사 대종사 등도 방문해 정치,종교와 상관없이 북녘 동포들에게 사랑을 전한 장 주교의 생애를 추모했다.

김운회 교구장은 강론에서 “장 주교님은 주님께로 향하는 끊임없는 사랑을 보여주시며 일생을 봉헌하셨고 자신에게는 유난히 엄격하고 겸손한 삶을 실천하셨다.장 주교님을 떠나보내는 것이 한 없이 아쉽고 슬프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고별사에서 목이 메이기도 했다.김 대주교는 “주교님 선종 소식을 들었을 때 황망하고 안타까웠다.40여년 전부터 맺어왔던 아름다운 인연을 되돌아봤다”며 “제 기억 속에 생생하게 자리잡은 장 주교님의 모습은 늘 겸손하며 소박하고 열정적이었다.로마 유학 중 장 주교님은 폐차 직전의 차를 타고 다녔고 비오는 날 자동차 밑바닥의 녹슨 구멍 위로 다리를 끌어올리며 껄껄 웃으시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회고한 뒤 “장 주교님께서 평소 보여주신 겸손,검소,소박함이라는 가치는 우리 가슴에 커다란 울림으로 남아있다”고 추모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항상 소탈하고 검소하게 생활하시면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를 즐기셨던 주교님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장 주교님께서 남기신 많은 번역서는 우리 신자들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됐다.장 주교님의 10번째는 아마 사랑의 언어일 것”이라고 말했다.교황청 국무성 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을 대신해 보내온 조전에서 “교황님께서는 헌신적 사목활동을 이어온 장익 주교님의 영혼을 모시는 장례미사에 마음으로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장 주교는 춘천 죽림동 성직자 묘지에 안치됐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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