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의 미래를 묻다]8.동강 천연기념물의 보고
천연기념물 ‘정선 봉양리 쥐라기역암’
한반도 옛 환경 이해 유용한 자료 평가
구석기시대 유물 대거출토 ‘매둔동굴’
도구 등 3만7000년 전 추정 300여점

▲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56호로 지정된 ‘정선 봉양리 쥐라기역암’은 동강댐 백지화가 선물한 소중한 자산이다.
▲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56호로 지정된 ‘정선 봉양리 쥐라기역암’은 동강댐 백지화가 선물한 소중한 자산이다.

정선과 평창을 거쳐 영월까지 100여리가 넘는 물길이 흐르는 ‘동강’은 선사시대 유물과 천연기념물의 보고다.지난 2000년 6월 5일 환경의 날 선언된 동감댐 백지화가 선물한 소중한 자산이다.동강의 상류 정선 조양강 끝자락에서 만나는 ‘정선 봉양리 쥐라기역암’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이다.정선군 남면 낙동리 동강 지류 지장천에 위치한 ‘매둔 동굴’에서는 후기 구석기시대 유물이 대거 출토됐다.매둔동굴은 정선에서 발굴된 최초의 선사시대 유물이자 구석기·신석기 시대 동굴이다.또 동강변에는 영서남부권역 21곳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한 명소가 곳곳에 있다.

‘정선 봉양리 쥐라기역암’은 지난해 10월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56호로 지정됐다.한반도에서 강한 조산운동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지정 당시,문화재청은 동강 상류인 정선 조양강변에 분포한 쥐라기역암은 중생대 쥐라기(약 2억년전∼1억4500만년전) 시대에 만들어진 암석으로 한반도의 옛 환경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한 자료로 평가했다.봉양리 쥐라기역암은 퇴적층의 단면에서 퇴적환경과 지질,기후 등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 국내 역암들을 대표할 표본으로 가치가 크다.또 같은 시기에 생성된 우리나라의 역암 중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다.흐르는 물과 마찰로 모양이 아름답다.지난 20년전 동강댐이 건설됐다면 다시는 볼 수 없었던 중요한 천연기념물이다.조선 후기의 문인 이명환(1718~1764)의 시문집인 ‘해악집’ 3권에도 언급됐다.
 

▲ ▲폐광지역을 통과해 정선 가수리 동강과 합수하는 지장천 중간지점의 ‘정선 매둔동굴’은 선사시대 대표유적지다.동감댐 건설 시 수몰대상이었다.
▲ ▲폐광지역을 통과해 정선 가수리 동강과 합수하는 지장천 중간지점의 ‘정선 매둔동굴’은 선사시대 대표유적지다.동감댐 건설 시 수몰대상이었다.

동강변 71개 동굴 중 ‘평창 백룡동굴’은 유일한 천연기념물이다.백룡동굴은 동강댐 건설 논란이 한창일 때 동강 보호의 상징물 중 하나였다.지난 197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동강댐 건설 백지화로 수몰위기를 넘긴 동굴은 지난 2010년부터 체험방식으로 일반에 동굴이 개방됐다.동굴 보호를 위해 하루 입장 가능 인원을 제한하고,카메라와 휴대폰 등 개인 물품도 금지하고 있다.최근 56종의 동굴생물이 확인됐다.동강변 천연기념물 보존과 활용방안의 대표적인 사례다.
 

▲ ▲강원고생대 국가지질공원 중 한 곳인 정선 소금강은 동강 지류인 어천과 함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사진제공=정선군
▲ ▲강원고생대 국가지질공원 중 한 곳인 정선 소금강은 동강 지류인 어천과 함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사진제공=정선군

폐광지역을 통과해 정선 가수리 동강 시작점에서 합수하는 지장천 중간지점의 ‘정선 매둔동굴’에서는 지난해 후기 구석기시대 유물이 또 다시 대거 출토됐다.매둔은 낙동리의 옛 지명이자 큰 굴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매둔동굴 절벽은 함백산과 금태봉이 수원지인 지장천과 동강에서 합류하는 물줄기가 보듬고 있다.최근 연세대 박물관은 동굴 내부를 조사해 뗀석기와 그물추,짐승 뼈를 가공해 만든 도구 등 인공 유물 300여점을 출토했다.해당 지층에 대한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유물들은 약 3만7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됐다.지난 2017년 환경부가 국내 8번째로 인증한 ‘강원고생대 국가지질공원(1990㎢)’의 중심에도 동강이 있다.21곳 중 동강과 관련된 공원은 국보와 동급인 천연기념물과 명소 등 다양함을 보여주고 있다.국가지질공원에는 쥐라기역암을 비롯해 동강의 지류 어천의 정선 소금강,영월 동강 어라연과 선돌 등 다양하다.동강의 백미 영월 어라연은 지난 2004년 동강댐 백지화 직후 명승 제14호로 지정됐다.

전문가들은 동강변에 위치한 천연기념물과 선사 유적지가 야외 교과서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그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환경부가 생태경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동강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이 같은 자원과 연계한 교육적 접근을 통한 보존과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동강의 일부를 주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의미다.김종균 정선군의원은 “댐 백지화 후 20년이 지났지만 붕괴된 동강변 주민 공동체와 경제생태계는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생업에 필요한 동강은 전체면적에 2%에 불과한 만큼 제주도의 사례처럼 주민이 함께하는 물줄기 경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수용 ysy@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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