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출신 영화감독 박주환 신작
문화공간 ‘일시정지시네마’ 소재
폐관 준비 과정 스크린에 담아내
제12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초청

▲영화 ‘일시정지,시네마’ 스틸컷.
▲영화 ‘일시정지,시네마’ 스틸컷.

[강원도민일보 한승미 기자]사학비리에 맞서 투쟁한 상지대의 10년을 기록한 영화 ‘졸업’으로 지난 해 독립영화계 주목을 받았던 원주 출신 박주환(사진) 영화감독이 또 하나의 작품을 내놨다.이번 영화는 30분 남짓의 단편영화다.2016년 춘천에 문을 열었다가 3년여만에 폐관한 영상문화공간 ‘일시정지시네마’와 이를 운영한 유재균 대표를 소재로 했다.영화 제목은 ‘일시정지,시네마’로 영화관 이름 사이에 쉼표를 넣었다.폐관이 ‘실패’가 아닌 ‘선택’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박주환 감독은 “‘일시정지시네마’로 연결된 많은 사람들이 영화분야에서 적성을 찾아 폐관 이후에도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유 대표를 포함한 직원들이 ‘일시정지시네마’를 통해 삶을 돌아보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의미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촬영 처음부터 ‘일시정지시네마’라는 장소를 주제로 기획한 영화는 아니다.박주환 감독은 2018년 원주에 독립영화와 단편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을 만드는 것이 꿈인 고승현 씨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었다.당시 고 씨는 일시정지시네마에서 영화 배급,상영 등의 업무를 배우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일시정지시네마’는 춘천 최초의 영상문화공간으로 개관,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며 대안영화관 역할을 했던 곳.언론에도 수차례 소개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춘천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8석이라는 적은 객석 수와 독립예술영화를 찾는 관객의 감소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촬영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박주환 감독은 영화의 제작 방향을 바꿨다.고승현 씨라는 인물중심의 전개에서 그가 일했던 공간을 중심으로 플롯이 전환됐으며 유재균 대표의 이야기에도 더욱 집중하게 됐다.

 ▲영화 ‘일시정지,시네마’ 스틸컷.
 ▲영화 ‘일시정지,시네마’ 스틸컷.


영화는 지난 해 2월 유재균 대표와 직원들이 폐관을 준비하는 과정을 따라 흘러간다.영화에는 개인이 독립·예술극장을 운영하며 겪었던 어려움과 아쉬움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원주문화재단과 원주영상미디어센터가 제작을 지원했다.박주환 감독은 “독립·예술 영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활동이 남긴 의미를 돌이켜 보고자 한다”며 “영화를 통해 이윤 추구나 자본 논리로 모든 것이 정당화 되는 세상에서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는 가치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내달 최초 공개된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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