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 3개서 50억원 매출로…로컬농가 살린 상생경영
1대 아버지 이어 2대 아들 경영
친환경 재료 건강보조식품 생산
계약재배로 지역농가 수입 증대
도라지청 제조 등 특허 3건 보유

▲ 영농조합법인 산골농장 임직원.
▲ 영농조합법인 산골농장 임직원.

코로나19 확산 이후 도내 건강식품 업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면역력 증강,기관지 건강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어느 때 보다 커졌다.특히 로컬 농가에서 유기농,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한 건강한 원재료로 제조된 건강식품이 주목받는다.지역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원물이 되는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식품으로 가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추구하며 로컬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기업이 횡성에 자리잡고 있다.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융복합산업인에 선정되기도 한 장선민(36·사진) 대표가 이끄는 영농조합법인 산골농장이다.

영농조합법인 산골농장(이하 산골농장)은 장선민 대표의 아버지인 장용진 전 대표가 2004년 창업한 이래 친환경 농산물을 가공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국내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도 시행 초창기부터 로컬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로 건강보조식품을 생산해오고 있는 1세대 기업이다.
 

▲ 3년의 약속 도라지청.
▲ 3년의 약속 도라지청.

16년전 장용진 전 대표는 횡성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 가공을 통해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지역의 가치를 시장에 전달하고자 했고,이제는 아들인 장선민 대표가 이어받아 2대째 가업을 이끌고 있다.서울 출신으로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장선민 대표는 지난 2012년 횡성에 정착해 산골농장의 실무를 맡아 해외 시장 개척과 매출 증대를 위해 힘써왔다.장용진 전 대표가 가마솥 3개로 시작한 산골농장에는 이제 아들인 장선민 대표와 23명의 직원이 함께 한다.

산골농장이 추구하는 가치는 상생과 선순환이다.로컬 농가와 도시 소비자를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한다.또 매출 대비 임금 지급 비율은 15∼17%로 국내 중소기업 평균(10%)을 웃돈다.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생산이 맞물리며 지난해 51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으며 연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HACCP,ISO,FSSC2200,FDA,유기가공식품인증 등 다양한 제조 인증을 취득해 안전한 시설에서 건강한 농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점도 소비자의 신뢰를 높인 비결이다.로터리식 형상파우치 충진설비 등 자동화 공정을 구축해 기존 대비 5배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등 시설 투자에도 적극적이다.도라지청 제조기술 등 3건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산골농장의 주력 제품은 도라지청,떠먹는 배도라지청,짜먹는 배도라지청 등 도라지류다.무농약 인증 도라지 100%를 사용해 만드는 산골농장의 도라지청은 코로나19 이후 면역력 및 기관지 건강에 관심 많은 소비자의 선호도 높다.안전한 식품을 만들기 위해 건강한 원재료를 먼저 고민했고,재료 확보를 위해 지역 농가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농업의 길을 택했다.지난해 기준 28억6000만원 규모의 국내산 농산물을 매입했고,이중 80%는 친환경 인증 농산물이다.이런 노력은 지역 농가수입 증대로 이어졌다.산골공장의 계약재배 농가 다수는 추가 농지 마련,농기계 구입 등을 통해 재배량이 확대되는 성과를 얻었고 관행적으로 농사를 짓던 농가가 친환경 농법으로 전환해 친환경 농산물 재배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로컬과의 상생 노력으로 2004년 여름,솥단지 3개로 도라지를 고아내며 시작을 알렸던 산골농장은 연매출 5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 친환경 지역 농산 물을 이용한 제품
▲ 친환경 지역 농산 물을 이용한 제품

지난 2016년에는 융복합산업 사업자 인증을 통해 기업 운영 방향을 재설정하고 지속가능한 농촌의 미래에 대해 심층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도농 교류에 관심을 갖고 친환경 농산물을 매개로 농업인과 도시민이 소통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주요 판매처와 연계해 매장 방문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산자와 합동교육 및 상호교류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물 수확,제품 생산 등 체험 활동도 추진 중이다.장 대표는 “건강한 농식품 생산을 통해 농민이 계속 농사를 짓고 또 소비자가 안전히 소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산골농장이 농촌과 도시 간 선순환의 톱니바퀴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권소담 kwonsd@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