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세계식량계획(WFP)이 선정됐다고 한다.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 9일 이 단체가 세계 기아 퇴치와 분쟁지역 평화를 위한 환경 개선에 기여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세계식량계획은 잉여농산물을 이용해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기아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로 1961년 창립됐으며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엔 산하 기구다.

전 세계 80여 나라에 1만7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세계 각국과 민간단체 기부금을 재원으로 활동한다.매년 300~400만t의 식량을 긴급 구호가 필요한 곳에 공급하고 있다.우리나라는 1968년에 가입한 뒤 1984년까지 모두 1억400만 달러(약 1200억 원)를 지원 받았다.80년대 중반 이후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됐고,2015년 공식 원조 공여국가가 되었다.

WFP가 15개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내놓은 세계 식량위기 보고서는 올해 급성 식량위기 인구가 2억6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지난해의 두 배다.올해 노벨평화상은 이런 식량난의 심각성을 반영한다.노벨위원회는 이 기구가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항하는데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다며 코로나 백신이 나오기까지 식량은 최고의 백신이라고 밝혔다고 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잠복해 있던 식량 문제를 수면위로 올려놓았다.주요 식량수출국들이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위기론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코로나19 장기화가 식량의 원활한 생산과 운송에 차질을 가져오고 세계 여러 나라가 자국의 식량 안보에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우리나라도 이 같은 환경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만큼 수입의존도가 높아진 셈이다.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식량자급률이 45.8%에 머물렀다.10년 전 56.2%에 비해 10.4%p나 떨어졌다.식량 생산 기반은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이번 노벨평화상 선정은 ‘식량이 곧 평화’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져 준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