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극단 ‘파.람.불’ 대한민국 연극제 도 대표 참가
고 이반 희곡·변유정 연출
‘그날,그날에’ 내일 세종 공연
1970년대 아바이 마을 배경
속초 토박이 배우들 합류

▲ 연극 ‘그날,그날에’는 고향을 잃고 속초에 사는 김노인과 박노인이 그들의 가족,이웃들과 풀어놓는 그리움의 이야기다.
▲ 연극 ‘그날,그날에’는 고향을 잃고 속초에 사는 김노인과 박노인이 그들의 가족,이웃들과 풀어놓는 그리움의 이야기다.
▲ 연극 ‘그날,그날에’ 공연모습.
▲ 연극 ‘그날,그날에’ 공연모습.
강원도 대표 극단이 고향 잃은 이들의 아픔을 연극으로 보듬는다.실향민들의 애환이 오롯이 서린 속초에서 무대를 지켜 온 연극인들이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위로한다.

올해 강원연극제 4관왕을 차지한 속초 극단 파.람.불(대표 석경환)이 오는 29일 강원도 대표로 대한민국 연극제에 출전,연극 ‘그날,그날에(연출 변유정)’로 전국 극단과 경합한다.이날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그날,그날에’는 1979년 제3회 대한민국 연극제 희곡상 수상작이다.한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고 이반 작가의 대표작이기도 하다.함경남도 출신으로 피난길에 올라 속초에서 성장했던 이반 작가가 아바이마을 실향민들의 실화와 자신의 경험을 녹여 썼다.

2018년 작고한 이 작가는 생전에 이 작품에 대해 “한숨짓는 실향 1세대들이 없어져가고 있기에 서둘러 썼다”고 했다.1970년 청초호 끝자락 속초항 한 켠에서 주막을 운영하는 김 노인과 주모 북청댁,박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세대 간 갈등과 분단의 비극 등 통일문제를 재조명한다.극단 파.람.불은 이 작품으로 제37회 강원연극제에서 대상과 연출상,최우수연기상,무대예술상을 휩쓸었다.

이번 경연에는 청호동 출신의 속초 토박이로 속초연극협회장을 지낸 신오일 배우와 실향민 2세대 김성호 배우가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신오일 배우는 32년만에 같은 작품으로 대한민국 연극제에 출전하게 됐다.신 배우는 1988년 속초의 동료 연극인들과 대회에 출전해 장려상을 수상했었다.이 작품이 신 배우가 배우로서 섰던 마지막 무대이기도 했다.

또 극을 이끄는 김노인 역에 김강석,박노인 역에 남호섭,북청댁 역 김영주 배우가 열연할 예정이다.변유정 연출은 “작가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작품’을 남기고,우리는 그를 그리워하며 ‘연극’을 남긴다”고 했다.

한편 극단 파.람.불은 1989년 창단한 극단으로 사회성 짙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주목받았으며 1991년과 2015년 강원도 대표로 출전한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29일 공연은 대면방식으로 진행돼 온라인으로 예매할 수 있다.또 내달 5일부터 일주일 동안 대한민국 연극제 홈페이지에서 상영된다.대한민국 연극제 in 세종 폐막식은 내달 7일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이날 수상작이 발표된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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