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가톨릭관동대 교수 GIFF대학생단편영화제총괄책임

▲ 조해진 가톨릭관동대 교수 GIFF대학생단편영화제총괄책임
▲ 조해진 가톨릭관동대 교수 GIFF대학생단편영화제총괄책임
야심차게 준비했던 제1회 GIFF대학생단편영화제(U-GIFF)를 마쳤다.강릉국제영화제와 함께 강릉을 영화의 도시로 만들고 특히 미래의 영화인들에게 신나고 재미있는 젊음의 축제를 만들어 주려던 계획은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아쉬움도 잠시,지난 4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영화제에 대학 재학생들이 만든 국내외 100여편의 작품들이 짧은 신청기간에도 불구하고 쏟아져 들어왔다.상영작 선정 작업에만 며칠이 걸려 관계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U-GIFF를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점은 한두 개의 명작을 탄생시키는 영화제가 아니라 전국 영화 관련 학과가 있는 모든 대학(거의 모든 대학에 영화관련 학과와 동아리가 있다)의 학생들과 함께 그들의 영화를 나누고 즐기는 놀이터를 만들어 주는 일이었다.이런 이유로 최우수상 한편을 제외하고 9편을 수상작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상금도 골고루 나누었다.

최우수상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뽑은 인기상으로 상금은 나머지 수상작들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게 준비되었다.대학생들에게 영화마저 1등,2등으로 줄 세우는 강박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했다.그저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즐기고 나누는 일로 재미를 느끼면 그걸로 최고라는 생각이었다.그래서인지 인지도가 없는 제1회,첫 행사였고 짧은 출품기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품들이 모였다.

출품된 작품들을 차근차근 살펴보던 중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20대 초반부터 지천명이 된 지금까지 영화에 관계된 일만 해 온 내가 그간 접한 대학생들의 단편영화들은 대개 시대상황과 맞물려 있었다.80년대는 학생운동과 관련된 영화가 많았고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엔 취업,사랑,인생 등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출품된 영화들의 면면을 보니 정말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가득했다.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주제인 사랑얘기도 있었고 전문가를 뺨칠 만한 액션영화도 있었다.그리고 가족,공포,판타지,동화,코미디 등 영화의 모든 장르를 다 만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영화들이 출품되었다.

그리고 그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도 다양했다.심각한 주제를 밝고 경쾌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평소에 소외되고 놓치고 살았던 소재를 깊이 있고 울림 있는 묵직한 영화언어로 풀어낸 작품들도 있었다.이 시대 젊은이들의 다양성을 한 눈에 보는 듯했다.

영화이론가 앙드레 바쟁은 영화는 ‘현실 그 자체’라고 했다.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 젊은이들의 현실은 실업,코로나19로 인한 무채색의 어두운 색이 아닌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깔이다.우리 영화가 밝고 우리 사회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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