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수 성공회대 교수

▲ 정윤수 성공회대 교수
▲ 정윤수 성공회대 교수

이영표가 돌아온다.어디로? 다름아닌 강원도로!

강원도민일보가 이미 ‘웰컴! 이영표!’라는 제목으로 지난 9일에 기사를 썼듯이 이영표가 강원FC 대표이사로 2021년부터 활약하게 된다.그런데 나는 이영표가 단지 고향 강원도로 돌아온다는 사실만으로 이렇게 환영하는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그는 2002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며 K리그 안양FC를 시작으로 네덜란드(PSV에인트호번),잉글랜드(토트넘 홋스퍼),독일(보루시아 도르트문트),사우디아라비아(알 힐랄), 캐나다(밴쿠버 화이트캡스 FC) 등을 거친 가히 월드클래스급의 선수다.우리의 기억에 아로새겨진 그의 수많은 아름다운 경기들은 일일이 거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 점이 우선 중요하다.그동안 2008년 창단 이후 강원FC는 K리그의 중추적인 팀으로 도약하였고 2016년 이후 4년 동안 가히 정글의 게임으로 불리는 K리그1의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여 왔다.그러나 감독과 선수의 헌신에도 불구하고,구단 전체가 K리그 최고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이전의 대표이사들 중에는 석연치 않은 사건들로 퇴진하거나 구단을 넘어 아예 K리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도 있었다.이제 이영표가 세계 최고 수준의 클럽들에서 익힌 선진적인 경영 철학과 축구 미학을 온 몸에 저장하고 강원FC를 맡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영표가 현존하는 스타 출신 축구인들 중에서 가장 ‘브레인’이 뛰어나다는 점이다.이는 단지 그가 똑똑하다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다.그는 축구가 무엇인지 거친 그라운드에서 체득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의 문화적 가치와 교육적 의미를 또한 풍부하게 이해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귀한 존재다.

내가 이렇게 강변하는 까닭은,한국 스포츠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선진 패러다임을 국가적 차원에서 수립하기 위한 ‘스포츠혁신위원회’ 활동을,이영표와 1년 내내 함께 하면서 수없이 느꼈기 때문이다.그는 유럽의 클럽들이 단순한 축구 팀이 아니라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웅변하는 거대한 상징임을 오랫동안 경험하여 왔으며 또한 그 지역의 유소년 교육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틀림없이 이영표는,강원FC를 합리적이고 건강하게 경영할 뿐만 아니라 이 끈질긴 생명력의 구단을 통하여 강원도의 지역문화와 도내 유소년들의 성장 문화에 구체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내가 1년 동안 그와 다양한 방식의 토론과 대화를 하면서 느낀 것은,그가 축구를 통한 지역 문화 창달과 유소년 교육을 거의 신앙처럼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다.이 점에 있어 나는 법정에서 증언을 하라면 할 수도 있다.

스포츠를 통한 도시재생,곧 지역의 정체성 확보와 도민들의 건강한 삶과 새로운 공동체의 형성은,21세기 스포츠의 시대적 과제다.이미 정부에서도 ‘스포츠도시 선정’ 등의 사업을 통하여 스포츠를 통한 도시 공동체의 형성을 추진하고 있다.그런데 아직은 걸음마이고 운동시설의 확충에 가깝다.

여기서 한걸음 더 가야 한다.해당 클럽이 그 지역의 역사를 담아내야 한다.아인트호벤이 그랬다.축구를 통하여 지역 사람들이 열광의 순간을 느껴야 한다.토트넘과 도르트문트가 그랬다.감독과 선수들이 주민들의 삶 속에서 하나의 공동체 성원이 되어 나날의 일상을 함께 하면서 아름다운 문화와 의미 있는 교육을 실천해야 한다.밴쿠버가 그랬다.바로 이 도시들에서 축구가 지역민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그 모든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또한 실천했던 이영표가 온다!

그러니 9일자 기사의 제목을 나는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웰컴!이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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