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솜이불 펼쳐진 하늘에 한 마리 새 날아간다

출렁, 적막의 깃을 치듯 젖은 날갯짓

새의 울음이 구름조각으로 흩어진다



날개에서 얼음 꽃 같은 눈물이 떨어져

내 호수에 목화송이로 피어난다

페가수스를 불렀다

구름 속으로 숨어드는 너를

말갈기가 흩어져라 쫓아갔다

너의 날개가 되고 싶었는데

너의 바람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파도가 지우고 간 하늘 끝에

구름 한 조각만 날고 있다



나는 다리를 꺾는 페가수스 엉덩이를

채찍으로 때리며 돌아선다



구름 벽 속으로 숨어 버린 너

빙점의 대기권에서 새의 방울소리가

말의 꼬리를 쓰다듬는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