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밥이 부실해서 잠은 안 오고

먹을 것도 마땅찮을 때

어머니는 무꾸를 깎았다



희멀건 살점을 싹싹 베어서

한 입 가득 물면

아삭아삭 소리를 내며

내 배를 채워주던 무꾸



이렇게 추운 겨울밤이면 무꾸가 생각난다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어머니는 무꾸를 깎고 나는 그 옆에서

입맛을 쩍쩍 다실 텐데

·무꾸 : ‘무’의 강원도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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