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덕

오늘은 웬일인지 새벽녘 잠이 깨어

내 안에 밀물지는 그대가 출렁거려

흰 눈발 펑펑 퍼붓는 마당 끝에 서 있어요



세상에! 창밖으로 함박눈이 온다고

어둠 속 빗장 열고 전화를 주시다니

내 혈관 어디쯤에서 놀란 피톨 뜁니다



씩씩한 보폭으로 내딛는 걸음처럼

맹렬히 쏟아붓는 백설기 들판길을

유년기 아이들처럼 신바람 나 뛰어요



허공을 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도

그대를 보고 싶은 내 맘은 눈꽃 되어

아득한 벌판 내달려 그대 곁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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