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보인 ‘너를 만났다’는 희귀 난치병으로 딸을 떠나보낸 엄마가 VR 기술로 딸과 재회하는 과정을 담아 감동을 안기며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상 TV 다큐멘터리상을 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2021년 ‘너를 만났다’ 제작진은 더 진화된 기술과 3부작의 새로운 이야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이야기는 ‘로망스’다. ‘너를 만났다’ 시즌2 ‘로망스’ 편의 주인공 김정수씨(51)는 4년 전 병으로 아내를 잃고 다섯 아이와 남겨졌다. 연애 시절 ‘오빠 셔츠의 두 번째 단추가 되어 심장 가까이에 머물고 싶다’던 아내였다. 두 사람의 미래를 알 수 없었던 18년 전 결혼식 날, ‘잘 살아줄게’ 하며 환하게 웃던 아내는 이제 남편 곁에 없다.
단 한 순간, 아내를 다시 만난다면 ‘팔베개’를 해줄 수 있을까. ‘너를 만났다’ 제작진의 고민은 깊어졌다. 어떻게 하면, 김정수 씨가 가상현실 속에서 아내를 실감하게 할 수 있을까. 제작진은 아내이자 엄마 성지혜씨에 대한 가족들의 기억과 남아있는 사진과 동영상, 음성파일을 바탕으로 건강한 모습과 행복했던 기억의 순간을 구현했다. VR에서의 만남은 김정수 씨의 간절함에 대한 응답이 될 수 있을까. 다섯 아이에게 디지털로 복원된 엄마의 모습은 선물이 될 수 있을까.
2월 4일 방송되는 두 번째 이야기 ‘용균이를 만났다’ 편에서는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아들의 죽음 이후 또 다른 산재 사망사고를 막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김씨와 함께, 제작진은 가상현실을 통해 일반인이 체험자가 돼 어떤 상황 속으로 들어가는 ‘VR 저널리즘’의 영역에 도전한다.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시즌2 ‘로망스’ 편은 2021년 1월 21일과 28일 목요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이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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