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길 작가 초대전
내달 3일 원주 치악예술관 개막
반계리 은행나무 사계 대작으로
16개월 간 거목 앞 현장 작업

▲ 최선길 작,‘Songof1kyears’중 봄
▲ 최선길 작,‘Songof1kyears’중 봄
▲ 최선길 작,‘Songof1kyears’중 여름
▲ 최선길 작,‘Songof1kyears’중 여름
▲ 최선길 작,‘Songof1kyears’중 가을.
▲ 최선길 작,‘Songof1kyears’중 가을.
“어느날 문득 지도에서 발견한 ‘부론’이라는 이름이 재미있고 궁금했다.”

원주에서 활동하는 최선길 서양화가가 부론면 정산리 솔미마을에 정착하게 된 계기다.

최선길 작가는 2015년 원주로 왔다.작업에 집중할 곳을 찾던 작가는 ‘부론’이라는 지명에 끌려 아내와 원주를 찾았고,부론강의 풍경과 마주했다.최 작가는 “외국의 어느 마을 같기도 한 이름에 이끌렸다”며 “어떤 곳일까 궁금해서 오게 된 강가의 마을이 참 예뻤다.강가에 살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는데 저를 위한 땅이 허락됐다”고 말했다.

서울대 회화과 출신으로 30여 년간 나무와 산,생명과 빛 등을 그려 온 작가는 새로운 ‘뮤즈(muse)’도 원주에서 찾았다.옆 동네 문막읍 반계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167호.800년 수령의 은행나무다.높이 34m의 크기와 사방으로 뻗은 수관이 장관을 이루는 명소다. 한 세대가 넘는 시간 다양한 나무를 마주했던 작가에게 또다른 영감을 줬다.

▲ 최선길 작가의 나무 앞  현장작업 모습.
▲ 최선길 작가의 나무 앞 현장작업 모습.

2019년부터 이달까지 1년 4개월 동안 작가는 이 나무와 일상을 함께 했다.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나무 앞에 앉아 잎새와 가지 사이를 오가는 빛과 바람,일렁이는 풍경을 화폭에 옮겼다.SNS에도 작업현장을 꾸준히 기록,응원이 이어졌다.그렇게 현장에서 그린 유화와 드로잉이 100여점에 가깝다.

이처럼 나무 한 그루에서 파생된 다양한 작품들은 내달 3일 원주 치악예술관 전시실에서 개막하는 최선길 초대전 ‘Songof1kyears(천년의 노래)’에서 볼 수 있다.원주문화재단의 올해 첫 기획전시로 16일까지 2주간 열린다.

최 작가는 나무와 함께 맞이한 사계절을 대작으로 완성했다.울창하게 세력을 뻗치고,화려한 샛노랑을 짧게 뽐낸 후 겸허하게 낙엽을 떨구고,옷을 벗었다가 다시 소생하는 거목의 1년.

작품 규모도 나무를 따라 초대형이다.무려 가로 6m,1000호(변형사이즈)에 달하는 작품이 4점이다.200호작품을 가로로 3점 붙인 것으로 200호 12점과 같다.현장에서 그린 그림을 작업실에서 옮기는 과정을 거쳤다.

최 작가는 “제게 나무는 사람이다.늘 나무를 그리다가 이 거목을 만났다”며 “ 어마어마한 규모와 천년을 살아낸 생명력에 겸허해졌다”고 밝혔다.이어 “실루엣도 장관이었다.한 두장을 그려서 될 나무가 아니라고 생각했고,적어도 1년은 작업하겠다고 마음먹었다.저와의 약속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화 28점,드로잉 43점 등 75점을 선보인다. 작업 현장과 인터뷰 영상도 함께다.최 작가는 “태백산맥,바닷가 등 강원도 풍경은 늘 제 작품의 모티브였다.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동시 관람인원은 25명 이하로 제한한다.관람료 무료.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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