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문근 원주시의원

▲ 곽문근 원주시의원
▲ 곽문근 원주시의원

원주의 농요에는 ‘모심는 소리’,‘논매는 소리’,‘갈꺽고가는 소리’ 등이 전해진다고 한다.이중 구전 농요 중 논매는 소리의 하나인 ‘단허리’,‘갈꺾고가는 소리’,‘어리랑’ 등이 행구동 오리골의 농요로 전승되고 있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무형문화재란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돼 온 무형의 문화적 유산으로 전통적 공연·예술과 공예나 미술 등에 관한 전통기술,한의약·농경·어로 등에 관한 전통지식,구전 전통의 표현,의식주 등 전통적 생활관습,민간신앙 등 사회적 의식(儀式),전통적 놀이·축제 및 기예·무예라고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무형문화재를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진흥하기 위해 2015년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무형문화재법)’을 제정해서 이듬해 시행했다.

무형문화재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무형문화재를 통해 민족정체성 함양,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무형문화재의 가치 구현과 향상을 위해 노력하게끔 규정하고 있다.강원도에도 ‘강원도 문화재 보호 조례’가 제정돼 무형문화재의 보호·육성에 대한 법적 기반을 조성해 놓고 있다.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문화재보호법에서 무형문화재로 규정된 수많은 무형문화유산들이 지금도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예전에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구수한 소리와 함께 간단한 해설이 덧붙여졌던 것으로 기억하는데,만약 이러한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우리 조상들의 애환이 담긴 많은 소리들이 더 빠르게 사라졌을 것이다.

이미 얼마 전까지도 즐겨왔던 세시풍속이 모두 자취를 감추고 있다.설날,대보름,단오,추석 등은 그저 휴일 정도로 가치가 퇴락하고 있다.이는 무형문화유산의 소멸임과 동시에 언어사멸이기도 하다.근래에 산업화와 글로벌리즘 확산속도가 빨라지면서 전통에 기초한 문화적 다양성과 정체성이 급속히 파괴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때문에 늦었다고 생각되는 지금 이 시점에라도 무형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지원 그리고 발전적 방향으로 전승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 공연의 심장부인 브로드웨이에 전용관을 두고 공연한 ‘난타’나 판소리 대중화에 앞장서며 국악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날치밴드’,에든버러 국제군악제에서 호평을 받은 우리나라 전통군악 취타대 등과 한국을 넘어 세계의 아이돌이 된 방탄소년단(BTS)의 ‘대취타’는 모두 한국적 정서가 곧 세계의 문화상품이 될 수 있다는 예를 보여주면서 전통문화유산의 방향성을 설정해 줬다.

이처럼 전통무형문화유산은 백범 김구 선생이 꿈꿨던 문화강국의 기초가 되며,5000년 대한민국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문화 고갱이’다.

현재 강원도에는 국가지정 무형문화재가 4개,도지정 무형문화재가 31개 있다.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도 지정할 많은 무형문화유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강원도의 정체성을 담은 소리·춤·놀이의 문화,세대 간 계승돼 온 공예문화·농경풍습이 지역마다 마을에서 아직까지 계승되고 있으며 제의풍습들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아직 어렵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마다 그 도시의 정체성 제고와 시민 문화적 향상을 위해 전통무형문화유산의 체계적 연구,아카이브 구축 등에 힘써줬으면 좋겠다.이를 위해서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관련 예산을 세우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