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범호 한국방송연기자협회 사무총장·배우
▲ 최범호 한국방송연기자협회 사무총장·배우

지난해 말 메일이 하나 도착했다.1년 전쯤 우리 협회 이사장으로 있는 정보석 배우의 빙부상에서 잠깐 인사를 한 사람이었다.메일에 우리 협회와 연결되는 내용이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통화했고,그 다음주에 그가 직접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가 전해준 이야기와 홍보만화 등을 통해 나는 춘천이 가진 새로운 가치에 눈을 뜰 수 있었다.코로나19는 이미 하강기로 접어든 방송 시장에 치명타가 됐다.2019년의 지상파 드라마 편성비율은 전년에 비해 20% 가량 감소했는데,그 흐름을 더욱 악화시켰기 때문이다.이런 상황은 1850명의 회원을 가진 우리 한국방송연기자협회에도 큰 위협이 됐다.결과적으로 연기자들의 출연기회가 박탈되어 일자리가 사라졌다.수많은 연기자들을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고,생계 불안을 가져왔다.

이 때 전해 들은 이야기를 통해 춘천에서 많은 협업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춘천은 이미 ‘겨울연가’를 비롯한 많은 드라마와 ‘신과 함께’,‘군함도’ 등 영화를 촬영한 곳이다.연기자들 입장에서 춘천이 매력적인 것은 접근도가 좋다는 것이다.일분일초의 시간이 소중한 주연급 연기자 뿐만 아니라 엑스트라나 스태프들까지 움직이기 좋은 곳이 좋은 촬영장소의 일순위로 꼽힌다.춘천은 차량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촬영장소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춘천시가 이번에 2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 것이다.우리 방송연기자협회 회원은 방송,영화 뿐만 아니라 연극이나 뮤지컬 등으로 기초를 다진 중견 연기자들이다.이들의 능력을 춘천이 가진 연극,마임,인형극,영화,축제 등과 결합하면 낼 수 있는 시너지가 엄청나다.또한 춘천이 가진 봄내 극장이나 상상마당 등 수많은 인프라도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연기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그 가운데 가장 관심가는 것이 춘천시가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이다.이 사업은 춘천 4개 권역을 ‘다양한 문화가 흐르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연기자들 중에서는 화려해 보이는 겉과 달리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익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이들을 위협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그런데 이런 도시 재생 사업이 연기자들과 같이 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면 우리 협회와 같이 할 수 있는 공간도 무한해 질 것이다.가령 춘천의 도시 재생 지역에 연기자들의 공간을 마련해 카페나 연기 관련 교육공간 등으로 만들 수 있다.특히 춘천시가 추진하는 ‘1인 1예’에서 멘토로 역할을 받을 경우 교육받는 이들 뿐 아니라 지역 학생들도 춘천에 사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를 위해 우리도 한가지 제안을 했다.바로 춘천 추억담 공모전을 통한 웹드라마 제작이다.남이섬,강촌,춘천은 수도권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한가지 추억을 담고 있다.대학 MT의 추억,연인과의 여행,군대의 추억 등 다양한 기억을 모으는 것이다.이런 스토리를 아름다운 춘천의 모습과 연결해 옴니버스 웹드라마로 만든다면 많은 호응이 있을 것이다.이를 통해 우리 연기자들에게도 ‘춘천이 가장 살고싶은 도시’라는 점이 각인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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