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시 소설 ‘녹색 모자 좀 벗겨줘’

▲ 둥시 소설  ‘녹색모자 좀 벗겨줘’
▲ 둥시 소설 ‘녹색모자 좀 벗겨줘’

1중국 현대 소설을 이끌고 있는 작가 둥시(東西)가 2015년 펴낸 장편소설이 6년 만에 한국어로 번역돼 나왔다.

달아실 출판사가 출간한 소설 ‘녹색모자 좀 벗겨줘’의 원제는 ‘운명 바꾸기’다.중국 최하층민 ‘농민공’ 계급의 왕화이-왕창츠-왕다즈 3대에 걸친 밑바닥 인생 탈출기를 그렸다.주인공은 왕창츠와 부인 허샤오원이다.아들만큼은 ‘농민공’이라는 운명에서 벗어나길 바란 아버지의 모습은 아들 왕창츠에게로 이어진다.왕창츠는 돈과 권력을 가진 원수 린쟈보의 집에 아들 왕다즈를 보낸다.

제목에 쓰인 ‘녹색모자’는 중의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대 중국에서 녹색은 낮은 계급,하층민을 뜻하는 색으로 인식됐다.“따이 뤼 마오쯔(녹색모자를 쓰다)”라는 말은 “당신의 아내가 바람피우다”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따라서 녹색모자는 금기시 되는 물건이다.왕창츠가 농촌을 떠나 도시 건설현장의 잡부가 되고,아내 허샤오원이 몸 파는 것을 알면서도 눈 감는 모습이 작품의 제목과 연결된다.

둥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 매우 깜짝 놀랐다고 한다.소설을 처음 구상할 때 ‘기생(寄生)’,‘기생초(寄生草)’라는 제목을 생각했고,소설을 영화화 하기 위해 대본을 논의하던 중이었기때문이다.비슷한 내용으로 충돌하는 지점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영화 관람 후 전혀 다른 것을 확인,안도했다는 뒷얘기가 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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