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덕 한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이정덕 한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지난해 코로나19로 모든 국민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하반기 중 어느 정도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올해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일상을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1월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후 경제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코스피는 작년 3월 1400대까지 수직으로 하강했다.하락도 잠시,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등락은 있었지만 코스피는 우상향하고 있다.최근 3000포인트를 넘어서며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라는 각종 용어들을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겉모습으로는 좋은 일이다.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각종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의 상승은 거품이라는 논란과 함께 거의 개미투자자의 입장인 국민들에게 언젠가 고통의 시간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그런데 코스피와 같은 주가의 거품 논란을 논하기에 앞서 대다수 국민들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지속적인 부동산 가격,특히 아파트 가격의 상승이다.코스피가 1400대를 기록할 시점에도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다.솔직히 재산세 등 세금 부분만 제외하면 본인 집의 가격이 올랐다는데 불만을 가질 국민은 거의 없다.문제는 왜 올랐으며 왜 안정화되지 않는지에 대해 누구도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몰리고 있다는 상투적인 답변에 국민들은 지친다.강원도의 경우도 춘천,원주,강릉,속초를 중심으로 일부 아파트 가격이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벌써 외부 투기세력이 등장했으므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한편으로는 강원도 아파트 가격이 그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상승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한만큼 규제는 어불성설이며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아파트로 편을 가르고 다른 사람이나 지역보다 우위에 있으려는 심리는 인간이기에 당연히 가질 수밖에 없다.정도만 지나치지 않다면 이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뜻이다.그렇다고 투기를 그냥 방관할 수는 없다.강원도는 소위 ‘비규제지역’이다.이러한 지역을 찾아다니는 전국의 투자자를 모두 투기꾼이라고 몰아 붙일 수도 없다.정부가 법률 개정으로 시중에서 무리수가 많다는 대책까지 수립하면서 아파트 가격을 붙잡으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강원도민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언론에서 춘천과 원주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을 염려하고 있지만 소위 대다수 ‘구축아파트’ 가격은 거의 그대로다.부동산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아파트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최근 얼마에 거래되었는지 확인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소위 ‘신축’이든 ‘구축’이든 언제든 어디든 확인할 수 있다.그런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실거래가 공개제도가 일부 세력에 의해서 인위적인 가격조작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많다.처음 이 제도를 만들 때부터 이러한 문제를 살펴보지 못한 점은 앞으로 다른 제도를 만들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것이다.순기능만 바라보고 만들 것이 아니라 역기능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정말 고민하고 염려해야 하는 것은 하루하루의 아파트 가격 상승과 하락이 아니다.정상인가 비정상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중산층과 서민들을 위해 아파트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첫걸음이 바로 비정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만약 지역에 따라 정상이라고 판단이 된다면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명확하게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을 표명해야한다.국민들의 혼란을 더 방치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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