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다관 속 마른 국화꽃 몇 알

차오르는 물의 높이를 따라

꽃송이들이 빙글빙글 돌며 물 위로 동동 떠오른다



허공을 물고 있던 입들이

온힘을 다해 물을 빨아댄다

피톨이 불끈불끈 일어서면

맥박이 푸르게 살아난다



물 위에서 동그랗게 주름을 펴면

마른 꽃이 머금고 있던 향기가

봄부터 품고 있던 빛깔이 연기처럼 풀어진다

한 번의 생이

다시

눈부시게 일어선다



강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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