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약사동 망대길

개나리보다 먼저 눈뜬

코로나바이러스19

섬뜩한 벽화에 숨어



원치 않았던 개기일식

해를 덮친 달을 뚫고

왕관처럼 돋아나는

약사천 버들가지



요양병원에 갇혀

흰 냉이꽃처럼 흔들리며

“먹을 거 달라”는 아버지

일제감정기 겪은

회색 망대

동공 잃은 눈



배냇저고리보다

수의壽衣를

더 많이 잉태한 목련

마스크와 소독약

안개 자욱한 망대길



울면서

또 울면서

봄을 순산한다.

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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