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필까

꽃이 피면 좋겠어

다시 꼭



과수원에 든 겨울 속을 서성이던

나도 겨울이었지



겨울과수원에서 돌아앉은

바람 울타리쯤 사는

늙은 느티나무에게

새 점괘를 들으러 가는 길



조금만 걸어도 금세 죽을 것 같았어

하늘 끝까지 숨이 닿는데

서둘러 바람을 풀어

그가 전갈을 보냈더군



서둘지 말거라

겨울은 하루씩만 견디는 거란다

봄은 늘 거기 있었단다

우리가 가는 거란다 아이야



꽃은

언제나 다시 피면 좋겠어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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