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영상메카로 가는 길]
스튜디오드래곤-철원군 MOU
스튜디오 측, 촬영장 30억 투자
군, 고증 거쳐 역사공원 조성
드라마 작품 2편 연내 촬영 예정
지역 역사문화유산 연계 기대

 2.철원 역사공원
건설→철거→복원→철거

인기 드라마 세트장을 관광지로 살리는데 나섰던 전국 지자체들이 겪는 악순환이다.

2004년 횡성군은 군에서 촬영한 드라마 ‘토지’가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자 40여억원을 들여 세트장을 다시 조성했다.하지만 종영 이후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철거됐다.태백에서는 2016년 ‘태양의 후예’의 뜨거운 흥행에 드라마 종영 후 세트장을 다시 지었지만 관광객의 발길은 예전같지 않다.이같은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혈세와 행정력도 낭비되고 있다.드라마의 반짝인기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의 지속가능한 세트장 건립 계획이 필요한 이유다.하지만 세트장 건설과 철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기를 원하는 제작사 입장을 고려하면 어려운 작업이다.부지를 임대해 준 지자체 역시 드라마 흥행을 미리 보장할 수 없고 세트장 사후관리 인력이나 활용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장기 활용을 위한 세트장 건립계획 수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 철원근대문화거리 테마공원 조감도
▲ 철원근대문화거리 테마공원 조감도


이같은 고리를 끊고 드라마 세트장을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잇는 협업 프로젝트가 철원에서 진행돼 눈길을 끈다.철원군은 최근 야외 드라마 촬영지 조성에 한창이다.드라마 기획·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드래곤과 드라마 촬영 및 영상산업 활성화 업무협약을 지난 달 맺은데 따른 것이다.철원 역사공원에 조성되는 이 촬영지는 연말까지 철원읍 사요리 346-1번지 일원에 약 2만2360㎡ 규모로 꾸며질 예정이다.스튜디오드래곤이 야외 드라마 촬영지 조성 사업비로 30억 원을 투자하고 철원은 오픈세트장 조성 부지를 무상 임대한다.

 

▲ '스위트홈'스틸컷
▲ '스위트홈'스틸컷
▲ '빈센조' 스틸컷
▲ '빈센조' 스틸컷
▲ '사랑의 불시착' 스틸컷
▲ '사랑의 불시착' 스틸컷


올해 이 곳에서는 두 편의 드라마가 촬영될 예정이다.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NM 자회사로 ‘사랑의 불시착’,‘스위트홈’,‘경이로운 소문’,‘빈센조’ 등 최근 화제를 모은 대형 작품들을 잇따라 흥행시켰다.방송사와 OTT서비스 등을 통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K드라마 열풍을 이끌고 있는 곳이다.특히 강철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가 “(올해 철원에서 촬영하는 작품은) 내년에 중점을 두고 있는 기대작들”이라고 밝혀 기대를 모은다.

이번 협약은 강원영상위원회가 도내 촬영지를 물색중이었던 스튜디오드래곤 측에 철원을 소개하면서 이뤄졌다.스튜디오드래곤이 1920∼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 촬영지를 찾고 있었는데 1930년대 고증을 통해 역사공원 조성을 준비 중인 철원과 맞아 떨어진 것.스튜디오드래곤은 당초 예상된 촬영지 조성 사업비로 보존 가능한 일부 건물을 짓고,철원이 별도 조성하는 역사공원을 활용하기로 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내게 됐다.특히 역사(驛舍)는 철저한 시대고증을 바탕으로 지어질 예정이어서 지역 근현대 역사문화유산 등과 연계한 관광효과도 예상된다.이현종 철원군수는 “영상제작 인프라와 관광산업을 연계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공정한 문화콘텐츠 산업 생태계 형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강철구 대표는 “작품들이 멋지게 탄생하길 바란다.철원의 숙원사업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좋은 결실을 맺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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