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같은 어제를 지우고

그가 걸어온다

환한 웃음꽃으로 뿌리째 큰 걸음으로 온다



잔설이 남아 있는 봄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상처 같은 새순이 돋는다

새순의 신음소리 들으며 하얀 실뿌리 닮아가고 있다

겨울의 긴 잠에서 깨어나는 사랑의 무게다

맑은 물에 그와 발을 씻고 계단을 오른다

무릎은 시리고 오르는 계단의 그림자는 길다


김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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