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창열 작가 작품 도내 전시
원주 뮤지엄 산 ‘기세와 여운전’
1·2 전시실 나란히 배치 비교 관람
인제내설악미술관 ‘풍경 속 변화…’

▲ 뮤지엄산 청조갤러리 1전시실에 전시된 김창열 작,‘회귀 SH90006’
▲ 뮤지엄산 청조갤러리 1전시실에 전시된 김창열 작,‘회귀 SH90006’

영롱한 물방울의 축제를 펼쳐낸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고 김창열 작가의 작품이 도내 미술전시장에서 관객들을 맞는다.지난 1월 작가의 별세 이후 미술품 경매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물방울 시리즈 작품들이다.

원주 뮤지엄 산과 공립인제내설악미술관이 최근 개막한 전시에 김 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자연과 풍경을 새롭게 사유해 보자는 기획의도로 마련한 전시들이다.

▲ 뮤지엄산 청조갤러리 2전시실에 전시된 ‘LF89003-1989’
▲ 뮤지엄산 청조갤러리 2전시실에 전시된 ‘LF89003-1989’


먼저 자연에 대한 사유를 담은 ‘기세와 여운전’이 원주 뮤지엄 산 청조갤러리 1,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김창열 작가를 비롯해 김환기,이우환,이응노,장욱진,윤형근 등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화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8월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자연과 가장 닮은 수묵화 전시로 기획했다.전시회에서는 수묵화의 미의식을 기(氣)와 운(韻)으로 요약하고 이같은 특징을 가진 동양화와 서양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1전시실에는 선이 표출하는 기세를 잘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된다.선이 가진 고유의 힘에 집중한 김호득,박다원,우종택 작가와 동양예술의 정신세계를 작품에 녹여낸 김영주,김창열,김환기,남관,서세옥,오수환,이강소,이우환,이응노,장욱진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2전시실에서는 여백으로 화면을 채운 작품들이 관객을 맞는다.김창열 작가와구모경,윤형근,이영호,정광희,정창섭,정탁영,조순호 작가의 작품을 통해 비움과 번짐에서 나타나는 미감을 볼 수 있다.

뮤지엄 산의 이번 기획 전시 가운데 김창열 작가의 작품만 1,2전시실 모두에 들어갔다.김 작가의 작품을 두 가지의 상반된 의미로 조명하기 위해서다.작품 위치도 각 전시실의 같은 공간에 배치,관람객들이 두 작품이 어떻게 다른지 쉽게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뮤지엄 산 관계자는 “김창열 작가 작품의 경우 두 점의 작품을 각 전시실에 배치,작품의 차이를 도드라지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뮤지엄 산의 자연과 닮은 작품들을 감상하며 위로를 얻길 바란다”고 했다.

▲ 인제내설악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김창열 작,‘물방울’.
▲ 인제내설악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김창열 작,‘물방울’.

공립인제내설악미술관의 기획전시 ‘풍경속 변화와 흐름전’에도 김 작가의 작품이 걸렸다.6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미술관 소장품과 유명작가들의 작품으로 기획됐다.김 작가를 비롯해 강명순,김영철,김종오,김종상,나정태,박종용,이광수,이숙자,전동화,최미경,황영희 등 작가 12명의 평면대작 50여점을 전시,작가들마다의 시각으로 기록한 풍경을 볼 수 있다.현실과 이상 세계 안에 공존하는 자연 이미지들을 포착,서로 다른 창작적 동기들로 해석한 풍경 속 변화와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자리다.시·공간 속 자연의 변화를 새로 환기해볼 수 있는 여유를 준다.박성은 인제내설악미술관 학예실장은 “김창열 작가는 물방울로 동화되는 자연풍경의 정서를 우주의 공간으로 여행하듯 묘사했다”며 “자연의 변화가 가진 관조적 의미들을 새로 환기시켜 해석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김창열 작가는 50년가까이 ‘물방울’에 천착,반짝이는 생명력을 불어넣어왔다.캔버스 뿐 아니라 마대,모래,나무판 등의 재료에도 물방울을 맺히도록 했다.은관문화훈장,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등을 받은 작가는 지난 1월 별세했다.이후 물방울 시리즈가 경매마다 낙찰행진을 이어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1977년 작 ‘물방울’이 작가 경매 최고가 10억 4000만원을 기록했고,물방울 단 하나가 그려진 1호 사이즈 작품은 시작가(1200만원)의 7배인 8200만원에 낙찰됐다. 김여진·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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