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총책파’ 마약거래 향후 수사 쟁점
‘황하나 사건’서 범행 흔적 발견
구매자 가장해 실제 판매 포착
텔레그램 추적 한계에 수사 난항

[강원도민일보 구본호 기자]국내 최대 규모의 조직적 마약 거래를 벌인 이른바 ‘강남총책파’ 일당 10명이 구속된 가운데 최고위 유통 총책인 일명 ‘김사라(salagim)’ 김모씨에 대해 경찰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 황하나 사건에서 단서

강원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남양유업 재벌3세이자 필로폰 투약으로 논란이 일었던 ‘황하나 사건’을 수사하던 중 마약 유통책인 ‘바티칸 킹덤’ A씨의 범행 흔적을 발견했다.A씨는 국내 판매 총책인 닉네임 ‘이혁’과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 채팅방을 운영했으며 ‘전세계’ 박씨는 이 채팅방을 이용,마약을 유통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지난 1월 구속됐다.

경찰은 첩보 입수 이후 지난 1월부터 4월 중순까지 3개월간 수사를 벌여왔다.경찰은 직접 구매자로 가장한 뒤 텔레그램 마약 판매방에 잠입해 실제 판매가 이뤄지는 것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인 끝에 33명을 검거,이 중 10명을 구속했다.

‘전세계’박씨는 지난 2016년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필리핀 사탕수수밭’사건의 주범이자 마약왕으로 불렸다.박씨와 마약밀수 총책인 H씨,‘강남총책파’의 수괴로 알려진 베트남 마약상 ‘김사라’ 등은 필리핀 비쿠탄 교도소에서 복역한 이른바 ‘동기들’이다.H씨는 최근 경찰의 수사 끝에 구속됐으며 ‘전세계’ 박씨는 현재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중이다.박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매 월 60㎏(시가 300억원 상당)의 마약을 유통해왔다.‘김사라’ 김씨는 현재 베트남 모처에서 도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도경찰청 마약사범 단속 압수 물품.
▲ 도경찰청 마약사범 단속 압수 물품.

■ ‘마약 카르텔’ 향후 수사

지난 1월부터 약 3개월간 강원청이 검거한 강남 일대 마약 조직은 약 30%에 달한다.VIP들을 위한 ‘마약거래소’라는 신종 수법을 검거한 것은 전국 경찰 중 처음이다.하지만 향후 수사는 난제로 남아있다.텔레그램을 이용한 마약 거래의 경우 수십 초 단위로 정보를 삭제하고 중간 거래책들이 공공화장실이나 주택가 등에 마약을 놓은 뒤 좌표를 알려주는 치밀함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더욱이 텔레그램의 경우 수사기관에게 정보 제공에 대한 일말의 단초도 제공하지 않고 있어 경찰 수사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수사에 어려움 중 하나다.국내 마약 유통은 대부분 강남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이번에 구속된 마약 총책의 경우 클럽 MD출신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들만 아는 별칭으로 일 주문량만 판매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벌인다”며 “텔레그램 특성상 아이디를 생성해 주민등록번호 쓰지 않기 때문에 익명성 보장 높아 특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구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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